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0월 마지막 주에 인문주간이 열린다.
인문주간의 개최 목적은 인문학을 가까이 접할 기회를 제공하여 인문학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하는 것에 있다.
인문주간을 통해서 인문학에 문외한인 국민이 인문학에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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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주간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있다.
인문주간의 핵심은 인문 도시 사업이다.
이는 대학-지역사회 간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인문 자산을 발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 자산에 대한 지역민의 인문학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인문학적인 성과를 국민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10월은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면서 축제의 달로 알려져 있다.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에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다.
들뜬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인문학에 심취해 보는 시간도 축제만큼이나 꽤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인문주간을 맞이하여 인문학 프로그램을 즐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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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주간에 즐길만한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전국 곳곳에서 인문도시사업단 15개, HK+지역인문학센터 14개가 참가했다.
누구든 각자 거주하는 지역의 대학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참여하면 된다.
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연을 모두 신청했다.
아래는 온라인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좌의 예다.
☞ 기초학문자료센터 온라인 인문 강좌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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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인문 강좌 주제가 '세계의 인문 도시 - 혁명과 예술의 도시, 파리(Paris)'다.
강연자가 주명철, 송기정, 이주헌, 민유기(호칭 생략)로 바뀌면서 총 10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강좌가 20여 분 남짓 소요되어서 한 번에 전 강좌를 수강하긴 어렵다.
대신에 인문주간을 이용해서 하루에 한두 강좌를 수강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전 세계인들이 여행하고 싶은 도시로 손꼽힌다.
필자도 2년 전 여름 프랑스를 여행하면서 파리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강연의 주제에서 보듯 파리가 혁명과 예술의 도시라고 부르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파리를 혁명과 예술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지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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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인문 강좌 1강은 '혁명과 시민, 그리고 피플 파워, 바스티유 광장'을 다루고 있다.
1789년, 시민들이 무기를 들고 바스티유로 달려간 프랑스 혁명부터 1968년 5월 혁명까지 자유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혁명은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았다.
시민의 주도 아래 혁명이 일어나는 주 무대였던 파리다.
문화예술의 도시 이전에 혁명의 도시였던 파리를 짐작게 하는 곳곳의 광장들,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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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는 총 3꼭지로 파리 광장의 변천사를 들려주고 있었다.
첫째, 왕의 광장으로 일컬어지는 보주 광장이다.
1602년 앙리 4세에 의해 만들어진 첫 왕립 광장으로, 당시 광장은 왕권 강화의 수단이었다.
왕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광장 내부에 조형물을 설치했다.
둘째, 밀실에서 광장으로 팔레 루아얄이다.
루이 14세가 어린 시절에 머물렀던 왕궁이 왕의 남동생 오를레앙공작이 돈이 필요해서 땅을 팔기 시작했다.
카페, 극장 등 문화시설이 들어서면서 대중이 쉽게 드나드는 장소가 되었다.
셋째, 프랑스 혁명과 광장의 탄생, 바스티유 광장이다.
1370년경 영국의 공격으로부터 파리를 보호하기 위해 요새로 지어졌다.
루이 13세 시절부터 감옥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1789년 7월 14일 시위대가 점령한 뒤 바스티유 감옥은 철거되었다.
바스티유 광장에 프랑스 혁명 기념탑이 세워지고, 파리 시민이 주인이 되어 만든 광장이다.
왕의 권력을 상징했던 광장이 시민혁명을 거치면서 시민의 자유를 상징하는 광장으로 바뀌었다.
프랑스 대혁명 하면 등장하는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으로 인해 바스티유 광장은 널리 알려져 있다.
보주 광장, 팔레 루아얄은 생소한 곳이지만, 파리 광장의 변천사에서 등장하는 곳이다.
광장을 통해 바라본 파리의 역사도 흥미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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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강좌도 살펴봤다.
집 근처 동국대학교에서 '전통과 근대로 만나는 지역과 인간'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었다.
인문 주간 첫날 오후 시간을 내어서 동국대학교 캠퍼스로 발길을 재촉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로 대학교를 방문할 일이 거의 없다.
인문주간이라서 가능하다.
동국대학교 혜화관 3층 미래융합세미나실에 도착하자 필자를 반겨 맞아주고 있었다.
첫 강연에 앞서 인문주간 개막식이 열렸다.
노대환 단장(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HK+사업단)이 "벌써 인문주간이 20주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올해 인문주간의 슬로건이 '다시, 잇다 – 인문학으로 잇는 지역과 공동체'로 정해졌습니다. 동국대학교가 소재한 이곳은 과거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남산에 자리를 잡았던 곳입니다. 장충단이 있었고, 지금은 장충단공원으로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지만, 현충원과 유사한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문화학술원이 대학이 소재한 이 지역의 전통을 찾기 위해 고심하면서 중구청과 다양한 사업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역의 전통성 회복에 기여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라고 인문주간의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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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민 대표(예산사과와인(주))가 연사로 나섰다.
강연은 '와인과 브랜디 제조의 비밀을 찾아'를 주제로 하고 있다.
정제민 대표는 20여 년 술을 제조하고 있다.
그의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술을 갖고 왔다.
책상 위에 술병을 올려두고 강연을 시작해서 일까?
강연도 '술술' 나오고 있었다.
술이라고 하니 흥미로운 주제다.
정 대표는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우리의 술 문화가 바뀌어 가고 있다고 했다.
과거엔 모임 등에서 대화와 소통의 매개로 술을 마셨다면 지금은 개인이 기분 전환 및 스트레스 완화의 목적으로 술을 마신다.
즉 술의 소비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취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술은 이제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마신다.
개성 있는 소비 시대에 맞춰서 술도 다품종 소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소주, 맥주 등을 비롯한 식품산업이 소규모 대기업에 의해 독점되어 소비자의 선택에 제약이 있었다.
외국의 경우 주류, 식품 가공은 농장이나 마을 단위에서 출발해서 수백 년의 세월에도 건재한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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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차 산업이 대두하고 있다.
6차 산업은 농촌의 유·무형 자원을 농업(1차)과 가공·유통(2차), 체험·관광·서비스(3차)로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뜻한다.
여기에 이야기 중심의 소비문화가 가세해서 원료와 지역성이 강조되는 전통주, 지역 특산주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사과를 재배하고, 수확한 사과로 와인을 제조하고, 사과 및 와인을 활용한 체험까지 아우르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 술 산업 육성이 필요한 이유를 제시했다.
먼저 지속 가능한 농업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대량 소비할 수 있고, 농산물 가공산업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지역 관광 및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해외 와이너리를 방문하듯 국내 지역별 와이너리를 방문해서 체험하고, 이는 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창업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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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막걸리, 탁주, 약주, 청주 등의 용어도 알아봤다.
막걸리는 탁주를 달리 부르는 용어다.
주세법에선 탁주로 표기한다.
탁주는 곡류나 전분과 물, 국 등을 첨가하여 발효 후 여과하지 않은 술이다.
그래서 술의 색이 맑지 않다.
약주는 곡류나 전분을 발효 후 여과한 맑은 술이다.
청주는 곡류 중 쌀을 사용하여 발효 후 여과한 술이다.
정제민 대표의 강연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평소 자주 마시던 술이건만 정작 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는데 이런 인문학 강연이 있어서 술에 대해 깊이 있게 알게 되었다.
성인이라면 누구든 일상에서 술을 마실 기회가 생긴다.
필자도 대학 입학하던 그해 신입생 환영회에서 선배들이 건네줬던 생맥주 한 잔을 마시면서 음주에 입문했다.
그런 점에서 술의 인문학을 접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전통과 근대로 만나는 지역과 인간'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은 10월 31일(금)까지 진행한다.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HK+사업단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은 지난 2006년에 설립된 기관으로, 인문학과 문화 연구의 학문적 역량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HK+사업단은 동유라시아 세계 물품의 문명·문화사를 연구하고 있다.
HK+사업단 총괄센터는 사업단의 연구 성과를 대중에게 확산하는 강연이나 독서 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권기석 센터장(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HK+사업단 총괄센터)은 "대학 캠퍼스의 연구는 학술적이어서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문 주간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소주제를 흥미롭게 구성했습니다. 오늘 첫 강연으로 '와인과 브랜디의 비밀을 찾아서'가 열렸고, 이어서 '전통과 근대로의 답사-덕수궁 권역 문화 답사', '성시 전도로 본 조선시대 한양', '위로와 욕망-웹소설과 포스트 자본주의 감성', '한국 전통 잠 담그기 체험'이 있습니다. 끝까지 관심을 갖고 참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당부했다.
강연, 답사, 체험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이다.
권 센터장은 "평일 오후 4시라는 시간, 대학 캠퍼스 강의실이라는 공간이 주는 제약 조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문주간에 매일 열리고 있으니 부담 없이 참석해서 인문학을 접해보는 유익한 시간을 보낼 겁니다." 라고 했다.
강연이 끝난 뒤 강연이 열렸던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는 것도 인문주간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동국대학교 캠퍼스 내 궁궐에 있었던 건축물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조선의 궁궐을 훼손하면서 경희궁 정전이었던 숭정전을 옮겨놓았다.
숭정전은 동국대학교 내 법당인 정각원으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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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인문주간은 '다시, 잇다 – 인문학으로 잇는 지역과 공동체'를 주제로, 우리 삶 속 관계와 연결의 가치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전국 29개 대학과 연구소가 함께 축적한 인문학 연구의 성과를 시민과 나누며, 지역사회와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가 지닌 의미를 재발견하고 회복의 계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인문주간은 강연, 전시, 공연, 답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시민이 인문학을 쉽고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의 문화 이면엔 오랜 세월 축적해 온 인문학적인 배경지식이 있다.
그 바탕 위에 지금의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있다.
인문주간을 맞아서 인문학에 심취해 보는 건 어떨까?
뭐든 시작이 어렵다.
하지만 연구자가 일군 학문적 성과를 누구든 공유할 수 있다.
인문사회과학 학술자원의 허브 KRM에서 인문학 연구 성과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 기초학문자료센터 누리집(krm.or.kr)
☞ 제20회 인문주간 소셜누리망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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