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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을 펼치다, '책 읽는 대한민국'이 만든 작지만 '큰' 변화

독서를 일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새로운 시도, '2026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
여행책에서 경제서까지…두 달 동안 직접 실천한 생활 속 독서 습관
생각의 변화와 새로운 모임으로 이어진 독서의 힘

2026.06.22 정책기자단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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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일상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검색보다 AI를 먼저 찾게 되고, 긴 글보다 짧은 영상이 익숙해졌다. 자연스럽게 책과 멀어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서를 특별한 취미가 아닌 일상 속 습관으로 되돌리자는 취지다.

기자 역시 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석사 논문 주제를 '독서 커뮤니티'로 정할 정도로 독서에 관심이 많았지만, 바쁜 일상에서 꾸준히 책을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취재에서는 직접 독서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대학 도서관을 적극 활용하고, 이동 시간에는 전자책을 이용하며 책 읽는 시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지난 5월부터 도서관에서 꾸준히 책을 보고 있다. (직접촬영)
지난 5월부터 도서관에서 꾸준히 책을 보고 있다. (본인 촬영)

독서 실험의 시작은 5월이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뒤 여행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여행 관련 서가를 찾게 됐고 국내외 여행서들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동네 서점 여행 코너에는 국내 여행 가이드북부터 자전거 여행, 캠핑 관련 도서까지 다양한 책들이 비치돼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책으로 다시 여행지를 만나는 경험은 생각보다 즐거웠다. 단순히 관광 정보를 얻는 것을 넘어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지나쳤던 장소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

동네 서점에 전시된 여행 관련 책들 (본인 촬영)
동네 서점에 전시된 여행 관련 책들 (본인 촬영)

6월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연일 이어지는 경제 뉴스와 증시 소식이 눈길을 끌었다. 대학 도서관에서도 이를 반영하듯 6월에는 '코스피 8000 시대, 무엇을 읽어야 할까?'라는 주제로 경제 도서를 추천하고 있었다. 기자 역시 경제·자본·투자 관련 책을 골라 읽기 시작했다. '돈의 속성', '돈의 방정식', '최소한의 경제 공부' 등 다양한 책을 통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볼 수 있었다.

코스피 8000시대, 무엇을 읽어야 할까?(출처 :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중앙도서관)
코스피 8000시대, 무엇을 읽어야 할까?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중앙도서관)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서가 곳곳에는 주제별 큐레이션이 마련돼 있었고, 월간 추천 도서와 독서 문자 서비스, 다독왕 선발전, 독후감 대회 등 독서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었다.

조용한 열람실과 자료실, 북큐레이션 공간을 둘러보며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책 읽는 공간이 잘 조성됐다. (본인 촬영)
책 읽는 공간이 잘 조성됐다. (본인 촬영)

처음에는 따로 시간을 내야 독서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독서는 생각보다 일상 곳곳에 스며들 수 있었다. 출근 전 10분, 점심시간 후 잠깐의 여유, 이동 중 오디오북 청취만으로도 읽는 시간이 조금씩 쌓였다. 중요한 것은 많은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펼치는 습관이었다.

두 달 동안 독서를 이어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집중력이었다. 짧은 영상에 익숙해질수록 한 가지 주제에 오래 머무르기 어려웠는데, 책을 읽으며 생각을 따라가는 시간이 늘어났다. 뉴스와 사회 현상을 바라볼 때도 조금 더 깊게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는 횟수도 많아졌다.

독서는 혼자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의 변화도 생겼다. 대학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책 이야기가 화제가 됐고, 앞으로는 2주에 한 번씩 카페에 모여 독서 모임을 열기로 했다. 각자 읽은 책을 소개하고 생각을 나누는 소규모 모임이다. 혼자 시작한 독서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다. (본인 촬영)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는다. (본인 촬영)

두 달간의 독서 실험은 거창한 변화를 만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변화는 있었다.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시간이 조금 줄었고, 책을 펼치는 시간이 조금 늘었다. 여행을 더 깊게 이해하게 됐고,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무엇보다 혼자 읽던 책이 사람들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2026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은 결국 거창한 목표를 이야기하는 정책이 아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책을 펼치고, 한 달에 한 권이라도 읽어보자는 제안에 가깝다. 이번 두 달의 경험을 통해 독서는 특별한 결심보다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본인 촬영)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본인 촬영)

책 한 권이 삶을 완전히 바꾸지는 않지만, 생각을 조금 더 깊게 만들고 사람을 조금 더 성장하게 한다. 그리고 그 작은 변화들이 모여 다시 '책 읽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고 있었다.

☞ (정책뉴스) AI시대 인문 강국의 토대는 "책"…'2026 책 읽는 대한민국' 선포

조수연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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