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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국가대표들 최선을 다하다…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

[여기는 밀라노②]우리 선수들 출전한 '쇼트트랙' 경기 밀라노에서 직관
여 500m·남 1000m 부문 전원 본선 진출, 아쉽게 6위로 마감한 혼성 계주
승부 이상의 뜨거운 열정 선보인 우리 선수들…힘내라 대한민국, 힘내라 국가대표!

2026.02.12 정책기자단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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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향한 열정, 밀라노 도심을 가로질러 현장으로

올림픽 기간 동안 밀라노에 머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의 역사적 순간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은 여느 스포츠 경기 관람 이상의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출전을 기대하며 예매해 둔 스피드스케이팅 5000m 경기에 아쉽게도 우리 선수들이 진출하지 못해 다른 국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봐야 했지만, 지루함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계 스포츠 중 하나인 아이스하키 역시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아 마음 편하게 관람했다. 비록 우리나라가 출전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숙소와 가까운 밀라노 중앙역에서는 밀라노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올림픽 기간을 맞아 역 곳곳에는 주요 경기장으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숙소와 가까운 밀라노 중앙역에서는 밀라노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올림픽 기간을 맞아 역 곳곳에는 주요 경기장으로 향하는 안내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 폭발적인 질주로 입증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저력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출전이 가장 확실시되는 쇼트트랙 경기 역시 예매해 두었다. 내가 이 현장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국가대표팀을 직접 응원하며 긴장과 환희의 순간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다. 지난 겨울부터 마지막 ISU 월드컵까지 치른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은 전 종목 출전을 확정하며 쇼트트랙 강국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나 역시 현지 시각 10일 오전에 열린 여자 500m 예선과 남자 1000m 예선, 그리고 남녀 혼성 계주(2000m)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Milano Ice Skating Arena)'로 향했다.

교통망이 잘 갖춰진 밀라노는 도심 어디든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이날 경기가 열린 아레나는 남쪽 교외 지역에 위치해 있어 평소보다 조금 일찍 숙소를 나섰다. 숙소에서 경기장까지는 약 1시간. 경기장이 가까워질수록,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지하철 안은 더 많은 관람객들로 채워졌다.

경기장이 위치한 역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향해 이동했다. 이전 경기 관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여서 그런지 나 역시 긴장과 기대를 안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이 위치한 역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이 경기장을 향해 이동했다. 이전 경기 관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여서 그런지 나 역시 긴장과 기대를 안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장이 위치한 역(Assago Milanofiori Forum)에 열차가 도착하자,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다른 경기장과 달리 역에서부터 올림픽 열기가 뜨거웠던 이유는 다양한 국적의 관람객들이 각자의 국기와 응원 도구를 든 채 역 안에서부터 열띤 응원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사들도 좋은 성적이 기대되는 쇼트트랙 종목을 취재하기 위해 경기장 주변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많은 관중이 쇼트트랙 경기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밀라노에서 개최될 경기 중 쇼트트랙 경기와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인기가 많은 경기(High Demand)에 속해 티켓을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꽤 있다.
많은 관중이 쇼트트랙 경기 관람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밀라노에서 개최될 경기 중 쇼트트랙 경기와 피겨스케이팅 경기는 인기가 많은 경기(High Demand)에 속해 표를 구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꽤 있다.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인기 종목답게 이미 많은 관람객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고, 운영진은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삼성을 비롯한 올림픽 공식 파트너 홍보 영상이 상영되었고, 관람객 모두 함께 초읽기(카운트다운)를 외쳤다. '0'을 외치는 순간 선수들이 빙판 위로 스케이트를 내디디며 몸을 풀기 시작했고, 곧이어 여자 500m 예선이 시작됐다.

이날 여자 500m에 출전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는 김길리, 이소연, 최민정 세 선수로,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모든 선수가 본선 경기에 진출하기를 응원하며 세 선수가 출발선에 설 때마다 이들이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기를 마음 속으로 응원했다.

여자 쇼트트랙 500m 예선 경기에 출전한 최민정 선수가 경기를 위해 출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 500m 예선 경기에 출전한 최민정 선수가 경기를 위해 출발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쇼트트랙 500m는 단거리 종목으로, 출발과 동시에 폭발적인 속도로 질주하는 장면이 관전 포인트다. 바퀴 수가 짧아 추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코스를 선점하며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전략이 중요하다. 선수들의 치열한 스타트와 가속을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새 경기는 끝나 있다.

예선 2조에 나선 김길리 선수는 2위로, 6조의 최민정 선수 역시 2위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7조에서 뛴 이소연 선수는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3위 선수 중 기록이 빠른 네 명 안에 포함되며 세 선수 모두 준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남자 1000m경기는 9바퀴를 도는 경기로 선수들의 눈치싸움과 폭발적인 추월을 보는 매력이 가득했다. 이날 개인전에 출전한 우리선수 여섯명 모두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남자 1000m경기는 9바퀴를 도는 경기로 선수들의 눈치 싸움과 폭발적인 추월을 보는 매력이 가득했다. 이날 개인전에 출전한 우리 선수 여섯 명 모두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잠시 얼음 다듬질(정빙) 시간을 가진 뒤 남자 1000m 경기가 이어졌다. 이 종목에는 신동민, 임종언, 황대헌 선수가 출전했다. 500m와 달리 총 9바퀴를 도는 1000m는 초반 탐색전 이후, 4~5바퀴를 남기고 속도를 높이며 추월하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종목이었다.

대한민국 선수 중 가장 빠르게 2조에 나선 임종언 선수는 2위로 본선행을 확정지었고, 뒤이어 출전한 5조의 신동민 선수와 6조의 황대헌 선수 역시 각각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내 옆자리에서 함께 경기를 관람하던 미국인 아저씨는 나와 소소한 대화를 이어가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추월해 낼 때면 'One More!'을 외치며 함께 우리 선수를 응원해 주기도 했다.

MBTI성향이 I이지만, 국가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를 양 손에 들고 응원을 쉬지 않았다. 주변 외국인들이 나의 응원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우리 선수를 함께 응원해주는 것은 올림픽이기에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국가대표를 응원하기 위해 태극기를 양손에 들고 쉬지 않고 응원을 했다. 주변 외국인들이 나의 응원에 엄지를 치켜세우고, 우리 선수를 함께 응원해 주는 것은 올림픽이기에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태극기를 흔들며 목이 쉬도록 응원한 보람이었을까. 개인전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은 모두 본선행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열린 여자 500m와 남자 1000m 준준결승부터 결승 경기는 현지 시각 12일 오후, 한국 시각 13일 금요일 오전 4시 15분에 펼쳐진다. 늦은 시간이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위해 함께 응원하면 좋겠다.

하이라이트였던 혼성 계주 경기도 이어졌다. 대한민국은 준준결승(8강) 2조에서 미국, 프랑스, 일본과 맞붙었다. 김길리, 최민정, 신동민, 임종근 선수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혼성계주 준준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1위를 차지한 우리 대표팀이지만, 준결승에서 선수간 안타까운 충돌로 파이널 B(순위결정전)에 출전하게 되어 최종순위 6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혼성 계주 준준결승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1위를 차지한 우리 대표팀이지만, 준결승에서 선수 간 안타까운 충돌로 파이널 B(순위 결정전)에 출전하게 되어 최종 순위 6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 혼성 계주의 예기치 못한 사고… 끝까지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을 향한 박수

이어진 준결승 2조에서 대한민국은 캐나다, 벨기에, 미국과 경쟁했다. 대표팀은 초반부터 빠른 속도로 경기를 전개하며 기회를 노렸으나, 오른쪽 코너 구간에서 앞서 달리던 미국 커린 스토더드 선수가 빙판에 걸려 넘어지면서, 뒤따르던 김길리 선수 또한 피하지 못하고 함께 넘어졌다. 순식간에 선두와의 격차가 벌어졌다.

스토더드 선수와 충돌하며 김길리 선수가 넘어지는 순간,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빠르게 터치하며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지만, 벨기에에 6초가량 뒤처진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하여 파이널 B(순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김길리 선수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듯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관중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 최종 6위로 마감한 첫 여정, 올림픽 정신 속에 피어난 연대의 힘

이 과정에서 다소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대한민국 대표팀 코치가 100달러 지폐를 들고 심판진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경기장 카메라에 포착된 것인데, 이는 ISU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 불필요한 항의 남발을 막기 위함이다. 서면 항의를 제기할 때 100스위스 프랑 또는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넘어지던 당시 순위가 3위였고, 파이널 A 진출 기준인 2위 이내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와 파이널 B 경기를 위해 다시 경기장에 들어서던 선수들의 모습에서 가라앉은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로 당시의 아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결국 대한민국은 파이널 B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2026 밀라노 동계올림픽 혼성 계주를 최종 6위로 마무리했다. 쇼트트랙 첫 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그리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태극기와 응원의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결과는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경기 결과를 떠나 다른 나라와 다른 선수들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올림픽 정신이 아닐까 싶다. 이번 올림픽의 공식 모토인 'It's Your Vibe'에서 이야기하듯 열정과 포용, 연대가 어우러진 올림픽이 되길 응원한다.
경기 결과를 떠나 다른 나라와 다른 선수들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올림픽 정신이 아닐까 싶다. 이번 올림픽의 공식 모토인 'It's Your Vibe'에서 이야기하듯 열정과 포용, 연대가 어우러진 올림픽이 되길 응원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파이널 B에서 대한민국와 함께 레이스를 펼친 네덜란드는 2분 35.537초의 기록으로, 파이널 A에 오른 모든 팀보다 빠른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규정상 최종 순위는 5위에 머무른 네덜란드 대표팀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보이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파이널 A에서는 이탈리아가 혼성 계주 금메달을 차지했고, 2위는 캐나다, 3위는 벨기에가 기록했다.

현장을 방문한 우리 국민들의 아쉬움이 컸기 때문일까. 경기가 끝났음에도 발길을 쉽게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나 역시 한동안 자리에 앉아 옆자리 미국인과 경기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의 국가를 응원했다.

무엇보다 다행이었던 것은 큰 부상이 우려됐던 김길리 선수가 남은 종목에 정상 출전할 수 있다는 소식이었다.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모두 느꼈을 것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경기의 일부였고,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세계 랭킹 2위도 미끄러질 수 있고, 아무도 예상치 못한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걸기도 하는 곳, 그곳이 바로 올림픽 무대다. 우리는 그런 순간을 기대하며 경기를 관람하고, 그 무대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선수들을 응원한다. 대회는 아직 반환점을 돌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기를 바라며, 나는 밀라노에서, 또 많은 국민은 대한민국에서 함께 응원할 것이다.

밀라노 올림픽의 공식 모토로 이번 기사를 마무리하려 한다. 현장에서 느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한 우리 대표팀이 자랑스러웠다. 앞으로 펼쳐질 남은 경기에서도 후회 없는 승부가 이어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밀라노 올림픽 현장은 열정과 포용 속에 이어질 것이다.

My Country, My Team.

It's Your Vi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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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정책기자단|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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