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다.
회의의 내용도 알차고 만족스러웠는데 나에겐 또 다른 주제가 매력적으로 기억된다.
바로 '한식'이다.
회의를 위해 경주로 방한한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가 한-캐나다 정상회담 오찬에서 극찬했다는 음식 사진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광주 육전, 전라 묵은지를 넣은 전 등 오색전이 원형 모양으로 차려져 있었다.
일상에서 늘 먹고 즐기는 한식이 익숙해서 잘 모르고 있었던 걸까.
평소 자주 부쳐 먹던 전을 이렇게 보니 다른 느낌이었다.
더욱이 음식으로 양국의 우정을 담은 점도 재미있었다.
서사를 품은 한식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지난 10월 29일 삼청각 일화당에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함께한 '2025 한식 컨퍼런스'가 열렸다.
400여 명이 참석한 행사는 '전통과 창의가 만나 한식의 미래를 열다'를 주제로 채소발효 문화와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축사에서 "한식은 과거, 현재,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가장 강력한 문화콘텐츠" 라며 "한식의 바탕에는 오랜 시간이 빚어내고 기다림으로 완성한 발효 문화의 깊은 철학이 깃들어 있다" 라고 말했다.
이어 "케이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가 그 흐름을 이어가는 중요한 무대가 되길 바란다." 라며 "한식의 철학과 창의성이 결합해 우리 미식의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라고 덧붙였다.
한식진흥원 이규민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한식은 다양한 가치를 담은 글로벌 미식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라며 "농식품부와 함께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식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알리고 세계 시장에서 한식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라고 표명했다.
"김치는 더 이상 공짜 반찬이 아닙니다. 외국인에게는 하나의 요리입니다. 이제 김치가 제 값을 받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해외시장에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첫 강연을 맡은 권우중 요리사(권숙수)가 '한국의 채소 발효의 가치와 미래'에 관해 발표했다.
그는 "한국은 국토 70%가 산이라 산나물 등이 많고 겨울철 채소 저장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다 보니 채소발효 같은 조리법이 발달했다." 라고 설명했다.
권숙수는 채소발효로 김치와 장아찌, 장, 효소, 식초를 들었다. 특히 김치가 요즘 트렌드에 가장 맞는 발효, 유산균 즉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김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중국산 저가 김치 수입이 아니라 최상급(프리미엄)의 김치문화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치 자체가 하나의 요리로 먹을 수 있는 김치류 개발도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또 번거롭게 일일이 재료를 사지 않도록 밀키트 같은 형태로의 출시가 국내외에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김치 종주국으로서 전 세계가 듣는 영어 수업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이어진 한식 대담에서는 조희숙 요리사(한국의 집), 박채린 박사(세계김치연구소), 박정현 요리사(뉴욕 아토믹스), 권우중 요리사(권숙수)가 채소 발효 전통의 철학적 및 글로벌 의미에 대해 논의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에서는 분자요리 창시자이자 스페인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엘 불리(El Bulli)'의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의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스페인 레스토랑 '엘 불리(Elbulli)'는 오래전 내가 본 신문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예약하기 어려웠던 레스토랑으로 기억한다.
스페인 요리를 전 세계에 알린 '엘 불리'는 14년 동안 미슐랭 별 3개를 받았고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여러 번 선정됐다.
요리 연구를 위해 문을 닫은 후, 엘불리 파운데이션으로 거듭났다.
페란 아드리아 요리사는 "한국의 미식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위상을 높일 수 없다" 라며 "대학 수준의 전문 미식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라고 조언했다.
즉 교육이 뒷받침돼야 미식 분야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르투갈의 미식 대표주자인 호세 아빌레즈(벨칸토)가 '차세대 셰프가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향후 미식의 핵심 동력을 창의성과 다양성으로 꼽았다.

세계 각국 요리사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인도 마스크 레스토랑의 베룬 요리사는 "젊을 적과 달리 이제는 자국 전통 음식에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라고 말했고, 뉴욕 아토믹스의 박정현 요리사와 태국의 아이스 요리사도 이에 공감했다.
서울 밍글스의 강민구 요리사는 "조리학과 커리큘럼의 차별화와 현장 실습 강화가 필요하다" 라고 강조했다.

행사장 마당에서는 한식 다과와 함께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 핑거푸드와 전통주 시식 시간을 가졌다.
성시우 요리사의 백태콩 샐러드, 이준 셰프의 전복 만두와 김 소스, 조영동 셰프의 갈비 스톤, 김도형 바텐더의 식혜 밀크 펀치와 제로 스푸모니가 선보였다.

다과는 잘게 다진 대추를 쪄서 꿀로 반죽해 만든 조란과 찹쌀 약과, 시럽 물에 배를 졸인 오미자 배정과, 매작과, 오미자화채, 생강차가 준비됐다.
작은 다과 하나가 입안에서 몸 전체로 산뜻하게 퍼져갔다.

백태콩 샐러드는 하얀 폼 소스를 입안에 넣자, 콩의 고소한 맛이 먼저 미각을 사로잡았다.
폼 소스 안에는 제철 과일과 채소가 곁들여지고 유자 제스트로 마무리해 상큼한 느낌이 든다.
참 기분이 좋아지는 샐러드다.
까만 김 소스 위 다시마로 전복을 감싸 만든 전복 만두는 까치버섯과 대파, 관자 살로 소를 만들었다.
김을 활용한 부드러운 질감에 김의 감칠맛이 스며든다.
정말 맛있다. 왕의 수라를 먼저 맛보는 기미상궁이 된 느낌이랄까.
자갈밭에 까만 돌이 박힌 듯한 갈비 스톤은 한국 전통 요리 갈비찜을 모티브로 도넛 반죽을 활용해 돌 형태로 재해석한 요리다.
한 입 깨물자, 블루치즈의 풍미가 번지며 고기 식감을 더 맛있게 했다.
자갈을 형상화한 흑미, 퀴노아는 고소함을 더해 밤 퓌레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전통주는 알코올과 무알코올로 구분한 두 가지가 준비됐다.
한국의 호박 식혜와 구운 쌀 소주, 향신료를 유청 분리해 만든 식혜 밀크 펀치 칵테일에는 알코올이 들어 있었다.
또 제로 스푸모니는 제주도 감귤이 어우러져 산뜻한 맛을 주었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이 방한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요소는 미식탐방이었다.
한식을 넘어 K-푸드로 확장된 한국 음식의 인기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관세청은 올해 9월 누계 기준 'K-푸드'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0년까지 150억 달러 수출 달성을 목표로 민간 주도, 정부 지원의 '글로벌 NEXT K-푸드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최근 APEC 정상회의 기간 운영된 'K-푸드 스테이션'에서는 전통 다과와 수출용 할랄식품 체험이 큰 호응을 얻었다.
아랍에미리트 대표단이 볶음김치 맛에 반해 포장을 요청한 일화는 한식의 글로벌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다.

요리는 시각적 향연으로 시작해 미각적 감동으로 완성된다.
정교한 플레이팅 속에 담긴 한식의 아름다움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콘텐츠가 됐다.

채소발효 문화를 재조명하고 차세대 인재 육성 방안을 모색한 '2025 한식 컨퍼런스'는 한식이 세계 미식의 중심으로 나아가는 길잡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창의성을 더해가는 한식의 미래가 더 주목되는 이유다.
☞ (보도자료) 세계 미식 전문가들과 한국 발효음식의 가치와 미래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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