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공공디자인의 뜻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공공디자인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조성·제작·설치·운영·관리하는 공공시설물에 공공성과 심미성을 더하는 행위이자 그 결과물이다.
대중교통시설, 보행 안전시설, 편의시설, 녹지와 안내 시설까지 우리 일상에 놓인 대부분의 공간이 공공디자인의 영역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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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은 이제 '보기에 좋은 공간'을 넘어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의 언어가 되고 있다.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사회적 고립과 같은 구조적 변화에 공간의 역할이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공공디자인이 일상에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매년 하반기에 열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이러한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슬로건은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었다.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는 끝났어도 공공디자인은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우리가 일상을 보내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현장에서 서로 다른 미래를 대비하는 두 개의 공공디자인을 떠올렸다.
초고령사회, 그리고 1인 가구 사회다.
◆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공간, 이촌한강공원의 유니버설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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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풍경은 이촌한강공원이다.
산책길에서 마주한 '모두를 위한 피크닉풀'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수변 공간이다.
이 공간은 특정 이용자를 위한 배려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같은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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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이용자,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 고령자 등 이동 약자도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사형 보행로를 조성했고, 단절 없는 동선을 따라 다목적 테이블과 벤치, 계단형 벤치와 캐노피를 배치했다.
특히 계단형 벤치는 일렬로 앉는 평면 벤치와 달리, 높낮이 단차를 두어 앞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한강을 모두의 눈높이로 나누어 주려는 디자인이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도시조성 기본 조례 개정안이 적용된 첫 시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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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한강공원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배려가 잘된 공간'이어서가 아니다.
우리 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은 20.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 2023.12)
유엔(UN)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사회를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UN, World Population Prospect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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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은 흔히 '약자를 위한 디자인'으로 오해되지만, 본질은 다르다.
나이와 성별, 신체 조건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고령자에게는 안전한 공간이 되고, 젊은 세대에게는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된다.
특히 이촌한강공원의 유니버설 디자인은 '지금의 누군가'를 위한 배려가 아니라 미래의 나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전제로 한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은 건강한 이용자일지라도, 내일은 보행 보조 기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초고령사회가 일상이 된 지금, 유니버설 디자인은 선택이 아닌 기본 조건이 된다.
이촌한강공원에 조성된 '모두를 위한 피크닉풀'은 우리의 미래를 반영한 공공디자인이다.
◆ 1인 가구 사회를 준비하는 공간,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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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사례는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또 하나의 뚜렷한 사회 변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5.5%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보다 증가한 수치로, 1인 가구가 전국 가구의 약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 「2023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2024.7)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이러한 변화에 공간으로 응답한 사례다.
전국 최초의 1인 가구 전용 커뮤니티 공간으로 출발한 이곳은 최근 강남역 인근으로 이전하며 기능과 역할을 확장했다.
홍혜준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 팀장은 "이전하면서 센터의 공간을 크게 확장했다." 라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교육 공간이 한 곳뿐이었지만, 현재는 교육실 두 곳과 라운지, 공유 주방이 더해지며 세 곳 이상의 교육·교류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실도 두 곳으로 늘어나 1인 가구가 느끼는 고립감, 외로움 등 정서적 지원 기능을 강화했다.

센터가 주목한 핵심 문제는 '식생활'이다.
1인 가구는 재료 구매의 부담, 간편식 위주의 식사, 혼자 먹는 외로움이 겹치기 쉽다.
그런 이유로 끼니를 거를 때가 많다.
그러면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유 주방을 중심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1인 가구 간에 관계망 형성을 유도한다.
센터는 프로그램을 대부분 다회기 과정으로 구성했다.
요리뿐 아니라 주거 계약, 집 관리, 인테리어, 경제 교육 등 혼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생활 정보를 담고 있다.
'혼자서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혼자서도 잘 살아가야 여럿이 모여도 잘 살아갈 수 있다.

공간 디자인 역시 1인 가구의 현실을 반영한다.
좁은 주거 환경에 익숙한 이용자들을 고려해 시야가 트인 구조로 설계했고, 자연을 연상시키는 바닥과 조명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이는 고립을 완화하고 일상적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공공디자인이다.
홍혜준 팀장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 잠시 센터에 머물렀다.
빈백에 등을 대고 비스듬히 기대어 있으니 꼭 거실에 있는 듯 안락하다.
옆의 이용자도 필자처럼 편안하게 앉아 있다.
◆ 서로 다른 미래를 대비하는 공공디자인의 역할

이촌한강공원과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는 서로 다른 공간이지만, 공공디자인이 사회 변화를 선제적으로 담아낸 사례라는 점에서는 닮아있다.
하나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유니버설 디자인, 다른 하나는 1인 가구 사회에 대응한 관계 회복형 디자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공디자인은 더 이상 심미적으로 좋은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인구 구조, 삶의 방식 등의 변화를 공간에 반영하는 정책의 사례가 되고 있다.
우리가 걷고 머무는 공간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이미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 일상에서 만난 공공디자인이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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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촌한강공원에서 경사로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불편 없이 걷고 있지만, 이 길은 언젠가의 나를 위해 미리 만들어진 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강남구 1인 가구 커뮤니티센터'에서 공유 주방을 둘러보며 들은 이야기도 비슷했다.
혼자 사는 삶이 더 늘어날수록, 혼자 버티게 하는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와 느슨하게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공공디자인은 이렇게 일상에서 체감되는 방식으로 정책의 얼굴을 드러낸다.
초고령사회와 1인 가구 사회라는 변화는 통계로 먼저 오지만, 대응은 결국 공간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걷고 머무는 장소가 조금 덜 불편해지고, 조금 덜 외로워진다면, 그것이 공공디자인이 정책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일 것이다.
올해의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은 막을 내렸지만, 공공디자인은 오늘도 일상 속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 변화는 또 어떤 공간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낼지, 그래서 우리의 하루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고 바라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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