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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본 적 없는 아빠의 고향, '지역 순회 전시'로 만나다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로 만나본 아버지의 고향
서울 가회민화박물관 '전라도의 서정, 민화로 피다'(~8.23.) 관람기

2026.07.31 정책기자단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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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향은 전라도다.

하지만 현재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친척들도 모두 이사를 간 상황이라 막상 전라도에 가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는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을 통해 직접 방문하지 못한 전라도의 문화를 경험해 보기로 했다. 

이번 사업은 전국의 박물관·미술관이 소장한 우수 전시 콘텐츠를 지역 곳곳으로 옮겨 순회 전시하고, 전시 개최지의 지역 문화유산이나 관광 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까지 함께 진행한다. 

서울에서도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만날 수 있다면, 나 역시 발로 직접 밟아보지 못한 아빠의 고향을 문화적으로나마 먼저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7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열리는 '전라도의 서정, 민화로 피다' 전시를 찾았다.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전라도의 서정, 민화로 피다'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전라도의 서정, 민화로 피다 (본인 촬영)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하나는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이 보유한 우수 전시 콘텐츠를 지역으로 옮겨 선보이는 '지역 순회 전시'고, 다른 하나는 전시 개최지를 중심으로 지역 문화유산과 관광 명소, 문화시설, 지역 상권 등을 엮은 테마형 '관광 프로그램'이다.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국민 누구나 질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하면서,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완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진행된다고 한다. 

내가 찾은 ' 전라도의 서정, 민화로 피다' 전시는 서울 가회민화박물관에서 7~8월간 관람객을 맞은 뒤 오는 10월 6일부터 11월 20일까지는 전남 빛가람 아트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번 관람객을 맞이할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먼저 만나고, 가을에는 실제로 그 문화가 만들어진 지역에서 다시 만날 수 있는 구성인 셈이다. 

전시가 열리는 가회민화박물관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북촌 한옥마을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더운 날씨라 참 지쳤는데, 실내에서 조용히 전시를 즐길 수 있어 관람하기에도 참 좋은 시기라고 느껴졌다. 

민화란?
민화란? (본인 촬영)

전시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민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이 벽에 붙어있었다. 

특히 '민화의 특징' 항목에서는 민화의 조형적 특성이 자세히 설명돼 있었다. 

민화는 시점이 한 곳에 고정돼 있지 않고, 상하좌우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민화는 색채에도 정통 회화와 다르게 청·백·적·흑·황의 오방색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렇게 민화에 대한 전체적인 설명을 먼저 보고 들어가니, 다음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전라도 민화
전라도 민화 (본인 촬영)

전시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유독 기억에 남았던 작품은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김경남이 그린 화조도였다.

강렬한 붉은색으로 색상 대비를 주고, 청록색 계열의 녹색을 써서 전체적으로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색상은 전라도 민화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채색 방식이라고 한다. 

다른 지역 민화에서 흔히 보이는 진하고 무거운 색채와는 결이 다르게, 붉은색과 녹색을 가볍게 겹쳐 쓰면서도 화사함을 잃지 않는 점이 이 지역 화가들만의 감각으로 느껴졌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이 화조도를 그렸을 김경남이라는 사람도 결국 이 붉고 푸른 색을 일상에서 늘 보아온 사람이었겠구나 싶어서, 그림 한 폭이 그가 살았던 땅의 풍경을 옮겨놓은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체험 프로그램
체험 프로그램 (본인 촬영)

전시장 한쪽에서는 직접 민화를 그려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부채나 소품에 민화 문양을 그려보는 방식이었는데, 시간별로 참여 인원이 정해져 있는 듯했다. 

방문 전에 누리집이나 안내를 통해 체험 프로그램 운영 여부와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신청해 보길 추천한다. 

그림을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붓을 들어보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전시장을 나서며, 문화는 꼭 그 땅을 밟아야만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 덕분에 나는 서울에서 아빠의 고향을 먼저 만났고, 이 전시가 가을에 전남 빛가람 아트스페이스로 자리를 옮기면 이번에는 직접 그 땅을 찾아가 다시 만나볼 계획도 세워보게 됐다. 

나처럼 부모님의 고향이나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지역의 문화가 궁금했던 사람이 있다면, 2026 K-뮤지엄 지역 순회 전시 및 투어 지원사업을 통해 그 첫걸음을 떼어보길 권한다.

☞ 뮤지엄 이음 - K-뮤지엄 지역 순회 공식 누리집 바로 가기

박세아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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