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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서산 갯벌, 직접 거닐어본 가로림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확대 등재된 서산 갯벌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가로림만에서 간월암에 바지락칼국수로 마무리한 갯벌 탐험

2026.08.12 정책기자단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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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 2단계 확대 등재가 최종 결정된 것입니다. 2021년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 갯벌에 이어 여수·고흥·무안·서산 갯벌이 새롭게 포함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갯벌은 총 6개 구성요소로 이루어진 연속 유산으로 확대됐습니다.

7월 25일, 서산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7월 25일, 서산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됐습니다. (본인 촬영)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이 생물다양성과 멸종위기종 보전 측면에서 세계유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서해 생태계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의 핵심 서식지로서 이동성 물새와 다양한 해양생물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세계가 인정한 갯벌은 실제로 어떤 모습일까요. 세계유산 확대 등재 소식을 접한 뒤 충남 서산을 직접 찾았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서산 갯벌을 대표하는 '가로림만'입니다.

가로림만에 도착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드넓게 펼쳐진 갯벌이었습니다. 마침, 물이 빠진 시간이라 바다가 있던 자리에는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갯벌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갯벌 사이로는 물이 흐르며 만들어진 갯골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멀리 섬과 산이 갯벌을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가로림만 갯벌의 모습.
가로림만 갯벌의 모습 (본인 촬영)

흔히 갯벌이라고 하면 넓은 진흙밭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직접 바라본 가로림만은 훨씬 다채로운 모습이었습니다. 물이 빠진 갯벌과 남아 있는 물길, 갯벌 위에 놓인 작은 배, 바다 건너편의 섬과 숲이 한데 어우러졌습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하루에도 여러 번 풍경이 달라지는 곳이라는 점도 갯벌만이 가진 매력입니다.

유네스코 역시 한국의 갯벌을 단순히 넓은 갯벌이라는 이유만으로 세계유산으로 인정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갯벌에는 하구형, 개방형, 군도형, 반폐쇄형 등 다양한 갯벌 생태계가 나타나며, 모래톱과 조수로, 갯골, 섬 등 여러 지형적 특징이 함께 발달해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다양한 갯벌 무척추동물과 철새, 멸종위기종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됩니다.

물이 빠진 시간 대라, 직접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직접 촬영)
물이 빠진 시간대라, 직접 걸어볼 수 있었습니다. (본인 촬영)

현장에서는 가로림만을 보다 안전하고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 장치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망 공간에는 '가로림만 갯벌 앱(APP)'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이 앱은 서산시 드론 실증 사업을 통해 개발됐으며, 드론 항공영상을 활용해 갯벌 생태 지도를 제공합니다. 간조와 만조의 물때 정보와 체험자의 위치정보를 연동해 갯벌 체험이 가능한 시간과 안전한 체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로림만 갯벌 앱을 소개하는 안내판.(직접 촬영)
가로림만 갯벌 앱을 소개하는 안내판 (본인 촬영)

'낙지는 어디서 낙지? 서산 가로림에서 낙지!'라는 재미있는 문구와 함께 설치된 대형 낙지 조형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갯벌은 보전해야 할 자연유산인 동시에 지역 주민들의 삶과 먹거리를 만들어온 생활의 공간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갯벌에 서식하는 낙지 모양 조형물.(직접 촬영)
갯벌에 서식하는 낙지 모양 조형물 (본인 촬영)

실제로 갯벌은 겉으로 보기에는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갯벌의 저서생물은 철새의 먹이가 되고, 다시 갯벌은 이동하는 철새들이 쉬어갈 수 있는 중요한 중간 기착지가 됩니다. 2021년 최초 등재 당시에도 유네스코는 서해 갯벌을 세계적으로 규모가 크고 생산성이 높은 갯벌 생태계 중 하나로 평가하며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에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가로림만을 둘러본 뒤에는 서산을 대표하는 명소인 간월암으로 향했습니다. 갯벌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 자리한 간월암은 서산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푸른 기와와 울창한 나무 너머로 서해가 펼쳐지고, 주변에는 갯벌과 바위 해안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밀물때 잠기고, 설물때 길이 열리는 간월암.(직접 촬영)
밀물때 잠기고, 설물때 길이 열리는 간월암 (본인 촬영)

특히 간월암 주변 역시 서해의 조수간만 차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이 빠진 시간에는 바닷물이 물러난 자리가 드러나고, 곳곳의 바위와 갯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갯벌과 바다, 섬과 산이 한 장면 안에 들어왔습니다. 자연유산과 지역의 문화가 서로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해라는 하나의 환경 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 자리해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산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바지락칼국수였습니다. 커다란 그릇에 칼국수와 함께 바지락과 새우 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담겨 나왔습니다. 서산 갯벌에서 채취한 바지락으로 만든 칼국수를 먹으며 앞서 둘러본 갯벌을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갯벌은 생물을 보전하는 자연의 공간이면서 지역 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이고, 여행자에게는 서산의 자연을 맛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갯벌에서 난 바지락으로 끓인 칼국수(직접 촬영)
갯벌에서 난 바지락으로 끓인 칼국수 (본인 촬영)

이번 확대 등재를 통해 서산 갯벌은 이제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가 함께 보전해야 할 자연유산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서도 '한국의 갯벌 2단계'는 2021년과 2026년에 걸쳐 등재된 자연유산으로 기록됐습니다.

직접 찾은 서산에서는 '세계유산'이라는 이름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가로림만의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갯골, 물때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 갯벌과 함께 살아가는 지역의 모습, 간월암에서 바라본 서해, 그리고 갯벌이 내어준 바지락으로 만든 한 그릇의 칼국수까지. 세계유산이 된 서산 갯벌을 오래 지켜나가야 하는 이유는 거창한 이름보다 이러한 풍경과 삶 속에서 더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정책뉴스)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확대 등재…여수·고흥·무안·서산 추가

조수연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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