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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으로 빛나는 밤 '수원 국가유산 야행'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 8월 30일(일)까지 연장 결정
여덟 가지 국가유산 야행 테마에 맞춰 다양한 유·무료 프로그램 운영

2026.08.20 정책기자단 이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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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에어컨 밑에서 지낼 만큼 한동안 지속됐던 열대야 경보가 끝났다. 시원한 비가 내린 이후 한낮은 여전히 덥지만, 해가 진 저녁 시간에는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서늘함을 느끼곤 한다. 나 역시 해가 진 뒤에는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소소한 문화 활동을 즐기러 나가는 등 한동안 멈췄던 바깥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여름, 전국에서는 방학의 끝자락을 장식할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나 역시 친구 혹은 아이와 몇몇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는데, 최근 무려 일 년을 기다린 체험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친구와 함께 수원 화성을 찾았다.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이 수원 화성 일대에서 진행 중이다. 최초 3일간 진행 예정이었던 야행은 이번달 말까지 연장이 결정됐다.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이 수원 화성 일대에서 진행 중이다. 관광객의 많은 관심이 이어지자, 기간은 8월 30일(일)까지 연장됐다. (본인 촬영)

오랜 시간 기다린 행사의 이름은 '국가유산 야행'

전국 주요 국가유산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국가유산 야행은 해당 지역이나 국가유산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살려 진행하는 행사로, '야행'이라는 이름처럼 해가 지기 시작하는 이른 저녁부터 시작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25년 초여름, 인천개항장 국가유산 야행(인천 중구)으로 국가유산 야행 프로그램을 처음 경험한 이후 생각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에 야행의 매력에 푹 빠졌고, 올해는 필자가 거주하는 수원에서 진행하는 수원 국가유산 야행 프로그램에 꼭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거주하는 수원 국가유산 야행이 열리길 일 년을 기다렸다. 지난 16일, 기존 야행일정의 마지막 날 국가유산 야행을 즐기기 위해 수원 화성을 찾았다.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이 열리길 일 년을 기다렸다. 지난 16일, 기존 야행 일정의 마지막 날 국가유산 야행을 즐기기 위해 수원 화성을 찾았다. (본인 촬영)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2026년 8월 14일 금요일부터 16일 일요일까지,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3일간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전통문화관 등 수원 화성과 화성행궁 전역에 걸쳐 진행됐다.

국가유산 야행은 여덟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국가유산 야행은 여덟 가지 테마로 운영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한 프로그램도 있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현장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 (본인 촬영)

행사를 주관한 수원문화재단은 '역사를 품고 밤을 누비다'라고 국가유산 야행을 소개하며 국가유산 야행을 8야(夜)로 나눠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 야행의 여덟 가지 주제는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說),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野宿)으로, 각 테마마다 다양한 유·무료 프로그램이 구성돼 있었다.

이번 국가유산 야행을 조금 더 특별히 즐기고자 쓰담쓰담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사전예약 프로그램은 모두 조기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을 조금 더 특별히 즐기고자 쓰담쓰담 프로그램을 예약했다. 사전 예약 프로그램은 모두 조기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본인 촬영)

필자는 프로그램을 조금 더 깊게 즐기기 위해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 유료 프로그램을 예약하기로 했다. 조선시대 궁중 간식을 만드는 프로그램, 밤에 먹는 야식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 밤빛을 벗 삼아 마을 해설사와 함께 골목을 걸으며 역사를 듣는 투어까지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예약 첫날 마감됐고 남아 있는 프로그램 하나를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필자가 예약한 프로그램은 수원 화성을 따라 걸으며 쓰레기를 줍고, 문화해설사에게 수원 화성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 '쓰담쓰담'으로,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의 마지막 날에 맞춰 예약했다. 행사 당일, 부쩍 길어진 해와 함께 수원 화성에 도착했다. 프로그램의 시작인 7시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국가유산 야행의 프로그램을 둘러보기로 했다.

프로그램 전까지 주변을 둘러봤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 전이었지만, 많은 방문자가 국가유산 야행을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프로그램 전까지 주변을 둘러봤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 전이었지만, 많은 방문자가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을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본인 촬영)

지난해 방문했던 인천개항장 국가유산 야행은 근대를 배경으로 해서인지 상대적으로 조금 더 현대적이었다면,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조선시대가 배경인 만큼 전통적이었고,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다.

가족이 함께 성곽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남기고, 이벤트 참여를 위해 부스에서 휴대폰을 꺼내는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야행을 즐기고 있었다. 나 역시 성곽을 걷고 다른 사람들의 이벤트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쓰담쓰담'의 시작 시각에 맞춰 화홍문 근처 북동포루 쓰담쓰담 수원 화성 부스로 이동했다.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품목을 받았다. 물과 수신기, 쓰레기봉투 등이 지급됐다.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품목을 받았다. 물과 수신기, 쓰레기봉투 등이 지급됐다. (본인 촬영)

쓰담쓰담은 국가유산 야행의 여덟 가지 테마 중 야로(夜路)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행사 당일, 많은 사람이 몰리며 차가 막혀 참가자들이 조금 늦게 도착했고,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접수를 마치니 쓰레기를 주울 수 있도록 종량제봉투와 장갑,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수신기, 아직 해가 넘어가기 전 마지막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얼음물 한 병이 지급됐다.

나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아이와 함께한 가족 단위로, 쓰레기를 주우며 화성을 둘러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참가했다고 이야기했다. 프로그램의 진행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출발지를 떠나 약 30분간 자유롭게 쓰레기를 주우며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쓰레기 자체를 거의 찾기 힘들어 해설사와 함께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며 가벼운 산책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약과와 제중 매실박하차를 받을 수 있었다. 이 중 제중 매실박하차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 정조대왕이 수원 화성을 축성할 당시 성을 쌓던 인부들을 위해 제중단을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제중은 '백성을 두루 살핀다'라는 뜻으로, 시원하면서도 개운했던 제중단이 무더웠던 당시 백성에게도 큰 힘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선 제중단의 이야기도 화성성역의궤에 남아 있는 내용인데, 복원 건축물이지만 광범위한 내용이 정말 자세하게 기재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었던 화성의 놀라움을 다시 한번 느끼며 쓰담쓰담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국가유산 야행 현장에서 저마다의 꿈을 적은 방문객들. 모두의 소원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 현장에서 저마다의 꿈을 적은 방문객들. 모두의 소원이 다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본인 촬영)

어둠이 내려앉으며,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 현장을 찾는 방문자는 점점 늘었다. 가족, 연인과 저마다의 추억을 나누며 국가유산을 즐기는 현장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과거와 현재를 잇고, 우리의 국가유산을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수원 화성은 더 아름다웠다. 국가유산 야행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국가유산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수원 화성은 더 아름다웠다. 국가유산 야행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국가유산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되고 있다. (본인 촬영)

국가유산 야행은 전국 주요 국가유산에서 올해 말까지 진행된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의 국가유산 야행은 없는지, 혹은 꼭 가보고 싶은 국가유산 야행 현장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면 주요 검색 누리집에 국가유산 야행을 검색하거나, '대한민국 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 누리집 등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행사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작년 인천개항장 국가유산 야행을 시작으로, 올해 수원 국가유산 야행까지. 대한민국 국가유산 야행에 주는 점수는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찬란한 우리의 국가유산을 새롭게 즐기는 또 하나의 축제, 올해가 가기 전 국가유산 야행을 꼭 경험해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

* 2026 수원 국가유산 야행은 기존 8월 16일(일)에서 8월 30일(일)까지로 연장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행사 기간 내 수원 화성에 들러 국가유산의 아름다움을 즐겨보세요!

이정혁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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