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2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다.
12월 14일까지 '2025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서 260여 개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이번에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최근에 EBS 다큐프라임 예고편을 시청하면서 문화예술교육 20주년을 인지하게 되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축제 20년 누리집에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큰 축제라는 사실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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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도 이번 축제를 즐기고 싶었다.
지역별, 시기별 프로그램을 검색하다가 올해의 슬로건 '문화예술교육 20년, 누구나 예술을 시작할 때'와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2025 직장인 문화예술클럽 결과공유회'다.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서 문화예술클럽 활동을 이어온 그 열정과 체력이 부러웠다.
문득 필자가 직장에 근무했던 지난 1990년대가 떠올랐다.
지금처럼 워라밸도 없었던 시절이라 자기 계발이나 문화생활은 사치에 가까웠고,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개인의 일과 삶의 균형을 존중하고, 정부에서도 국민의 문화예술교육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2025 직장인 문화예술클럽 결과공유회 '아트메이트, 예술을 만나다''가 열렸다.
52개 기업·기관이 함께한 '2025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이다.
공예·사진·문학·음악 등 일상 속 예술을 경험한 아트메이트들과 함께하는 결과공유회 자리에 관객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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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공유회가 열리는 행사 공간 '공간 오즈'에 도착하니 공연에 앞서 무대에서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귀에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렸다.
스페인 4인조 그룹 아바(ABBA)의 '댄싱 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뮤지컬 '맘마미아'를 공연하는 팀이 춤을 추면서 부르는 노래에 필자의 어깨가 들썩거렸다.
곧 이어질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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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구역 입구에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그동안의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과 영상이었다.
문화예술클럽 활동에 임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진지했고, 각자 취미에 몰입하는 그 순간만큼은 세상 모든 일을 잊은 채 심취했을 것이다.
그중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도자기 공예가 눈에 띄었다.
11월 27일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우주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쓴 주인공이 바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다.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분주했던 그분들이었기에 그 활동이 남다르게 다가왔다.
'나는 어떤 문화예술클럽 타입일까?'를 알아보는 간단한 테스트도 했다.
필자는 '아티스트형'으로 나왔다.
추천 분야는 공예, 미술,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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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공간을 지나니 클럽 활동의 결과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림, 사진, 책, 조명등, 공예품 등 다양한 작품이 있었다.
직장인이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수준 높은 작품도 많았다.
이름을 가리면 전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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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두 권도 있었다.
코디스코리아 '작은 순간의 온기를 올리다', 지니파이 외 '한쪽이 유리한 게임'이다.
표지를 살펴보니 '평범한직장인Y', '퇴근한PD' 등 필명을 사용해 직장인의 정체성이 묻어났다.
평범한 직장인이 글쓰기·소설 창작 클럽에서 활동하며 글을 쓰다가 실제로 작가가 된 것이다.
'평범한직장인Y'의 글 일부를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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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발표할 자료를 들고 Y는 빠르게 지하철로 걸어 들어간다. 집에 가면 쌍둥이들 저녁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 타고 가는 시간 짬 내서라도 발표 자료를 후루룩 봐야 한다. 아이를 기르면서 일을 하려니 일상이 정말 너무 정신이 없다."
대다수의 평범한 직장인이 겪어야 하는 퇴근 이후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내용으로,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글쓰기가 정말 소중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한쪽이 유리한 게임' 책의 집필에 참여했던 최선규 씨(지니파이)는 "처음엔 내가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걱정했어요. '앞으로는 무엇이든 적어 내려가면 된다'라는 자신감을 얻었죠. 일상에서 틈틈이 생각이 날 때마다 글을 담을 수 있는 나만의 규칙이 생긴 것 같아요." 라고 소감을 밝혔다.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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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세종수목원 공예 한지 클럽은 한지를 소재로 한 조명 작품을 전시했다.
은은한 한지를 통해 나오는 빛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평소 수목원을 방문하는 이용객 대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경험이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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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도예 클럽은 손으로 흙을 빚어서 만든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었다.
그중 과거 필자가 근무했던 직장도 보였다.
필자가 근무했던 시기에 이런 클럽이 있었더라면 어땠을지 잠깐 상상해 봤다.
작품마다 도자기의 용도에 맞는 이름도 붙어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서 '산타자기', '반짝자기' 같은 작품이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본격적인 '아트메이트, 예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결과공유회의 막이 올랐다.
개그맨 조래훈 씨가 사회를 맡아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먼저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문화예술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에 전문 예술가 강사비를 일부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고 40%에 자부담 60%가 책정되었다.
전국적으로 52개의 동아리가 개설되어 전문 예술가 42명과 총 462명의 직장인이 참여했다.
만족도 조사 결과 98.4점에 이를 만큼 좋은 성과를 내었다.
그 비결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곧 이어진 공연에서 눈과 귀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동아리 공연에 Z1컴퍼니 외 연합 동아리가 오케스트라 곡을 연주했고, 신한라이프 외 연합 동아리가 뮤지컬 곡을 불렀다.
무대에 등장할 적엔 쑥스러워하던 참여자들이 연주를 시작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관객을 의식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니 점점 공연의 열기가 고조되었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도 그들의 공연에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전기 ES 외 연합동아리가 공연한 뮤지컬 '맘마미아'였다.
필자는 리허설을 지켜보면서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아마 많은 관객이 필자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전문 배우의 무대를 보는 듯한 완성도 있는 공연이었다.
전문 예술가의 지도와 참여자들의 재능, 연습이 결합된 결과다.

사례 발표에 세 명이 나섰다.
현대자동차 황세영 씨, 지니파이 최선규 씨, 국립생태원 이수창 씨다.
글쓰기와 도자기 수업, 문학,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사례 발표를 통해 짧은 시간이라도 동아리 활동이 업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후 열린 오픈 토크에서는 객석의 질문이 이어졌고, 특히 책을 출간한 최선규 씨에게 질문이 집중되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간 소통과 네트워킹 시간이 있었다.
주최 측에서 다과를 준비했다.
객석에 앉아서 공연을 즐겼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나누었다.

삼성전자 성승민 씨는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4개의 밴드 동아리가 연합한 음악 동호회 '자작나뮤직'에서 활동 중이다.
악기처럼 소리를 내는 장비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결성된 동호회다.
간단한 일문일답을 나눴다.
Q.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서 어떤 지원을 받았나요?
성승민) 저희는 4개의 동호회가 연합해서 규모가 꽤 큽니다. 밴드 하나에 거의 250명가량이고, 4개를 합하면 1천 명에 이릅니다. 전문 예술인을 강사로 지원받았고, 또 무대에서 공연할 기회가 제공되었어요. 오늘의 공연은 공간이 협소해서 저희 밴드가 참여하진 못했어요.
Q. 직장 일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요?
성승민) 선택과 집중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동아리 활동을 집중해서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시간 약속 등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주로 사내에서 점심이나 저녁 먹는 시간을 쪼개서 연습하고 있어요.
Q. 직장인 문화예술클럽 활동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인가요?
성승민) 우선 스트레스 해소가 가장 큽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회사에 근무해야 할 동기 부여가 됩니다. 처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을 때완 달리 시일이 지나면서 업무에 치여서 힘들어지죠. 계속 회사를 다녀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연봉이 높고 승진을 한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을 동아리 활동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Q. 오늘의 결과공유회에 관객으로 참석해 보니 어땠나요?
성승민) 직장인들이 취미로 하는 동아리 활동이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대 이상이었어요. 다들 실력이 좋으시네요. 회사나 동아리 외의 직장인들을 만날 기회가 없습니다. 이런 자리에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여럿 만났고, 문화예술교육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네트워킹이 일회성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이수창 씨(국립생태원)는 국립생태원 자생식물생태부에서 식물을 전시 및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진 동아리 회장으로 사례 발표도 했다.
Q.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 지원하게 된 과정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이수창) 식물을 전공하다 보니 사진을 많이 찍고 있어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서 강사비를 지원해 준다고 해서 사내 동아리를 결성했어요. 총 15명이 참여하고 있어요.
Q. 동아리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이수창) 직장인 대상으로 하는 동아리이다 보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출사를 나가는 경우 일정을 조율하는 것도 어려웠어요. 그럼에도 일상에서 사진을 찍어서 공유했고 이번에 사진 전시회를 하면서 동아리 회원으로 소속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어요.
Q.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수창)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가 많고 우울감도 많은 편이에요. 그런데 정부에서 직장인들에게 지원해 줘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직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개인적으로도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Q. 올해가 문화예술교육 20주년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을까요?
이수창) 저희 기관이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도 하고 있어요. 파견된 예술인과 함께 생태원 안에 전시도 하고 있어요. 최근 급부상한 AI로 인해 창작의 영역을 침범당했다고 느낄 수 있는 예술인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예술인이 활동하는 길을 열어주는 게 바람직한 것 같아요. '직장인 문화예술클럽'에서 전문 예술인을 강사로 초빙하는 것도 그런 정책의 하나겠죠.

비교적 단기간에 결과물을 발표한 직장인들의 작품을 대하니 문화예술교육에 진심인 우리의 저력이 느껴진다.
지금의 문화강국으로 세계에 우뚝 선 대한민국은 소수 예술가의 창작으로만 이루어진 게 아닐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즐기고 표현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제는 국민 각자가 문화예술교육을 즐기고 향유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각자 표현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 2025 대한민국 문화예술교육 축제 누리집(kace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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