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주말, 천안시립미술관 로비는 전시장으로 피서를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평소 지역 주민들에게 친숙했던 동네 미술관이 최고 수준의 문화 콘텐츠를 품은 고품격 전시장으로 완전히 변모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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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우리 동네 이게 오네!' 프로젝트의 일환인 충청권 전시 '뿌리와 열매' 현장의 첫인상이다.

박물관 수장고나 서울의 대형 갤러리에 박제돼 있던 K-공예 명작들을 지역 주민들이 늘 오가는 일상 공간으로 직접 배달해 주는 이번 전시는 거대한 미술관 건물을 새로 짓는 기존의 토목식 행정에서 벗어난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지난 7월 1일부터 오는 8월 23일까지 54일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천안 시민들의 문화 향유 방식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 "서울행 KTX 타던 주말, 집 앞 미술관으로 출근합니다"
전시장 내부에는 고보형 작가의 '동주전자', 하지훈 작가의 '나주체어' 등 한국 공예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명작 공예품이 천안이라는 지역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말 나들이 가족 관람객들은 "대접받는 기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진우(41세, 천안시 불당동) 씨의 가족은 "아이들에게 교과서나 미디어로만 보던 명작들을 보여주려면 주말에 큰맘 먹고 전철이나 KTX를 타고 서울까지 나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늘 오가던 동네 미술관에서 최고 수준의 작품을 편하게 관람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동 시간과 비용을 아낀 것은 물론, 지역 주민으로서 큰 존중을 받는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대학생 이지석(22세, 천안시 안서동) 씨 모자는 "방학을 맞아 엄마와 함께 시원한 미술관을 찾았다가 뜻밖의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멀리 서울까지 가지 않고도 천안 집 앞마당 같은 공간에서 이런 고품격 전시를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진정한 문화 복지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건물보다 콘텐츠…'배달형 행정'의 가능성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거대한 미술관 건물을 새로 짓는 토목식 행정은 완공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뿐더러 상시 고품격 콘텐츠를 채우기도 쉽지 않다. 반면, 최고 수준의 문화 콘텐츠를 지역으로 직접 실어 나르는 '이동형 문화 복지'는 예산 대비 지역민의 삶을 바꾸는 체감 효과가 훨씬 강력하고 실속 있음을 이번 천안 전시가 증명해 주었다.

8월 23일 천안 전시가 끝난 이후에도 이러한 순회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휘발되지 않고 대한민국 전역의 문화 상설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기획력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공간 협조와 연계 노력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할 것이다.
☞ (보도자료) 공예가 일상 속으로, '찾아가는 공예 명작전' 전국 순회 개막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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