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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체크인'으로 만난 독립과 호국의 현장

광복 81주년 계기… '2026 현충시설 스탬프 투어' 11월 17일까지 진행 중
최용신기념관에서 만난 독립과 계몽의 발자취
전쟁기념관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되새긴 호국의 가치

2026.07.24 정책기자단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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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부는 광복 81주년을 맞아 국민이 전국의 현충시설을 직접 찾아 대한민국의 독립과 호국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2026 현충시설 스탬프 투어, 기억 체크인'을 운영하고 있다. 기억 체크인 캠페인은 오는 11월 17일(화) 순국선열의 날까지 전국 90개 현충시설 기념관에서 진행되며, 독립운동과 6·25전쟁, 호국과 민주주의의 현장을 따라 스탬프를 모으며 역사를 자연스럽게 배우도록 기획됐다.

최용신 기념관에 있던 기억 체크인 스탬프.(직접 촬영)
최용신기념관에 있던 기억 체크인 스탬프 (본인 촬영)

올해는 지역별 코스와 특별 코스를 함께 운영해 한 곳만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현충시설을 연결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현충시설을 단순히 기억해야 할 장소가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역사 여행의 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필자도 이번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기 위해 스탬프북을 신청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최용신기념관'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기억 체크인' 스탬프와 안내물이 놓여 있었고, 본격적인 역사 기행이 시작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최용신 기념관.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있는 최용신기념관 (본인 촬영)

최용신기념관은 농촌계몽 독립운동가 최용신 선생의 삶과 활동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전시실에는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근대 교육을 받고, 이후 경기도 샘골에서 농촌 주민들을 위해 교육과 계몽운동을 펼쳤던 과정이 자세히 소개돼 있었다.

특히 '교문에서 농촌으로, 새로운 시대를 꿈꾸다'라는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최용신 선생은 농촌의 발전이 곧 민족의 발전이라고 믿었고, 여성과 농민이 교육을 통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이 무장투쟁이나 시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배움을 나누고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일로도 이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샘골에서 상록수로 가기까지.(직접 촬영)
샘골에서 상록수로 이어지기까지 (본인 촬영)

전시실에는 당시 샘골강습소의 모습과 농촌계몽운동 관련 사진, 최용신 선생의 삶을 바탕으로 한 소설 '상록수'의 여러 판본이 전시돼 있었다. 오래된 책과 흑백사진을 살펴보니 교과서 속 인물이 아니라 농촌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삶을 바꿔간 한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최용신 선생의 삶은, 소설 상록수로 재탄생됐다.(직접 촬영)
최용신 선생의 삶은, 소설 상록수로 재탄생됐다. (본인 촬영)

최용신 선생이 활동했던 샘골강습소는 6·25전쟁으로 소실됐지만, 주민들은 그녀의 뜻을 기억하며 강습소를 지키고 복원하려 노력했다. 한 사람의 헌신이 마을의 기억으로 이어지고, 다시 기념관이라는 공간으로 남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특히, 최용신 선생을 바탕으로 한 소설 상록수의 이름을 따 일대의 지명이 '상록구'이며, 인근 지하철 4호선 역명 역시 '상록수역'이라는 점은, 최용신 선생을 현재도 기억하는 것 같았다.

최용신 선생의 농촌계몽운동은 독립운동으로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직접 촬영)
최용신 선생의 농촌계몽운동은 독립운동으로 인정받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본인 촬영)

다음으로 찾은 곳은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이었다. 최용신기념관이 독립과 계몽의 역사를 보여줬다면, 전쟁기념관은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수많은 사람의 희생을 전하고 있었다.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직접 촬영)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 (본인 촬영)

전시관에는 6·25전쟁 당시 사용했던 군모와 군화, 쌍안경, 카메라, 군장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었다. 오래되고 낡은 물건 하나하나에는 전쟁터를 견뎌야 했던 장병들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 전쟁이 거대한 작전과 숫자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의 삶과 희생으로 채워졌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유엔군 최대 승전보 중 하나인 용문산 전투.
유엔군의 첫 승리, 지평리전투 (본인 촬영)

백마고지 전투를 재현한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장병들이 치열한 전투 속에서 고지를 지켜내는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과 영상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포화 속에서도 태극기를 지키고 전우를 부축했던 장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의 자유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마고지 전투를 재현한 공간(직접 촬영)
백마고지 전투를 재현한 공간 (본인 촬영)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 초기의 상황과 국군의 38선 돌파, 주요 전투 과정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시 자료 가운데에는 당시 한국군의 어려운 상황을 담은 맥아더 장군의 전선 시찰 보고 전문도 있었다. 특히 전쟁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작전으로 인천상륙작전이 소개됐는데,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다음 목적지인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 전시된 조형물.(직접 촬영)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 전시된 조형물 (본인 촬영)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앞에는 장병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높은 기념탑인 '자유수호의 탑'이 세워져 있었다. 기념관 외벽에는 "어떠한 이유로도 전쟁은 막아야 하며 이런 비극이 이 땅에 또다시 되풀이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는 공간이면서도 다시는 전쟁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었다.

자유수호의 탑.(직접 촬영)
자유수호의 탑 (본인 촬영)

전시실에서는 1950년 9월 15일 실시된 인천상륙작전의 준비 과정과 작전 경로를 살펴볼 수 있었다.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낙동강 전선에 집중돼 있던 북한군의 후방을 공격하기 위해 인천에 상륙했고, 이후 서울 수복으로 이어지며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맥아더 장군의 감사 서신 등.(직접 촬영)
맥아더 장군의 감사 서신 등 (본인 촬영)

당시 유엔군의 이동 경로와 작전 지도를 비롯해 폐허가 된 거리, 상륙하는 장병, 피란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전시돼 있었다. 맥아더 장군의 감사 서신과 전쟁 당시 사용된 장비도 확인할 수 있어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뿐 아니라 그 현장을 지나온 사람들의 흔적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의 전개와 사진(직접 촬영)
인천상륙작전의 전개와 사진 (본인 촬영)

최용신기념관에서 시작한 여정은 전쟁기념관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이어졌다. 세 공간은 서로 다른 시대와 사건을 다루고 있었지만, 나라를 지키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돼 있었다.

'기억 체크인'의 가장 큰 매력은 스탬프를 모으는 재미를 통해 현충시설 방문의 문턱을 낮췄다는 데 있었다. 단순히 도장을 찍고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다음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독립과 호국의 역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혼자 방문해도 좋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작은 역사 기행으로 즐기기에도 알맞았다.

광복 81주년을 맞은 올해, 독립과 호국의 역사는 먼 과거가 아니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일상은 농촌에서 배움을 전한 독립운동가와 전쟁터에서 자유를 지킨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놓여 있었다. 최용신기념관과 전쟁기념관, 인천상륙작전기념관에서 남긴 기록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그들의 삶과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작은 약속처럼 느껴졌다.

☞ '2026 현충시설 스탬프투어 기억 체크인' 누리집 바로 가기

조수연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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