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일은 매 순간 선택과 기회비용의 연속이다. 그중에서도 인생의 가장 큰 경사라 불리는 '결혼'은 아이러니하게도 주거와 금융의 영역에 들어서는 순간 엄혹한 '감점 요소'로 작용하곤 했다. 언론과 시장에서 끊임없이 지적해 온 이른바 '결혼 페널티(Marriage Penalt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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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의 배우자는 평범한 공무원 부부다. 국가와 사회를 위해 일한다는 보람으로 살아가지만, 월급봉투의 두께는 타인의 상상만큼 두텁지 않다. 둘이 힘을 합쳐 차곡차곡 모아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20대 청년들이다. 하지만 우리가 혼인신고를 고민하고, 주거 사다리를 올라가려 할 때마다 가로막았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부부'라는 제도적 굴레였다. 혼자일 때는 손에 잡힐 듯했던 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혜택들이, 법적인 부부가 되는 순간 거짓말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그리고 국토교통부의 '생활밀착형 현장규제 개선과제'를 접하며 나는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리는 듯한 해방감을 느꼈다. 정책 발표문 속에 적힌 건조한 법률 용어와 숫자들이 나에게는 혼인신고 전후 겪었던 막막함과 서운함을 씻어내 주는 실질적인 구원책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필자가 직접 체감한 두 가지 핵심 변화를 통해, 결혼 페널티가 어떻게 삶의 희망으로 전환됐는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외벌이보다 못한 맞벌이?"…정책대출 소득 요건 합리화가 가져온 단비
우리 부부가 청약과 내 집 마련을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부딪혔던 벽은 바로 '디딤돌대출'과 같은 주택도시기금의 정책대출 소득 기준이었다.
기존 제도를 살펴보면, 정책대출을 받기 위한 소득 요건은 단독가구(1인) 기준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인 반면, 신혼부부 합산 소득 기준은 8500만 원 이하였다. 산술적으로 따져보아도 명백한 불평등이었다. 혼인 전 각자 연 소득 4000만 원을 받던 남녀가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부부 합산 소득은 8000만 원이 된다. 신혼부부 기준에 겨우 턱걸이하거나 조금이라도 성과급이나 수당이 붙어 8500만 원을 넘어선다면, 곧바로 정책 지원 대상에서 아예 배제돼 버리는 구조였다.
1인 가구 두 명이 합치면 소득 한도가 최소 1억 2000만 원으로 늘어나는 것이 상식적임에도, 신혼부부라는 이유만으로 기준을 단 8500만 원으로 묶어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주변의 수많은 맞벌이 동료는 "결혼신고를 하면 저리 대출이 막히니 무조건 혼인신고를 미뤄야 한다.", "위장 단독가구를 유지하는 것이 지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건넸고, 이는 서글픈 현실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정직하게 봉급을 받고 법적인 부부가 된 대가가 디딤돌대출이라는 사다리의 차단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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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금융 종합대책 및 소득 요건 개선을 통해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신혼부부가 대출을 신청할 때 부부 합산 기준뿐만 아니라,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일반 소득 기준(단독가구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대출을 허용하도록 합리화된 것이다.
이 작은 변화가 우리 공무원 부부에게 가져다준 삶의 영향은 절대 적지 않다. 맞벌이라는 이유로 시중은행의 고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끌어 써야만 했던 이자 부담에서 벗어나, 드디어 정부가 제공하는 저리의 정책대출 혜택을 당당히 누릴 수 있게 됐다. '결혼했기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억울함이 '결혼했기에 안정적인 주거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안도감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 "신혼집도 없는데 결혼식부터?"…신혼희망타운 증명 기한 연장의 해방감
또 하나 나를 깊은 시름에 빠뜨렸던 것은 신혼희망타운의 '예비신혼부부' 혼인관계증명서 제출 기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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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혼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신혼희망타운 예비 당첨이라는 귀한 기회를 얻었다. 하늘이 도운 기회라며 기뻐했던 것도 잠시, 모집 공고문을 읽어 내려가다 마주한 조항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예비신혼부부 자격으로 당첨될 경우, '모집 공고일로부터 1년 이내'에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만 최종 당첨 자격이 유지됐다.
문제는 신혼희망타운의 특성상 청약 당첨 시점부터 실제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하기까지는 통상 2~3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었다. 입주는 아직 한참 까마득한 미래의 일인데, 당첨 지위를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공고 후 1년 안에 무조건 서류상 부부가 돼야 했다. 아직 결혼식 일정이나 신혼집 자금 마련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았음에도, 행정적인 제출 기한에 등 밀려 혼인신고부터 서둘러야 하는 거꾸로 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를 아파트 청약 서류 기한에 맞춰 강제당하는 느낌은 절대 유쾌하지 않았다. 만에 하나 혼인신고를 먼저 했다가 입주 전까지 주거 대책이 꼬이거나 정책대출이 가로막히는 2중, 3중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국토교통부의 현장규제 개선안을 통해 신혼희망타운 예비신혼부부의 혼인관계 증명 기한이 기존 '모집 공고 후 1년'에서 '실제 입주 전까지'로 전격 연장됐다. 이 조치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한 핀셋 행정의 정석이었다. 이제는 신혼집에 실제 입주하는 시점에 맞춰 차근차근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를 진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자율성이 확보된 것이다.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혼인신고를 강제당하던 심리적 중압감이 해소됐다.
◆ 결혼이 '길일'이 되는 사회를 꿈꾸며
국가적인 초저출생과 인구 절벽 위기 속에서, 청년들에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라."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구호는 무성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청년들이 마주한 제도들은 결혼을 주저하게 만드는 암묵적인 장애물로 가득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주택 및 금융 대책, 그리고 국토부의 규제 완화는 단순히 숫자 몇 개를 바꾸는 행정 절차가 아니라, 나처럼 현장에서 막막함을 느끼던 수많은 청년과 신혼부부들에게 "정부가 여러분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라는 실질적인 신호를 보낸 사건이다.
필자가 직접 체감한 이번 정책의 변화는 주거 안정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을 넘어, '법적인 부부'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느꼈던 억울함을 씻어주었다.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는 행위가 주거 사다리에서 낙오하는 '페널티'가 아니라,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미래를 그려나가는 '축복'이 되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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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청년들이 더 이상 꼼수를 부리거나 혼인신고를 미루지 않아도 되는 사회,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것이 삶의 가장 큰 무기가 되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이번 정책 변화가 나의 삶을 바꾸었듯, 내 집 마련의 꿈을 향해 달리는 더 많은 청년 부부에게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가 돼주길 기대해 본다.
☞ (보도자료)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 (보도자료) 결혼·주거·이동 더 편리하게, 국토부 현장규제 14건 손 본다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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