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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올여름 어느 지역보다 깊은 상처를 안아야 했다.
기록적인 가뭄은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 생활용수 부족 등 지역 곳곳에 어려움을 남겼고, 시민들은 길어진 가뭄만큼이나 무거운 일상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가을이 찾아오자, 강릉은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바다를 향해 걷는 사람들, 단풍 사이를 오가는 가족들, 전통문화 체험장에서 울려 퍼지는 농악의 소리까지—강릉에는 분명 '다시 일어서는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이 회복의 흐름을 직접 느끼고 싶어 강릉의 오죽헌을 찾았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품고 있는 힘을 경험하고, 동시에 'K-관광'이 지역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강릉으로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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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단정한 강릉의 새벽공기가 기자를 반기고, 긴 가뭄으로 바짝 말라 있던 도시가 최근 다시 숨을 고르기 시작한 이곳에서, 그간의 고단한 시간을 견뎌낸 자연이 조용히 살아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줄어든 저수량과 갈라진 농지, 생활용수 제한 등 강릉 시민들이 겪은 고통은 짧지 않았다만, 회복의 기지개를 켜는 강릉의 풍경은 더없이 의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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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은 한국 전통문화가 국내외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갖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 계기였다.
회의장 곳곳에 스며든 전통 문양과 공예, 한식의 가치, 고유의 미학은 국내에서도 전통문화에 관한 관심을 높였다.
그리고 기자가 다녀온 오죽헌 또한 그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고 느껴졌다.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를 배출한 역사 유적지이자, 강릉의 정신이 담긴 공간. 그런데 최근의 오죽헌은 단순한 유적지 관람을 넘어, 현장에서 몸으로 배우는 전통문화 체험의 중심지로 변화하고 있었다.
전통문화를 '보는 것'에서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확장한 변화는 K-관광 정책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었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지역의 고유한 전통과 현대적 체험 콘텐츠를 결합해 글로벌 관광경쟁력을 강화하겠다." 라는 정책적인 메시지를 발표한 바도 있다고 하였다.
☞ 국가관광전략회의 사전 브리핑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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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 내부에는 내가 몰랐던 다양한 시설 및 체험관들이 있었다.
디지털 체험 및 교육 체험을 할 수 있고, 즐겁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선비문화의 일면을 익혀 인성 형성에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공간인 <율곡인성교육관>이 있었다.
또 <강릉 화폐전시관>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모자 화폐의 주인공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모두 강릉에서 나고 자랐으며, 오죽헌에서 함께 지낸 곳이다.
강릉시는 '세계 최초 모자 화폐 인물 탄생지'라는 수식어에 부응하고자, 한국은행과 협업해 모자의 이야기와 함께 화폐의 역사와 가치를 만날 수 있는 강릉 화폐전시관을 새롭게 조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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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말고도 전 세계의 화폐에 대하여도 전시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주화 만들기, 나만의 화폐(지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화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이었다.
가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이나 미로를 탐험하듯 전시관 속에서 즐거운 발걸음을 옮겨가는 관람객의 모습과 기자의 모습은 신사임당과 율곡이이가 보고 있다면 뿌듯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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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립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지정학적, 인문 사회학적 환경에 맞춰 특징적으로 형성돼 온 강릉 문화의 면면을 보여주는 공간인 동시에, 먼 옛날 강릉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마음으로 소중한 강릉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담아낸 공간이었다.
아주 어렸을 적 오죽헌을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최근 방문한 오죽헌은 달랐다.
본격적인 확장과 복합 박물관 시대를 맞이한 것인지, 오죽헌 안에 별도 전시관들이 많아졌고, 기자가 방문했던 날은, 강릉관광개발공사의 운영으로 <전통문화 축제>가 열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최근 정부는 'K-관광 르네상스 추진 전략', '지역 관광 활성화 종합대책' 등을 통해 전통문화 기반 체험형 관광을 핵심 정책 축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관광 수요가 단순한 관람에서 '경험·치유·일상 회복' 중심으로 이동한 흐름을 반영한 방향성이라는 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 특화 문화콘텐츠 발굴 지원, 전통문화 자원 기반 체류형 프로그램 육성. 지역 간 연계형 K-관광 코스 개발 등을 통해 지방 도시가 자체 관광 브랜드를 확립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강릉은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주목받는 도시로 꼽히고 있었다.
오죽, 한옥, 조선 유학의 정신, 그리고 유서 깊은 차 문화까지.
전통문화의 결이 풍부해, '체험형 관광'이라는 국가 정책이 지향하는 길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이곳.
강릉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전통이라는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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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 마당에 들어서자 힘찬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침, 이날은 강릉관광개발공사의 2025 오죽 클러스터 관광 활성화 사업의 목적으로 <오죽 클러스터 전통 문화축제>를 운영하는 날이었다.
깊어져 가는 가을, 신사임당의 숨결과 율곡의 정신이 깃든 오죽헌에서, 기자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특별한 축제가 펼쳐지는 곳으로, 여러 가지 부스에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먼저, 강릉농악보존회가 운영하는 '농악 체험 부스'에서는, 장구 장단을 배우고 북을 두드리며 상쇠 선생님의 지휘에 따라 장단을 배우고 장구를 연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장구를 잡아본 적이 오랜만이라 어색했지만, 전통적 장단을 금방 따라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장구 소리가 멀리서도 들리는지, 이곳을 구경하러 온 아이들도, 부모들도, 어르신도 모두 자연스럽게 장단을 맞추고, 웃음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발걸음들이 모여 여러 가지 체험의 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전통문화는 사람을 끌어당기고, 함께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라는 말이 절로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곳에서는, 농악 외에도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직접 떡메를 들어 떡을 빚는 전통 생활 문화 체험 ▲따뜻한 차 한 잔에 쉼을 담는 다도 체험 ▲한복·전통의상 체험 ▲조상의 문화를 손끝으로 느끼는 탁본·자수 체험 ▲오죽을 활용한 아로마테라피 등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현대 감각을 반영해 재해석한 체험이 많다는 것이 색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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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체험형 콘텐츠는 정부가 추진하는 '체류형 K-관광' 확대 정책과도 직접 연결된다고도 느껴지며, 단순히 사진만 찍고 떠나는 관광이 아니라, 지역에 머물며 문화를 배우고 경험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닫게 되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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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헌에서 만난 여러 가지 전통 체험들은 그 자체로 작은 '치유'의 여정이었다.
가뭄을 견뎌낸 강릉의 자연처럼, 사람도 다시 성장하려면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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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이미 K-관광의 대표 브랜드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세계적 인지도를 확보했고, 커피·문학·전통·자연을 모두 품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 명상·차 체험 같은 '정신문화 기반 관광'이 더해지면, 강릉은 더 깊은 가치의 여행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K-관광 특화 도시 선정, 지역 문화 축제 글로벌화, 체험형 관광 기반 시설 지원 등의 정책이 강릉의 이러한 문화 자원을 뒷받침한다면, 강릉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한국 고유의 멋과 정신을 세계에 알리는 문(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강릉이 전하는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전통문화는 결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라는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강릉의 오죽이 그러했듯, 전통은 시간이 두고 간 흔적이자 앞으로 나아갈 힘이다.
가뭄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도시 강릉, 그리고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의 전통문화.
이 두 가지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의 K-관광이 더욱 기대된다.
☞ 오죽헌·시립박물관 누리집(gn.go.kr/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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