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살다 보면 마음건강을 챙기는 일이 뒷전이 되곤 한다.
나 역시 스스로 마음건강을 체크하고 돌볼 겨를 없이 지내오다가 지난해 전국 마음투자 사업에 참여하면서 국가에서 정신건강·마음건강과 관련한 캠페인과 지원사업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다만 대부분의 마음건강 사업은 서류심사, 대면 만남 등이 필수적이라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상태를 부담 없이 점검하고 안전하게 연결될 수 있는 비대면 방식의 마음건강 지원 사업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 발견한 'AI 마음건강 키오스크'
현재 보건소, 청소년·청년 지원 시설, 공공기관 등 전국적으로 설치가 확대되고 있다.
그중 신체 건강과 함께 내 마음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달서구 보건소를 방문했다.
1층 로비에 위치한 AI 마음건강 키오스크, 익명성 보장을 위해 커튼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사용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원인을 알고 있다면 '상세검사'로, 모르고 있다면 '간편검사'로 선택해 진행하면 된다.
나는 상세검사, 불안증 검사 순으로 한 번 진행해 보았다.
질문 내용 및 개수는 검사 종류에 따라 상이하며, MBTI 검사처럼 직관적으로 답변하면 되는 방식이다.
사실 불안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 놀랐다. 해가 바뀌면서 이런저런 고민에 빠져있긴 했어도 평소 불안감을 인식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AI 마음건강 키오스크의 모든 검사 결과는 연락처·개인정보동의 체크 후 '카카오톡 공유하기'를 통해 바로 전송받을 수가 있다.
추가로 언제든지 인근 병원에 대한 정보를 함께 열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병원 방문,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한 사용자를 위한 편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검사 직후 상담예약을 잡는 것도 가능하다.
거주지를 기점으로 상담예약도 가능하며, 정신건강 어려움의 초입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불안증 이외에도 우울증·산후우울증·외로움·자아존중감·불면증·스트레스 등 다양한 항목을 검사할 수 있는 만큼 자녀를 양육 중인 어른들부터 청소년까지 편하게 검사할 수 있을 것이다.
서초 청년센터 2층에는 청소년, 청년, 일반 시민들을 위한 'AI 마음건강 케어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교우관계에 대한 어려움을 겪는 십 대 청소년의 관점에서 한 번 사용해 보았다.
먼저 성별, 나이, 마음상태를 입력하면 키워드에 맞는 맞춤형 선택지가 나온다. 이후 이어지는 상세 질문들을 통해 심도 있는 검사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검사결과는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해 개인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을 위해 연락처를 남기면 전문 상담사와 연결해 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나이가 어린 친구들은 자신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검사가 자신의 심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학교 밖에서도 충분히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달서구보건소에서 사용했던 키오스크와 다르게 이곳 키오스크는 음성으로 대화하는 '동물 친구와 대화하기' 기능을 지원한다.
키오스크가 엘리베이터 앞쪽에 있어 장시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에는 다소 제약이 있을 수 있으나 짧고 굵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정서적 환기를 하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인 서비스였다.
대면 상담이 낯설고 부담스러운 청소년, 가볍게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싶은 직장인,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은 시민들까지, AI 마음건강 키오스크는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한 다수를 위해 탄생한 소통 창구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해마다 강조되는 가운데, 이러한 기술 도입은 심리적 문턱을 낮추고 사각지대에 놓인 마음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올리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거창한 준비 없이도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곳이 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시작점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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