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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AI 데이터의 유물로 깨어나다! 국립한글박물관 '작가와의 대화' 속으로

국립한글박물관 한글실험프로젝트, 박윤형 작가가 전하는 AI와 예술의 공존(~3.22.)

2026.03.19 정책기자단 구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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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종이를 누르던 쓰기의 질감이 유리와 플라스틱 너머 AI 디지털 신호로 변모하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제5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렸거나 새롭게 발견할 쓰기의 감각을 조명한다. 지난 12일 문화역서울 284 RTO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는 AI라는 현대적 도구가 한글 예술과 어떻게 조우하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문화역서울 284 RTO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
문화역서울 284 RTO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

◆ 이상의 문장이 비석이 되다, 박윤형 작가가 그린 AI와의 공존

이날 강연자로 나선 박윤형 작가는 자신의 작품 '데이터의 유물: 임의의 반경의 원'을 통해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선보였다. 그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글이 사진이 되고, 사진이 다시 만질 수 있는 비석이 되는 과정을 담았다. 글을 창작의 재료로 삼아, 글자가 디지털 세상을 떠돌며 본래의 의미를 잃거나, 기호로 변모한 흔적을 쌓아 하나의 비석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박윤형 작가 작품 '데이터의 유물: 임의의 반경의 원'이 전시되어 있다.
박윤형 작가 작품 '데이터의 유물: 임의의 반경의 원'이 전시돼 있다.

과거의 비석이 글자로 새겨 기록을 남기는 도구였다면, 박 작가는 AI가 글자를 해석하는 방식을 비석의 형태로 시각화하며 한글의 예술적 가치를 증명했다.

이어진 작가와의 대화에서 필자는 "AI가 예술가의 자리를 위협한다고들 하지만, 작가님은 오히려 이상의 문장을 유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AI는 위협인가요, 아니면 예술의 영역을 넓혀주는 파트너인가?"라고 질문했다.

'작가와의 대화' 중 답변을 하는 박윤형 작가
'작가와의 대화' 중 답변을 하는 박윤형 작가

박윤형 작가는 "AI는 창작자의 감각을 실현하는 도구"라며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기술이 수백 개의 결과물을 내놓아도 프로젝트의 핵심인 '키 비주얼(Key Visual)'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라는 뜻이다. 카메라나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AI도 예술 영역을 확장하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그의 시각은 청년 예술가들이 마주한 새로운 창작 환경을 대변한다.

◆ 작가의 상상력을 현실로, 문체부의 AI 인재 양성 정책

이러한 청년 예술가들의 도전적 실험이 개인의 시도에 그치지 않도록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올해 4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AI 특화 콘텐츠 인재' 3400여 명을 양성한다.

특히 신설된 '인공지능 특화 콘텐츠 아카데미'에서는 예비 창작자들이 AI 도구의 이론부터 실습까지 체계적으로 익혀 실무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는다. 동시에 '예술활동준비금' 지원과 예술인 복지금고 조성 등을 통해 예술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청년 창작자들이 기술적 변화 속에서도 창작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 데이터의 궤적에서 발견한 한글의 무한한 확장성

현장에서 마주한 작가의 열정과 작품 속 데이터의 궤적은 AI가 우리말의 미학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임을 깨닫게 했다. 특히 100년 전 이상의 문장이 0과 1의 데이터를 거쳐 현대적 유물로 재탄생한 모습은 한글의 무한한 확장성을 실감케 했다. 기술이 창작의 장벽을 낮추고 예술가의 상상력을 실체화하는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귀중한 시간이었다.

'작가와의 대화' 후 선물받은 기념품
'작가와의 대화' 후 선물 받은 기념품

더불어 이번 '작가와의 대화'는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직접 참여하고 창작자와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전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책자와 함께 귀여운 연필 기념품을 받았다.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행사에서 받은 아날로그적인 연필 한 자루는, 도구의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쓰기'의 본질을 상징하는 듯해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국립한글박물관 제5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국립한글박물관 제5회 한글실험프로젝트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K-콘텐츠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창작자의 고유한 미적 기준과 기획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AI는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보조제'이며, 인간은 그 도구를 활용해 본질적인 가치를 찾아내는 주체다.

문체부는 저작권 보호와 AI 활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공정이용 안내서' 배포와 법·제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한글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AI라는 날개를 달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예술가들의 끊임없는 실험이 만나 K-콘텐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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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구준희 bestjun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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