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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현판 한글 병기, 숙의와 공감으로 채운 '모두의 토론회' 현장

국민이 직접 만드는 정책 토론의 시작…'모두의 토론회'
광화문 한글 현판 논의…국민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는 길 체감

2026.07.28 정책기자단 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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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를 주제로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모두의 토론회'가 열렸다. 국민의 의견을 정책 결정 과정에 폭넓게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첫 번째 모두의 토론회였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 상징이자, 많은 국민이 찾는 공간이다. 필자 역시 평소 자주 찾는 장소인 만큼 이번 토론회 공고를 접했을 때 광화문 현판을 둘러싼 논의를 직접 듣고 국민 참여형 공론 과정에 함께하고자 참가 신청을 했다.

'모두의 토론회' 토론장 안내판(본인 촬영)
모두의 토론회 토론장 안내판 (본인 촬영)

◆ 국민이 직접 만드는 정책 토론의 시작

7월 26일 일요일 아침,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으로 향하는 길목에 멀리서도 눈에 띄는 모두의 토론회 안내 입간판이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행사장에 도착하자, 미리 배정된 그룹별 등록대에서 출석 확인이 진행됐다. 출석 등록을 마친 뒤 지정된 소그룹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나이와 지역, 성별이 다양한 국민 200명이 함께했다.

토론장 안 소그룹별로 자리한 참가자들(본인 촬영)
토론장 안 소그룹별로 자리한 참가자들 (본인 촬영)

넓은 토론장에는 원탁 형태의 소그룹 좌석이 마련돼 있었고,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국민 참가자들로 가득 찼다.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고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해 온라인 사전 투표에 참여했다. 사전 투표 결과는 토론 시작 전에 전면 스크린으로 공유됐다.

개회 인사말 및 축사(본인 촬영)
개회 인사말 및 축사 (본인 촬영)

개회 인사말과 축사에 이어 이번 토론회의 취지와 진행 방식이 소개됐다. 

토론은 전문가 발제, 소그룹 토론, 패널토론, 다시 소그룹 토론과 결과 발표순으로 약 8시간 동안 진행됐다. 충분한 정보를 공유한 뒤 각자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의견을 발전시켜 가는 숙의 과정으로 운영됐다.

◆ 사전 학습부터 시작된 깊이 있는 토론

전문가 발제 시간(본인 촬영)
전문가 발제 시간 (본인 촬영)

토론은 전문가들의 발제로 시작됐다.  

광화문 한글 현판 논의가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지, 문화유산 보존과 국가 정체성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지 다양한 설명이 이어졌다.

토론에 참여하기 전에는 '찬성'과 '반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발제를 들으면서 한글의 가치와 문화유산 원형 보존, 국가 상징 공간으로서 광화문의 의미처럼 함께 고려해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느 한쪽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여러 가치를 함께 놓고 고민하게 만드는 주제였다.

◆ 전문가 발제로 넓힌 시각, 다채로운 쟁점을 마주하다

소그룹별 토론 장면(본인 촬영)
소그룹별 토론 장면 (본인 촬영)

전문가 발제 직후 이어진 1차 소그룹 토론에서는 조원들이 차례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다.

같은 테이블에서도 생각은 제각각이었다. 광화문의 역사성과 문화재로서의 원형 보존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세종대왕 동상에서 광화문으로 이어지는 공간인 만큼 미래세대도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한글 현판을 함께 설치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은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각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의견을 이야기한 뒤 다른 참가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논거들을 하나씩 접했다. 같은 자료를 읽고도 무엇을 더 중요하게 바라보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

토론에서는 '한글 현판 병기 시 기대효과와 우려되는 점'을 중심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기대되는 점과 우려되는 점을 자유롭게 나눴고, 이어질 전문가 패널토론에서 묻고 싶은 질문도 조원들과 함께 다듬어 질의서에 담았다.

◆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만든 공론의 시간

패널토론 장면(본인 촬영)
패널토론 장면 (본인 촬영)

오후에는 전문가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정재환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와 배웅규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패널들은 1차 소그룹 토론에서 나온 질문에 답하며 참여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조별 토론에서 정리했던 궁금증들이 전문가들의 설명을 통해 하나씩 이어지면서, 쟁점의 배경과 의미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토론 참가자의 질의(본인 촬영)
토론 참여자의 질의 (본인 촬영)

객석에서도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과 한글의 상징성, 국민 공감대 형성 등 여러 쟁점을 놓고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토론을 들으며 하나의 현판을 둘러싼 논의에도 역사와 문화, 법적 검토, 국민 정서 등 여러 요소가 함께 고려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서로 다른 생각을 듣고 공감대를 찾아간 2차 소그룹 토론

소그룹 의견 교환 장면(본인 촬영)
소그룹 의견 교환 장면 (본인 촬영)

이후 다시 진행된 소그룹 토론에서는 오전보다 한층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앞서 들은 패널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다시 정리하며, 처음의 생각과 달라진 점이 있는지 함께 이야기했다. 한 참가자는 "처음에는 입장을 정하지 못했는데 다른 참가자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차 토론은 '병기 시'와 '미병기 시'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가정한 뒤 각각의 보완 방안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필자가 속한 모둠의 대형 전지에는 조원들의 고민과 아이디어가 하나씩 채워졌다. '병기 시' 보완책으로는 현판의 크기와 자형의 조화, 사후관리 대책 등이 제시됐고, '미병기 시'에는 광화문 광장 바닥면 비춤 조명이나 한글 디자인 조형물 설치 등 한글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안들이 제안됐다.

토론을 이어가며 조원들은 "병기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광화문 광장의 상징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라는 문장으로 의견을 정리했다. 하나의 결론을 서둘러 내리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고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과정이 이번 토론회의 특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집단지성의 확인, 소그룹 결과 공유 

소그룹 토론 결과 발표(본인 촬영)
소그룹 토론 결과 발표 (본인 촬영)

소그룹 결과 발표 시간에는 각 조의 대표들이 8시간 동안 이어진 숙의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주제를 놓고 토론했지만 조마다 정리한 내용과 제안은 조금씩 달랐다. 각 모둠이 충분한 토론을 거쳐 의견을 정리했다는 점이 발표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원형 보존을 우선하더라도 별도의 한글 공간을 조성하자는 제안부터, 일정 기간 한글 현판을 병기한 뒤 국민 의견을 다시 수렴하자는 의견까지 여러 대안이 제시됐다. 문화유산의 원형은 유지하면서도 한글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한 흔적도 엿볼 수 있었다.

찬성과 반대로 나뉘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으려는 시도하는 과정도 이번 토론회의 의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정책은 국민의 목소리에서 시작될 수 있었다

온라인 현장 투표(본인 촬영)
온라인 현장 투표 (본인 촬영)

8시간에 걸친 토론을 마친 뒤, 마지막 순서는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재투표였다. 토론 시작 전 진행했던 사전 투표와 같은 문항에 다시 답하는 방식이었다. 하루 동안 전문가 발제와 소그룹 토론, 패널토론을 거치며 참가자들의 고민이 투표 결과에도 반영된 것이다.

행사가 끝난 뒤 자리를 정리하며 모둠 참가자들과 소감을 나누었다.

한 참가자는 "처음에는 내 의견에 확신이 있었는데, 다른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시각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의미 있었다"라며 "이런 공론의 과정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 국민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 직접 느낀 정책 참여의 가치, 국민의 목소리가 정책이 되는 길

모두의 토론회는 상대를 설득하거나 찬반을 가르는 자리가 아니었다.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존중한 채 공통분모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광화문 한글 현판 병기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함께 고민했던 8시간은 국민의 의견이 정책 논의에 어떻게 담기는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시간이었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모인 국민의 의견이 향후 광화문 현판 정책 검토 과정에 의미 있게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 (보도자료) 국민과 함께하는 첫 '모두의 토론회', 7월 26일 '광화문 현판 병기' 주제로 문을 연다

이하나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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