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촌들이 살고 있는 부산은 내게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어릴 적에는 자주 갔지만 바쁜 일상 탓에 2019년 한-아세안 정상회담 이후 6년 만에 부산을 찾았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부산항 북항이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은 재래 부두의 경쟁력 저하로 물류 중심에서 시민·상업·문화 중심 항만으로 개편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국제해양관광 거점 개발과 친환경 수변 조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북항에 관한 호기심은 지난 11월 해수부가 주최한 수산양식 박람회에서 설명을 듣고부터 시작됐다.
이전에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북극항로에 관한 미래도를 보며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새로 단장한 '북항 재개발홍보관'의 변화된 모습이 궁금했다.
방문을 앞두고 홍보관 안내자의 추천을 받아 '북항 재개발홍보관'과 '하늘정원', '북항친수공원'을 돌아보기로 했다.
◆ 북항 재개발 홍보관

제일 먼저 찾은 '북항 재개발홍보관'은 부산항 국제 여객터미널 5층에 있다.
여객터미널 좀 구석진 곳에 있지만 찾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최대 항만입니다. 1876년 부산포 개항 후 일제강점기 및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인력과 물자가 이곳을 통해 이동했지요."
'북항재개발 홍보관'에 들어서자, 안내자가 반갑게 맞아주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무려 150여 년 전 개항했다는 말에 지나온 역사가 체감되며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홍보관은 2020년 개관 당시 역사 위주로 전시돼 있었으나, 현재는 개발 단계별로 나눠 향후 사항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달라져 있었다.
부산항 히스토리 월이 펼쳐져 있고 북항에 관한 디오라마, 홍보 영상실 및 야외 하늘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시선을 끄는 파란색 히스토리 월에는 '부산항 북항, 146년 만에 시민에게 돌아오다'라는 제목 아래 북항 1·2단계 재개발 사업에 관한 설명과 역사가 소개돼 있었다.

"부산항 북항 1단계는 우리나라 항만 재개발의 시초 사업입니다. 항만 기능이 저하된 북항 재래 부두를 국제 해양관광 거점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도약하도록 지역 경제의 신성장 동력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2단계는 부산 원도심 발전을 선도하는 방향인데요. 부산역 철도시설을 재배치하고 원도심과 연계한 상생형 복합 경제도시를 조성하여 신 해양산업 육성의 거점을 마련해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합니다."
북항 재개발은 2008년부터 추진됐지만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2022년 친수공원과 도로 기반 시설이 차례로 완공되면서 조금씩 속도가 붙고 있다.



1단계 친수문화지구에는 250척의 요트가 계류할 수 있는 공공형 마리나, 7층 규모 클럽하우스, 스포츠·문화·전시 콘텐츠를 담은 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2단계 복합도심지구는 더 야심차다. 현재 신항에 짓고 있는 사일로(곡물저장 창고)를 복합문화콤플렉스로 재탄생시키고 국제금융센터 역할인 센트럴 액티비티존 등이 조성된다.
항만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미래 산업을 끌어안는 전략이다.
또한, 재개발 부지 접근성을 쉽게 하기 위한 복합환승센터가 설치될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는 지하철·버스·기차·트램·배까지 모든 교통수단을 환승할 수 있는 하나의 정류소다.
안내자 설명을 들어보니 트램 노선은 부산항 선으로 영도에서 시작해 1, 2단계 구역을 지나 경성대까지 연결될 예정이란다.
개인적으로 지하보다 쾌적한 트램을 타고 지상을 보며 다닐 생각을 하니 즐거워졌다.
대형 디오라마 앞에 서자 북항의 미래가 한눈에 펼쳐졌다.
안내자는 각 구역을 콕콕 짚어 소개했다.
화면으로도 설명이 나와 이해하기 쉬웠다.

안내자는 디오라마에서 북항친수공원을 가리키며 "대부분의 이벤트가 여기서 열립니다. 버스킹이나 시민 행사가 거의 매주 있어요." 라고 말했다.
안내자 설명처럼 북항친수공원에서는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부산항만공사가 준비한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1876년 개항과 더불어 시작된 부산항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역동적인 근현대사를 오롯이 품고 있습니다."
디오라마를 본 후, 영상실에서 홍보영상을 시청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쳐 1960년대 경제발전의 중추가 됐던 부산항에 관한 내용이었다.

홍보관 영상에서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함부르크의 엘프 필하모니, 요코하마의 랜드마크 빌딩. 구항만을 재개발해 관광 명소로 만든 성공 사례들을 보니 부산 북항도 빨리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랐다.
◆ 하늘정원

홍보관에서 나와 계단을 따라 옥상에 있는 하늘정원으로 갔다.
이날따라 유독 차가운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지만, 추운 걸 느끼지 못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우와" 라는 감탄사를 내질렀다.
한눈에 들어온 재개발 용지를 보며 동북아 해양물류의 허브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할 앞날이 궁금해졌다.
아직은 빈 땅이지만 그 너머로 부산항대교가 우아한 곡선을 그리고 영도의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하늘정원은 바다를 담은 야경을 보는 전망대로도 적격이지만 어린이를 위한 놀이시설도 있어 가족들이 와도 좋겠다 싶었다.
안내자의 말처럼 하늘정원에서는 북항 친수공원의 조명이 선명하게 보였고 공중 보행교를 따라 이어진 불빛들이 재개발 용지를 감싸고 있었다.
저 너머 어딘가에서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이곳이 글로벌 물류허브가 된다는 말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 북항친수공원

하늘정원에서 내려와 공중 보행교를 따라 북항친수공원으로 향했다.
공중 보행교 옆에는 북항의 청사진이 부착돼 있어 지나가며 읽어볼 수 있었다.
채 10분도 걸리지 않아 공원이 보였다.
조명에 따라 색이 변하는 넓은 잔디밭과 수변공간이 찬란하게 다가왔다.
공원에는 달리기 복장을 갖추고 뛰는 시민들이 보였다.
한 남성은 이어폰을 끼고 달리고, 다른 여성은 강아지와 산책 중이었다.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을 보며 이곳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일반인 출입이 어려운 화물선이 드나들던 부두였다는 사실이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졌다.

수변을 따라 걸으며 부산항대교의 야경을 바라봤다.
조명을 밝힌 다리가 바다를 비추는 풍경은 숨 막힐 듯 아름다웠고 마치 먼 나라 항구도시에 온 듯한 설렘을 안겨줬다.
바람은 여전히 매서웠지만 드라마 같은 야경 때문일까,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정부의 국정과제(56번)에는 '북극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 강국 건설'이 포함돼 있다.
해양 수도 완성, 거점항만 육성, 친환경 스마트 항만 조성, 글로벌 물류 허브화가 그 내용이다.
특히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항로가 마련되면 북항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유럽까지의 항해 거리가 대폭 단축되고 이곳에서 급유와 보급이 이뤄지면서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편리한 접근성이다.
친수공원을 둘러본 뒤 부산역으로 향했는데 보행 공중교로 편리하게 연결돼 있었다.
'이렇게 쉽게 갈 수 있을 줄 알았으면 부산역에 도착하며 들렀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역을 오가는 여행객이 잠깐 들리기 딱 좋은 장소다.

더욱이 거리를 지나면서 본 부산 곳곳마다 해양도시를 알리고 있었다.
해양에 관한 세미나와 워크숍, 박람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시간만 허락된다면 자세히 들어보고 싶었다.
또 12월 10일부터 시작되는 북극협력주간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행사에도 참여해 보고 싶다.
☞ 2025 북극협력주간 누리집 바로 가기
K-해양 강국이라는 거창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 북항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산책하는 시민들의 발걸음 속에서, 부산항대교의 야경 속에서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부산 북항은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미래를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물류와 화물의 공간이었던 부두가 시민의 휴식처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일은 여행을 한 단계 성장시켜 준 특별한 경험이었다.
북항을 보고 돌아오면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건물에 적힌 '바다가 미래다, 부산항이 국력이다!' 라는 문구가 강하게 뇌리에 남았다.
모쪼록 북항 재개발이 차질 없이 완성되어 부산이 명실상부한 동북아 해양 허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북극항로 시대가 본격화할 때 세계 해양산업의 중심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공간이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다음번 부산을 찾을 때는 더 달라진 북항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정책뉴스) 부산항 북항 150년 묵은 때 벗었다…오염퇴적물 정화사업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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