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지나면서 '청년정책'이라는 말이 예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취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좋은 직장을 구하면 어느 정도 고민이 끝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직장인이 되고 보니 취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의 시작이다.
매달 월급을 받지만, 월세와 관리비를 내야 하고, 생활비를 쓰면서 미래를 위한 목돈도 마련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만 하며 살 수는 없다. 퇴근 후, 공연이나 영화를 보고 싶고 가끔은 여행도 떠나고 싶다. 직장인이 된 뒤에도 돈이 필요한 곳은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정부가 발표한 2027년 청년 예산 43조 3000억 원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그래서 내 삶은 내년에 얼마나 달라질까?' 거대한 예산 숫자만 바라보기보다 내가 매달 돈을 넣는 통장부터 퇴근 후 문화생활, 나와 비슷한 지방에서 거주하는 청년들의 일상에 하나씩 대입해 봤다.
먼저 청년미래적금이다. 요즘 친구와 함께 매달 50만 원씩 청년미래적금을 붓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모으면 얼마가 될지 계산해 보기도 하고, 월급을 받은 뒤 50만 원을 먼저 떼어 놓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눈다. 이제 가입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3년 뒤 만들어질 목돈을 생각하며 꾸준히 넣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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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미래적금은 3년 만기의 자유적립식 상품으로 월 최대 50만 원까지 낼 수 있다. 정부 기여금은 일반형 6%,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우대형은 12%다. 그런데 2027년 청년 예산을 하나씩 '언박싱'해 보니 내년에는 혜택이 더 커질 예정이다. 우대형 정부 기여금 지급률을 12%에서 15%로 높이고, 지방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청년을 위한 별도 우대 트랙을 신설하는 내용이 예산안에 담겼다.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50만 원은 지금 당장 쓸 수 없는 돈이지만, 조금씩 쌓이는 잔액을 보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와 함께 시작한 적금이기에 서로 꾸준히 넣고 있는지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정부의 지원이 더해지면서 청년이 스스로 목돈을 만드는 과정에 힘을 보태준다는 점에서 내게는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청년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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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문화생활이다. 지금까지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지원 나이 때문에 내가 이용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청년문화패스'로 확대되면서 지원 대상이 19~34세 청년으로 넓어진다. 공연과 전시뿐 아니라 영화와 도서, 체육 활동까지 활용 범위도 확대될 예정이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지역에 따른 지원 차이다. 국비 지원액은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으로 예정돼 있다. 현재 비수도권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세부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면 내년에는 15만 원의 문화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15만 원이라는 금액만 놓고 보면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을 하며 월세와 생활비, 저축까지 챙기다 보면 가장 먼저 줄이게 되는 지출 중 하나가 문화생활이다. 퇴근 후, 영화 한 편을 보고 주말에는 전시를 찾고, 읽고 싶었던 책을 사는 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에게는 꽤 반가운 변화다.
서울을 떠나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문화생활 역시 청년의 지역 정착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좋은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도 중요하지만, 퇴근한 뒤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도 삶의 만족도를 결정한다. 일하는 곳을 넘어 '계속 살아도 좋겠다'고 느끼는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문화와 여가도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 국립대학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찾아온다.
정부는 2027년 지방국립대학 신입생의 등록금 부담을 크게 낮추기 위한 지원을 예산안에 담았다. 지역에서 대학에 다니는 청년이 학비 부담을 덜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출발선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대학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이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에게는 내년 캠퍼스에서 만날 신입생들이 바로 정책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대학에서 일하다 보니 신입생 한 명이 지역대학에 입학한다는 것이 단순히 학생 한 명이 늘어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도 체감하고 있다.

한 청년이 지역대학에 입학하면 몇 년 동안 그 지역에서 생활하게 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단골 가게가 생기며, 아르바이트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과 관계를 맺는다. 졸업한 뒤 지역에서 괜찮은 일자리까지 찾을 수 있다면 대학 입학을 계기로 시작된 인연이 정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생긴다.
그래서 지방국립대학에 대한 등록금 지원은 단순히 학비를 덜어주는 정책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공부하는 비용을 낮추고, 이후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 정책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면 '지역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청년'을 만드는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43조 3000억 원은 여전히 큰 숫자다. 하지만 매달 50만 원씩 빠져나가는 적금통장과 내년부터 이용할 수 있는 청년문화패스, 그리고 내가 근무하는 대학에 입학할 신입생의 모습을 하나씩 떠올려 보니 그 안에는 청년들의 꽤 평범한 하루가 담겨 있었다.
취업했다고 청년의 고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어디에서 살아갈지, 얼마를 모을지, 퇴근 후 어떤 삶을 누리며 미래를 준비할지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2027년 청년정책이 그런 평범한 고민을 하나씩 덜어준다면, 내년의 나는 올해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오늘을 즐기면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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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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