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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밥상에 담긴 K-푸드의 뿌리…'우리들의 밥상 展'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2에서 10월 25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자연, 그리고 삶과 함께 한 우리 밥상문화 담긴 전시
K-푸드의 역사적 뿌리와 문화적 가치도 엿볼 수 있어

2026.09.02 정책기자단 한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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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K-컬처와 K-푸드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2에서는 7월 1일(수)부터 10월 25일(일)까지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전시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우리의 삶과 자연이 담겨 있는 밥상의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우리의 K-푸드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그 뿌리를 일상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밥상에서부터 찾아보고자 진행되는 전시라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본인촬영)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본인 촬영)

나는 K-푸드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음식들의 목록이나, 요즘 해외에서 인기 있다고 들은 한식 목록을 먼저 떠올리곤 했다. 내가 매일 차려 먹는 밥상을 들여다볼 생각은 못 했는데, 밥상을 통해 우리 식문화의 근원과 뿌리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우리가 무엇을 먹어 왔는지, 우리가 누구와 함께 어떻게, 왜 먹어 왔는지를 느껴보고자 박물관으로 향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밥상>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본인촬영)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본인 촬영)

'우리들의 밥상' 관람 시간은 월, 화, 목, 금, 일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다. 9월 7일(월)과 9월 25일(금)은 휴관일이라고 하니 관람에 있어 참고하면 좋겠다.

특별전시실 앞에서 관람 대기 중인 사람들의 모습. (본인촬영)
특별전시실 2 앞에서 관람 대기 중인 사람들의 모습 (본인 촬영)

관람 시간에 맞춰 이른 아침에 박물관에 방문했는데, 이미 많은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린이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체험을 즐기고 있다. (본인촬영)
어린이 관람객들이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체험을 즐기고 있다. (본인 촬영)
식사하셨어요? (본인촬영)
식사하셨어요? (본인 촬영)

특별전시실에 들어가자 "식사하셨어요?"라는 인사가 나를 반겨주었다. 

"밥 먹었어?", "밥은 먹고 다니니?", "언제 밥 한번 먹어요."와 같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표현하는 인사말과 약속 표현도 눈에 띄었다. 나도 자주 사용하는 말이고, 자주 들어본 말들이었다. 이렇듯 우리의 안부를 묻는 말에는 대부분 '밥'이 들어 있다. 식사와 식문화가 우리 삶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인사에는 '밥'이 들어간 표현이 많다. (본인촬영)
우리의 인사에는 '밥'이 들어간 표현이 많다. (본인 촬영)

이와 더불어 쌀을 씻고 밥을 안치는 과정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오며, 밥을 짓고 담고 먹는 모든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다채로운 언어 표현을 감상할 수 있었다.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던 표현들이었는데, 이렇게 모아 놓고 보니 식사를 준비하고 먹는 모습을 담아내는 표현이 무척 많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1부, 삶과 함께한 우리 밥상' 전시실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쌀밥'의 역사가 펼쳐졌다. 밥은 곡물에 물을 부어 끓이고 익혀 낸 음식이지만, 우리는 식사 전체를 두고 밥이라고 말할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식사상'이나 '음식상'이라는 말 대신 '밥상'이라는 표현을 쓴다. 지금은 밥을 대체할 수 있는 면이나 빵이 많이 발달했지만, 그럼에도 '밥'을 먹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은 것 같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여전히 밥의 위력은 우리에게 있어 강하다. 그러한 밥 한 그릇에는 수천 년 동안 이어진 농경의 역사가 깃들어 있고, 곡물과 불을 다루는 기술이 깃들어 있고, 식문화를 발전시킨 지혜가 깃들어 있다.

주식으로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조리법과 도구, 그리고 밥상 풍경과 삶의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우리는 벼를 주로 소비하는 문화를 지녀 곡식의 껍질을 벗겨 다듬는 도구가 발달했다고 한다. 그래서 절구와 공이, 방아와 같은 도구가 있는 것이다.

곡식을 벗겨 다듬는 도구로 쓰였던 것들. (본인촬영)
곡식을 벗겨 다듬는 도구로 쓰였던 것들 (본인 촬영)

나는 평소 왜 밥을 '만든다'라고 하지 않고, '짓는다'라고 하는지 궁금한 적이 많았다. 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옷을 짓고 집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들을 두고 우리는 '짓는다'라고 표현하는데, 밥 역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기에 '짓는다'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한다. 딱딱한 벼 껍질을 벗겨내고 다듬었다면, 이제는 쌀을 씻어서 물에 불려 불에 올리고 뜸을 들일 차례이다. 이렇게 적어 보면 쉬운 일이지만, 그 과정에는 분명 지혜와 솜씨와 정성이 모두 필요하다.

가마솥과 쌀밥. (본인촬영)
가마솥과 쌀밥 (본인 촬영)

옛 시대에는 흙으로 솥을 만들고 시루를 만들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철솥까지 등장한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이어진 조리 도구의 변화는 밥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박물관의 설명에 따르면, 위관 이용기 선생의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중에서 "밥 짓는 그릇은 곱돌솥이 으뜸이요, 오지 탕관(뚝배기)이 그다음이요, 무쇠솥이 셋째요, 동노구(구리솥)가 하등이니라."라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밥을 먹는 것뿐만 아니라 맛있게 만드는 것에도 우리 조상님들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어 웃음이 났다. 

이렇게 쌀은 우리 밥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존재이지만, 알다시피 쌀밥만 있어서는 우리 밥상이 완성될 수 없다. 국과 반찬이 모두 갖춰져 있어야 밥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밥과 국과 반찬을 담는 그릇들도 종류별로 필요하고, 숟가락과 젓가락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우리들의 밥상'에서는 이러한 밥상의 발전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조선 후기 양반가의 조리법과 상차림 지침서인 '시의전서'가 전시돼 있다.

조선 후기 양반가의 조리법과 상차림이 담긴 지침서, [시의전서] (본인촬영)
조선 후기 양반가의 조리법과 상차림이 담긴 지침서, '시의전서' (본인 촬영)

반상에 음식을 배치하는 방법을 그려 조선시대의 상차림 규칙을 보여주는 책으로, 양반가에 전해 오던 조리서라고 한다. 그림을 보면 상에 올라가야 하는 음식은 물론, 무엇이 어디에 올라가야 하는지도 상세하게 나와 있다. 조리서 옆에는 디지털 화면이 있다. 

어린이 관람객이 [시의전서]를 보며 디지털 밥상을 차려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본인촬영)
어린이 관람객이 '시의전서'를 보며 디지털 밥상을 차려보는 체험을 하고 있다. (본인 촬영)

관람객이 직접 밥상을 차려볼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체험 프로그램이다. 상 위에 올려보고 싶은 반찬과 그릇의 위치를 조정해 볼 수 있어 옛 밥상이 어떻게 차려졌는지를 실감 나게 느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느껴졌던 코너는 잔과 그릇들이 전시된 공간이었다. 눈앞에 있는 건 1500년 전에 쓰이던 물잔이라는데, 요즘의 머그잔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천오백 년 전에 쓰였던 물잔이 오늘날의 머그컵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본인촬영)
1500년 전에 쓰였던 물잔이 오늘날의 머그잔과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본인 촬영)

설명을 살펴보니, 손잡이가 달린 형태의 잔은 삼국시대에도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손에 쥐기 편하고 뜨거운 것을 담아도 화상을 입지 않도록 만든 것이라고 한다. '형태는 필요에서 만들어지고 좋은 형태는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라는 표현이 마음에 남았다. 당연하게 사용해 왔던 컵에도 조상들의 지혜가 묻어 있을 줄이야. 밥상에 놓인 자그마한 잔에서도 우리 역사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편, 커다란 밥그릇과 국그릇에서는 눈을 뗄 수 없었다. 

오늘날의 그릇의 세 배 크기는 되어 보이는 그릇들이다. (본인촬영)
오늘날 그릇의 세 배 크기는 돼 보이는 그릇들이다. (본인 촬영)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먹는 공깃밥의 서너 배 가량을 먹었다는 기록을 본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전시된 밥그릇과 국그릇의 크기는 놀라울 만큼 커다랬다. 반찬을 담는 그릇과 종지의 크기도 종류별로 다양했다. 

여러 종류의 소반들이 전시되어 있다. (본인촬영)
여러 종류의 소반들이 전시돼 있다. (본인 촬영)

다양한 형태의 밥상도 볼 수 있었는데, 조선시대의 경우 유교적 예법의 영향을 받아 신분과 성별, 연령에 따라 따로 식사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한 명이 밥상 하나를 다 차지하는 식문화가 발달한 것이라고 한다. 

전시된 소반의 높이는 25~30㎝ 내외로 높지 않은 편이었는데, 소반은 음식 그릇을 운반하는 쟁반의 기능과 식사용 상의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도구였다고 한다. 다만 판과 다리 모양에 따라 종류가 무척 다양한 것 같아 유심히 살펴보니, 지방마다 전통적인 소반의 모양이 다르고 특징이 다 달라서 그렇다고 한다. 밥상 하나에도 지역 문화가 나타나는 셈이다.

전통 밥상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수라상이다. 임금의 밥상인 수라상은 임금의 건강을 보살피는 끼니의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민생을 살피는 거울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수라상이라고 하면 당연히 화려한 밥상일 거라고 생각했던 게 무색하게, '우리들의 밥상'을 통해 밥상 하나에서부터 백성을 살폈던 임금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뭄이나 흉년이 들었을 때 임금은 반찬 가짓수를 줄였던 '감선'을 실천해 백성의 고통을 헤아리고자 하는 뜻을 보였다고 한다. 

관람객이 궁중 음식을 담았던 청화백자를 감상하고 있다. (본인촬영)
관람객이 궁중 음식을 담았던 청화백자를 감상하고 있다. (본인 촬영)
보상화무늬 청화백자 합. (본인촬영)
보상화무늬 청화백자 합 (본인 촬영)

이와 더불어 잔치가 열리고 나면 음식을 내려 신하와 수고한 사람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백성에게 쌀과 음식을 내리는 여민동락을 실천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우리의 밥상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마음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부, 자연이 빚은 우리 밥상'에서는 계절에 따른 우리 밥상의 변화 양상을 살펴볼 수 있었다. 

우리 밥상의 대표 나물들. (본인촬영)
우리 밥상의 대표 나물들 (본인 촬영)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는 지금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밥상을 차리고 손질해서 먹는다. 지금도 봄이 오면 우리는 산으로 들로 나가 나물을 캐러 다닌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나물'이 들어간 단어만 250개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그만큼 나물이라는 존재가 우리 밥상에서 중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해 왔다는 의미이다. 

복숭아, 씨앗, 감과 밤이 담긴 접시, 과일 씨앗이 담긴 항아리. (본인촬영)
복숭아, 씨앗, 감과 밤이 담긴 접시, 과일 씨앗이 담긴 항아리 (본인 촬영)

박물관에서는 우리 밥상 위의 대표 나물을 소개하고, 나물을 비롯한 옛 먹거리 유물을 다양하게 전시해 두어 옛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어떤 것을 먹어 왔는지를 살필 수 있었다. 

옛 전복의 크기는 남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크다. (본인촬영)
옛 전복의 크기는 남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크다. (본인 촬영)
생선 뼈가 담긴 굽다리 접시와 고둥이 담긴 뚜껑 접시, 긴목 항아리. (본인촬영)
생선 뼈가 담긴 굽다리 접시와 고둥이 담긴 뚜껑 접시, 긴목 항아리 (본인 촬영)

흥미로운 점은 옛 시대에 소비됐던 음식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물과 수산물, 장과 발효 음식 등 자연과 함께하는 음식은 시간을 넘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의 특색이 살아 있는 옹기들. 저마다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본인촬영)
지역의 특색이 살아 있는 옹기들. 저마다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다. (본인 촬영)

우리 밥상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방식을 살펴보며 우리가 무엇을 먹어 왔는지, 우리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가 누구인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청화백자. (본인촬영)
아름다운 무늬가 새겨진 청화백자 (본인 촬영)

가장 가까이에서 소비되는 음식 하나로 문화와 역사, 삶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17세기의 미식가, 허균이 남긴 맛 기록. [도문대작] (본인촬영)
17세기의 미식가, 허균이 남긴 맛 기록 '도문대작' (본인 촬영)

K-푸드의 인기로 다양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그런 와중에 밥상을 통해 우리의 근원을 찾아보며 되짚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전시라는 생각이 든다.

☞ (보도자료) 농식품부 장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 개막행사 참석

☞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 '우리들의 밥상' 전시 안내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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