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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 가득한 동네 책방…서울과 인천 골목책방 탐험

[명소발굴100X100]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나만 가고 싶은 힙한 서점 소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서 가능!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방문기

2026.08.28 정책기자단 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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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신조어를 들으면 민음사의 김민경 편집자님이 생각난다. 그녀는 언론사 채용에서 수십 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 출판사 편집자로 첫 지원에 합격했다. 해외 문학팀 소속 6년 차 편집자로서 세계문학전집의 교정부터 마케팅까지 담당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회사 유튜브 '민음사TV'에 출연해 세계문학 책을 설명하며 점점 유명해졌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해외 문학책을 추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방송을 보면서 나도 고전문학을 각 잡고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요즘 표도르 도스토옙스키가 지은 '죄와 벌'을 읽고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내용이 묵직해서 첫 번째 책을 겨우 다 읽었다. 죄와 벌 2권을 읽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때 텍스트힙을 즐길 수 있는 곳을 알려준다는 솔깃한 소식을 듣게 됐다.

문학도서관 소전서림(본인 촬영)
문학 도서관 소전서림 (본인 촬영)

여행을 사랑하는 국민 4만 명이 직접 뽑은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X100 프로젝트(이하 100X100 프로젝트)' 중에서, '문화·예술·전통' 분야에 '텍스트힙 즐기는 도서관·동네 책방' 주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공식 누리집에서 선정 명소 100곳을 확인한 후, 서울에 있는 품격 있는 독서와 문학적 대화가 오가는 프라이빗 도서관이라는 99번 명소를 보고 궁금한 마음에 찾아갔다.

청담역 14번 출구에서 8분쯤 걸어 도착한 처음 가본 도서관 입구에, 내가 읽던 죄와 벌의 주인공인 라스콜니코프의 조각상이 있었다. 작품에 부착된 정보무늬(QR코드)를 스캔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의 5대 장편소설의 첫 작품인 죄와 벌 주인공의 고뇌를 이행균 작가가 오석을 이용해 흉상으로 조각했다고 한다. 책의 주인공이 실제로 내 앞에 나타난 특별한 기분을 느끼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독서를 장려하는 읽는사람 캠페인(본인 촬영)
독서를 장려하는 읽는 사람 캠페인 (본인 촬영)

건물 1층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북카페와 서점이 있다. 소전서림을 운영하는 소전문화재단에서는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읽는 사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6 이달의 고전 목록'이 눈에 띄었다. 다양한 고전 문학 작품 중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 도서를 알려줘서 독서로 이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소전서림의 공간 구성(본인 촬영)
소전서림의 공간 구성 (본인 촬영)

텍스트힙 즐기는 도서관·동네 책방에 선정된 소전서림은 소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유료 도서관이다. 10만 원을 내고 매일 3시간씩 1년 동안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연회원에 가입하거나, 3만 원을 내고 체험을 위한 하루 5시간 반일권을 구매하면 입장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1층에서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책의 숲'에 들어설 수 있다.

'책이 던지는 질문들 ONE BOOKS'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본인 촬영)
'책이 던지는 질문들 ONE BOOKS'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본인 촬영)

장서는 문학 도서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작가에 따라 책들이 배열돼 있다. 더불어 국내외 예술 도록과 각종 잡지를 열람할 수 있다. 내부는 지하임에도 통유리창으로 뚫린 공간이 있어 빛이 들어와 쾌적한 기분이 들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모양의 의자가 인상적인 소전서림 내부 모습(본인 촬영)
황금알을 낳는 거위 모양의 의자가 인상적인 소전서림 내부 모습 (본인 촬영)

특히 쾌적하고 편안한 의자들이 마음에 들었다. 핀 율 등 유명한 브랜드의 의자에서부터 예술가가 만든 독특한 거위 의자 등이 눈에 띄었다. VOGUE 등 최신 잡지가 갖춰져 있었으며 독서회 소개 자료와 함께 해당 도서가 비치돼 있었다. 소전서림의 연회원이 되면 매 계절 특별한 진행자들이 이끄는 독서회, 북토크, 강연, 낭독회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문학과 예술에 관한 전문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공간이라 재방문 의사가 생겼다.

소전서림이 세련된 서구적인 텍스트힙이라면, 지금 소개할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고풍스러운 동양적인 텍스트힙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명소발굴 100X100에 선정된 곳이 네이버 지도에 표시되어 있다(출처 - 100X100 공식누리집)
100X100 프로젝트에 선정된 곳이 네이버 지도에 표시돼 있다.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X100 누리집)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는 1호선 동인천역 근처로 인천 제물포구 금곡로 18-10에 자리 잡고 있다. 오래된 헌책방 감성과 복고풍 골목 분위기가 어우러져 문화·예술이 함께 살아 있는 공간으로 소개됐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한미서점'은 이전에 가본 적이 있어서, 100X100 프로젝트에서 새롭게 알게 된 '아벨서점'을 찾아갔다. 낯선 서점에서 어떤 텍스트힙을 즐길지 기대됐다. 도착해보니, 한미서점과 아벨서점은 상당히 가까웠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본인 촬영)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본인 촬영)

"안녕하세요." 아벨서점에 들어서니, 자동으로 인사가 나왔다. 연륜이 느껴지는 여성분께서 서점의 카운터를 지키고 계셨다. 손님이 원하는 책을 이야기하면 위치를 알려주시며 대화를 이어가기도 하셨다. 문 옆에 있는 요리책 판매대를 살펴보니 사고 싶은 책이 여러 권이었다. 대형서점에서 봤던 유명한 요리사가 쓴 책도 있었지만, 처음 본 책들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걸 한 권 사 왔다. 이날은 근처에 있는 볶음밥이 맛있는 중국집에서 모임이 있어 서점을 잠깐 보고 돌아갔다.

50년이 넘게 배다리를 지키고 있는 헌책방인 아벨책방(본인 촬영)
50년이 넘게 배다리를 지키고 있는 헌책방인 아벨서점 (본인 촬영)

아벨서점을 다시 찾았다. 서점 외부에 있는 책장에서 발행 연도가 내가 태어난 해와 같은 책을 발견했다. 그 책은 누렇게 변하고 세로쓰기에 한자가 잔뜩 섞여 있었다. 책으로 반세기 가까이 넘게 이렇게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구나. 지금 내 앞에 있는 책을 보며 기억나지 않는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책이 귀하던 시절 이곳에서 책을 사 갔던 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 아벨서점(본인 촬영)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 아벨서점 (본인 촬영)

안쪽에 있는 어린이 책 판매대에는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의자가 준비돼 있었다. 그렇게 헌책들은 누군가가 새롭게 보는 책이 되어 존재의 의미를 더해가겠지. 서가에 걸쳐져 있는 세월의 흔적이 담긴 나무 사다리를 보며 또 감상에 젖는다. 책방 안을 채우는 클래식 라디오의 소리도 한몫했다.

아벨서점 곳곳에 있는 책을 소개하는 문구(본인 촬영)
아벨서점 곳곳에 있는 책을 소개하는 문구 (본인 촬영)

서점 곳곳에서 사장님의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역사에 관한 도서를 모아놓은 칸에서 딸깍발이라는 표현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 시절 봤지만, 한동안 잊고 지냈던 단어이다. 이처럼 책 제목만 봐도 과거가 떠오른다. 오늘 전자책을 보다 잠든 아이의 손을 잡고 헌책방에 같이 방문해 보고 싶다.

이번 달에 전주로 여행 가서 전주사고를 봤다. 임진왜란 기간에 조선왕조실록 중 전주사고본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이렇게 기록을 지켜 나간 노력은 역사와 함께해 왔다.

100X100 프로젝트를 통해 2026년에 다양한 텍스트힙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추천받은 100곳의 목록은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책을 테마로 즐거운 여행을 떠나길 권한다.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명소발굴 100X100 누리집 바로 가기

☞ (멀티미디어 뉴스) 여행을 사랑하는 국민 4만 명이 직접 뽑은 '100×100' 대표 명소

한지혜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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