본문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전자정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콘텐츠 영역

대한민국 고유의 살아 숨 쉬는 음식 문화, 사찰음식

수천 년 역사의 사찰음식, 지난 5월 국가무형유산 등재(5.19)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6.7~8) 현장에서 만나 본 사찰 음식의 인기
사찰음식 특화 사찰 '영선사' 법송 스님이 들려주는 사찰음식의 세계

2025.07.04 정책기자단 이우진
글자크기 설정
목록

최근 건강하게 천천히 나이 드는 비결인 '저속노화 식단'이 인기다.

저속노화 식단은 노화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단순당과 정제 곡물을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과 식물성 단백질을 중심으로 한 식사법을 말한다.

흔히 우리가 저속노화에 적합한 식단이라고 하면 지중해식단을 꼽는다.

지중해식단은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기반으로 한 건강 식단을 말하는데, 가공되지 않은 곡물, 콩류, 견과류,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이 식단의 기본을 이룬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저속노화 식단은 없을까?

우리나라에는 사찰음식이 있다.

사찰음식 감자구이 무침.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사찰음식 감자구이 무침.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수천 년 동안 이어온 대한민국 전통의 식문화, 사찰음식이 국가무형유산(공동체 종목)에 등재됐다.

여기에는 사찰 고유의 음식뿐만 아니라 발우공양으로 대표되는 스님들의 수행과 결합한 식사법까지 포함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국가무형유산 지정 배경에 대해 전통적인 조리법을 유지하면서도 창의적인 재해석을 더해 문화적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교계는 이번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계기로 향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지난 6월 초에는 국가무형유산 지정을 기념하는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를 개최했다.

무려 10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는 '한 그릇에 생명을 담다 : 무형유산으로 빛나는 사찰음식'이라는 주제로 음식과 환경, 생명 존중, 자비 등의 내용을 담은 전시, 강연, 명상, 시식,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틀간 이어진 축제 현장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고 한다.

사전 등록자만 해도 약 1만 5천 명, 이 중 절반 이상은 20~30대로 젊은 층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났다.

대전 도심 속 사찰음식 특화 사찰, 영선사 전경.
대전 도심 속 사찰음식 특화 사찰, 영선사 전경.
특화 사찰음식 강좌를 진행하는 영선사 문화원.
연중 특화 사찰음식 강좌를 진행하는 영선사 문화원.

사찰음식 특화 사찰, 영선사를 찾았다.

대전 도심에 있는 영선사는 1980년대 정묵당 성관 스님 개창 이래, 현도 스님, 법송 스님으로 이어지는 고유한 사찰음식 전통을 유지해 왔으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사찰음식 교육을 통해 현대적 사찰음식 문화로의 계승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행사를 맞아 영선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점심 공양.
행사를 맞아 영선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점심 공양.

현재 이 사찰의 주지 스님이자 사찰음식의 장인으로 알려진 법송 스님과의 만남에 앞서 점심 공양부터 했다.

공양간 안에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법송스님의 사찰음식 강좌 수강생분들이었다.

이날은 강좌의 마지막 일정으로 영선사가 준비한 사찰음식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뷔페 형식의 음식대 위에는 적어도 열 가지 이상의 먹음직스러운 반찬이 마련되어 있었다.

각종 채소가 어우러진 샐러드를 비롯한 감자, 오이, 가지, 호박 등 주로 여름 제철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볶음, 무침, 부침, 구이 요리가 침샘을 자극했다.

맛깔스럽게 보이는 제철 사찰음식.
맛깔스럽게 보이는 제철 사찰음식.
사찰음식의 공통분모는 담백함이다.
사찰음식의 공통분모는 담백함이다.

평소 식습관이라면 밥과 반찬을 양껏 입에 넣고, 동시에 우걱우걱 먹었을 터.

하지만 공양(供養)임을 염두에 두니 그 의미에 부합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메뉴 하나 하나 집중하며 맛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향이 진한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 없이 조리하는 사찰음식의 특성상,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느끼기 위함이었다.

모든 반찬의 첫맛은 예상대로 간이 별로 없는 심심한 맛이었다.

그런데 오래 씹을수록 갖가지 식재료가 가진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 지방맛 등이 입안에서 옅게 감돌았다.

이것이 바로 자연이 주는 편안한 맛이 아닐까 싶었다.

직접 만들어 먹는 사찰 팥빙수.
직접 만들어 먹는 사찰 팥빙수.
사찰음식으로 접한 팥빙수 한 그릇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사찰음식으로 접한 팥빙수 한 그릇은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후식으로 맛본 사찰 팥빙수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잘게 썬 열매, 채소, 수박 등을 기본으로 한 화채에 팥과 얼린 과일 조림을 얹어 먹는데, 얼음이 없는 것이 특이했다.

주재료인 팥은 사찰에서 직접 삶았고, 시중에 파는 통조림 같은 과일 조림 역시 설탕을 쓰지 않고 손수 만들었다고 한다.

사찰음식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한 차담회 현장.
사찰음식 강좌 수강생들과 함께한 차담회 현장.
자리마다 정갈하게 놓인 한과와 떡.
자리마다 정갈하게 놓인 한과와 떡.
엿기름을 직접 고아 만든 영선사 조청.
엿기름을 직접 고아 만든 영선사 조청.

공양을 마치고 수강생들의 차담회에 동석했다.

이 자리에는 따뜻한 차와 함께 한과, 떡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또한 영선사가 자랑하는 수제 조청도 하나씩 선물로 제공했다.

법송스님과 수강생들은 그동안 진행했던 사찰음식 강좌를 되돌아보며, 생명 존중과 자연과의 조화를 담은 사찰음식의 참뜻을 나누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영선사 주지 스님이자 사찰음식의 장인, 법송 스님.
영선사 주지 스님이자 사찰음식의 장인, 법송 스님.

수강생들과의 모임이 끝나고, 법송 스님께 사찰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사찰음식을 널리 알리고자 앞장서고 계시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A. 저는 처음 절에 들어왔을 때, 상추를 씻고 밥을 지으며 자연스레 사찰음식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는데요. 설법을 하거나 사람들에게 뭔가 가르침을 주는 일보다 사찰음식을 통해 부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것에 재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제가 하는 음식이 '뛰어나다.', '맛있다.' 이런 말씀을 자주 하셨죠.

Q. 요즘 시대에 사찰음식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사람들이 워낙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 있다 보니까, 사찰음식의 담백한 맛에 모두 신기한 듯 깜짝 놀라는 것 같아요. 마치 맛의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처럼 말이죠. 무엇보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찰음식이 가진 '담백함'이 주목을 받는 시대가 오려나 봅니다. 사찰음식은 계절에 따라 무엇을 먹어야 좋고, 재료의 배합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에 관한 명확한 가르침을 주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에 참여한 영선사 부스.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제4회 사찰음식대축제에 참여한 영선사 부스.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Q. 지난 '사찰음식대축제'를 통해서 사찰음식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셨을 텐데요. 현장 반응은 어땠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A. 실은 저희도, 주최 측도 전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축제 현장에는 저희 영선사를 포함해서 전국에 있는 사찰음식 특화 사찰 11곳이 참여했는데요. 워낙 많은 사람들로 붐비다 보니, 저희가 준비한 음식과 재료도 너무 빨리 소진이 되었죠. 

사찰음식대축제는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현장 내 일회용품 사용을 못 하도록 했어요. 그래서 시식용 접시를 뻥 과자로 대체하는 등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했죠. 이에 대한 주변 반응도 좋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저희가 체험객을 대상으로 '산행 주먹밥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각자 만들어 먹고 남은 음식이 너무 많아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했는데, 집에서 먹는다고 다들 깔끔하게 포장해서 가시더라고요. 아마 사찰에서 다루는 음식은 작은 것 하나라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아시는 거 아닐까요?

법송 스님은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법송 스님은 사찰음식의 대중화를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유튜브 채널, 집에서 절밥)

Q. 영선사가 자랑하는 사찰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A. 먼저 여름 제철 음식을 소개하자면, 깻잎, 상추, 가지, 감자 등의 식재료로 채소구이를 하는데요. 오늘 점심 공양에는 '상추구이'를 선보였습니다. 김치전, 감자전과 같은 전 종류도 많이 합니다. 여름철 별미로는 콩국수와 배냉면이 있습니다. 가을에는 주로 뿌리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우엉, 연근, 더덕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겨울에는 송이버섯 요리나 무나물 등을 주로 합니다.

Q. 지난 5월, 사찰음식이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이에 대한 법송 스님의 견해를 듣고 싶은데요?

A. 사찰음식은 대한민국 고유의 살아 숨 쉬는 문화입니다. 우리 스님들은 전국 각지에 있는 사찰 안에서 하루 24시간 생활하잖아요. 매일 새벽 일찍 기도하며 도량을 깨우고, 아침과 점심 공양을 준비하며 신도와 일반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죠. 스님은 기도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파하기도 하지만, 하루 세 번 공양을 통해 자비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데요. 일과 속에서 만나는 사찰음식은 수천 년 우리 역사 속에서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고 봅니다.

취재를 통해 만나본 우리 사찰음식은 그동안 멀고도 낯설게만 느껴왔던 내 편견을 깨줬다.

가장 대중적인 제철 식재료로 소박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K-푸드, 사찰음식의 힘을 믿는다.

☞ (보도자료)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신규 종목 지정

이우진
정책기자단|이우진
zziruni@naver.com
한 뼘 더,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정책스토리텔러!
공공누리 출처표시의 조건에 따라 자유이용이 가능합니다. (텍스트)
단, 사진, 이미지, 일러스트, 동영상 등의 일부 자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 전부를 보유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반드시 해당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으셔야 합니다.
정책브리핑 공공누리 담당자 안내 닫기
기사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제37조(출처의 명시)
① 이 관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제26조, 제29조부터 제32조까지,
제34조제35조의2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1. 12. 2.>
② 출처의 명시는 저작물의 이용 상황에 따라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인 경우에는 그 실명 또는 이명을 명시하여야 한다.
제138조
제138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11. 12. 2.>
1. 제35조제4항을 위반한 자
2. 제37조(제87조 및 제94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를 위반하여 출처를 명시하지 아니한 자
3. 제58조제3항(제63조의2, 제88조 및 제96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저작재산권자의 표지를 하지 아니한 자
4. 제58조의2제2항(제63조의2, 제88조 및 제96조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을 위반하여 저작자에게 알리지 아니한 자
5. 제105조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저작권대리중개업을 하거나, 제109조제2항에 따른 영업의 폐쇄명령을 받고 계속 그 영업을 한 자 [제목개정 2011. 12. 2.]
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이전다음기사

다음영화로 찾는 '나'의 이야기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히단 배너 영역

정책 NOW, MY 맞춤뉴스

정책 NOW

저출생 극복 나도 아이도 행복한 세상
정부정책 사실은 이렇습니다

MY 맞춤뉴스 AI 추천

My 맞춤뉴스 더보기

인기, 최신, 오늘의 영상 , 오늘의 사진

오늘의 멀티미디어

정책포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