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대한민국 부산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다.
세계 각국이 모여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관리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런 흐름 속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에서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인정전 내부 개방이 진행됐다.
◆ 올해는 우리나라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리는 해
인정전 개방 자체는 매년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이지만, 올해는 세계유산위원회가 국내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한층 더 특별하게 느껴져 직접 관람하고 왔다.

창덕궁은 4대 궁궐 중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으로, 원형 보존 상태가 뛰어나고 자연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건물을 배치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점이 높게 평가돼 199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실제로 방문해 보니, 건물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느낌을 받았다.
이번 프로그램은 내부 개방에 해설을 결합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정규 해설과 연계해 한국어와 외국어로 진행됐고,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창덕궁 깊이보기(궐내각사)' 심화 프로그램으로 더 깊이 있는 설명이 제공됐다.
다만 관람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진행되는 심화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수인데, 이미 전 회차가 빠르게 마감된 상태였다. 그래서 기자는 목요일 오전 9시 30분 한국어 해설 시간에 맞춰 창덕궁을 찾았다.

인정전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현장 순차 입장 방식으로 대기 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들어가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문의 결과 3월 관람 기간 수·목 현장 접수 인원은 대부분 관람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아침부터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사람들이 궁궐에 관심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에는 가족들과 다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설과 함께 진행된 관람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됐다.
◆ 창덕궁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유
창덕궁은 1405년 태종 때 건립됐고,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이후 광해군 때 다시 지어졌으며, 순종 때까지 조선 궁궐 가운데 임금이 가장 오래 거처하며 정사를 본 궁궐이다.

궁궐은 크게 건물 구역과 후원 구역으로 나뉘는데, 특히 후원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자연과의 조화가 강조된 구조라는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특징이 바로 창덕궁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유 중 하나라는 설명도 함께 이어졌다.
해설 중간에는 '양반'의 개념을 들을 수 있었고, 동반·서반, 즉 문반·무반에서 비롯된 용어라는 점도 설명해 줬다. 역사적 용어나 배경까지 함께 풀어줘서 해설을 들으면 확실히 관람의 밀도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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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공식 의식을 치르는 공간, 인정전
이날 관람의 핵심은 인정전이었다.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으로, 왕이 공식적인 의식을 행하던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이다. 조회, 하례, 왕세자 책봉, 외국 사신 접견 등 국가의 중요한 행사가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들을 실제 눈앞에서 마주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빨리 곳곳을 둘러보고 싶었다.
인정전 내부 관람은 약 20명에서 25명씩 나누어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입장 전에는 해설사가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는데, 이를 알고 들어가니 훨씬 더 입체적으로 공간을 이해할 수 있었다. 관람 포인트는 천장 장식과 마룻바닥, 커튼과 전등, 어좌 위 당가, 일월오봉도 등이었다.


관람 포인트를 생각하며 구경하고 난 뒤에는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졌는데, 인상 깊었던 건 천장의 봉황이 상징하는 바에 대한 설명이었다. 봉황은 성군의 시대를 상징하는 존재로, 수컷 '봉'과 암컷 '황'을 의미한다. 천장 위 구름 사이를 나는 봉황 장식은 왕이 백성을 평안하게 다스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내부에 남아 있는 근대적 요소다. 순종이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긴 이후인 1908년경, 인정전은 한 차례 수리를 거치면서 전등, 유리창, 커튼 등 서양식 요소가 더해졌다. 외부에서 보던 전통 궁궐의 이미지와 달리, 내부에는 전통적인 상징과 근대적 장식이 한 공간 안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이 더 새롭게 느껴졌다.

인정전은 겉으로는 2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층고가 높은 단층 구조다. 높은 천장이 만들어내는 개방감과 웅장함은 사진으로는 전달되기 어려울 정도라, 기회가 된다면 꼭 직접 체험해 봤으면 한다. 다소 많은 인원으로 인정전 내부 관람 시간은 팀당 5~10분 정도로 길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짧은 시간 내에 봐야 하니 집중도 높게 관람할 수 있어 장점이기도 하다.
이후에는 왕이 일상적으로 집무를 보던 선정전 등 창덕궁 내부를 해설과 함께 이어서 관람했다. 주요 전각들을 이동하며 설명을 듣다 보니, 그저 관광지로만 보였던 궁궐이 정치와 생활이 동시에 이루어지던 공간이었다는 점이 새삼 체감됐다.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었는데도 궁궐과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라 꼭 4월, 5월에 부모님과 함께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년 반복되는 인정전 개방이지만, 올해는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직접 들어가 보고, 해설을 들으면서 세계유산으로써 창덕궁이 가진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는 경험을 누려보길 추천한다!
☞ (정책뉴스) 내년 부산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준비기획단' 출범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세아 new2207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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