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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봉투 사재기? 안 하셔도 됩니다

종량제봉투 완제품 재고량은 전국 평균 3개월분 이상
6개월분 이상 보유한 지자체도 절반 이상으로 안정적 공급에 차질 없어
지자체 조례로 결정되는 쓰레기봉투 가격, 임의로 인상할 수 없어…가격 인상 우려 일축

2026.03.31 정책기자단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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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저도 없을 수 있어요. 다음엔 장바구니 꼭 가져오세요."

과연 뭐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일까? 다름 아닌 종량제 쓰레기봉투다. 오늘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물건들을 담아오기 위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달라고 하니, 계산해 주시는 분께서 다음엔 종량제 봉투가 없을 수도 있다면서 꼭 장바구니를 가져오라고 하신다. 쓰레기 봉투 사재기가 이어지자 언론에서도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출처=KTV)

쓰레기봉투 사재기가 이어지자 언론에서도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출처=KTV)

◆ 쓰레기봉투 없어요?!?

정말 인터넷 기사나 뉴스로 접하던 쓰레기봉투 대란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동네 분위기를 보면 그런 것도 같다. 

오늘뿐만 아니라 나는 며칠 전 쓰레기봉투가 똑 떨어져 사러 갔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10리터 봉투 10개 들이를 달라고 하자 1인당 1매만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다른 마트에 가봤더니 거기서도 상황은 같았다. 1인당 1매 판매가 원칙이란다. 나는 얼른 10리터 봉투 하나를 사는데, 옆에서 한 아주머니께서 이제 못 살지도 모르는데 기왕이면 50리터, 100리터짜리가 있을 때 큰 걸로 쟁여두라는 것이다.  

동네 편의점 문에 아예 종량제 봉투가 없다고 써 붙여 놨다.(본인 촬영)
동네 편의점 문에 아예 종량제 봉투가 없다고 써 붙여 놨다. (본인 촬영)

'아, 이 정도로 쓰레기봉투가 귀해졌나보다.' 싶은 마음에 나도 부랴부랴 동네의 또 다른 마트에 가서 쓰레기봉투를 사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내 앞에선 가족이 줄줄이 출동해 쓰레기봉투를 사가는 것이 아닌가?! 이 모습을 보니 갑자기 코로나19 때 남편에 아이까지 대동하고 오픈런까지 해가면서 마스크를 사던 기억이 떠올랐다. 

동네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재활용 교환사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게시물을 붙여놨다.(본인 촬영)
동네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재활용 교환사업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는 게시물을 붙여놨다. (본인 촬영)

◆ 사재기의 원인은 다름 아닌 중동전쟁

과연 정말 이렇게까지 해서 쓰레기봉투를 사놔야하는 것일까? 어찌된 일인가 해서 뉴스를 찾아보니 원인은 길어지는 중동전쟁이라고 한다. 종량제봉투를 만들기 위해선 '나프타'라는 물질이 필요한데, 이게 석유 산업의 핵심 원료다보니 중동 상황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종량제봉투도 부족해 질 거라는 우려가 발생했고, 미리 봉투를 쟁여두려는 소비자가 늘자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 사람당 한 장만 살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공급 안정성과는 무관한 선제적 조치라는 점. 그러니 쓰레기봉투가 없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충분하니 쓰레기봉투 사재기는 안 해도 된단다. (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충분하니 쓰레기봉투 사재기는 안 해도 된단다. (출처=기후에너지환경부)

◆ 쓰레기봉투를 사재기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정부는 이미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나프타 수입 77%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수급 차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4일 국무회의 심의·의결 후 대통령 승인을 거쳐 27일 0시를 기해 이미 발 빠르게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수출제한 물량의 해외 반출 대신 국내 수요처로 공급하도록 하는 등 신속하게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잇따른 종량제봉투 사재기 급증에 설명 자료를 내놨다. 기초지방정부별 종량제봉투 완제품 재고량은 전국 평균 3개월 분 이상이고 6개월 분 이상 보유한 기초지방정부도 54%나 되니 괜한 우려 때문에 사재기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내놓은 보도자료 (3.25.)

◆ 지자체 조례로 정해지는 쓰레기봉투 가격

그렇다면 혹시 휘발유 값이 오르는 것처럼 나프타 가격이 올라 종량제 봉투 가격이 오르지는 않을까?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이런 걱정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가격 인상 우려도 일축했다. 종량제봉투 가격은 지방정부가 조례로 정하고 있어 임의로 인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코로나19 때 마스크 가격이 갑작스레 천정부지로 올랐던 것처럼 쓰레기봉투 가격이 마구잡이로 뛸 일은 없을 것이다. 

쓰레기봉투 대란을 겪으니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당연히 내가 돈만주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던 것들에 대한 새삼스런 소중함, 그리고 전쟁은 역시 나쁘다는 것!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지인들과 함께하는 단체 메시지 방에선 쓰레기봉투를 팔 때 한 장이라도 사두라고 난리다. 정부에서 두 팔 걷어붙이고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일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쓰레기봉투 사재기 하지 맙시다!   

☞ (관련 정책뉴스)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 시행…전량 내수 전환·매점매석 금지


김명진
정책기자단|김명진
uniquekm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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