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하나 낼게요. 다음 중 요즘 구하기 가장 어려운 건 뭘까요?
① 나이키 한정판 스니커즈 ② BTS 콘서트 표 ③ 인기 맛집 웨이팅 ④ GPU
정답은 ④번, GPU입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요. 콘서트 표는 취소표라도 뜨지, GPU는 돈이 있어도 1년 넘게 줄을 서야 겨우 받습니다.

◆ 대기업 회장님이 치맥 회동까지 한 이유, GPU 대란의 실체
AI를 만들려면 두뇌 역할을 하는 GPU가 필수인데, 지금 전 세계가 이걸 두고 오픈런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품절 대란을 겪고 있습니다. 주문해도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니, 사실상 프리미엄 리셀 시장까지 생길 판입니다.
그래서 젠슨 황이 방한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아시나요? 평소 좀처럼 공개 행보를 안 하는 것으로 유명한 삼성 이재용 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나란히 '치맥 회동'에 나섰습니다. 재벌 총수들마저 체면 차릴 겨를 없이 GPU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대라는 뜻입니다. 체면이고 나발이고 굴지의 대기업 삼성과 현대 회장도 GPU 확보만 할 수 있다면 오픈런할 기세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젠슨 황은 앞으로 5년 간 최첨단 GPU 약 26만 장을 한국에 우선 공급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웬만한 나라 1년 예산으로도 못 채울 물량을, 회장님들이 치킨 뜯으며 따낸 셈입니다.

그리고 이 품절 대란 아이템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의 원인이 된 AI, 놀랍게도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 등장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뜬금없이 120년 전 을사늑약을 소환했습니다. "변화하는 국제 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국권을 빼앗겼던 120년 전 을사년의 과오를 다시는 되풀이할 수 없다"라는 말, 여기까지는 흔한 광복절 인사말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곧바로 이어 붙인 한마디가 반전이었습니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 기술을 육성해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합니다."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총칼 대신 이번엔 AI 때문에 나라를 뺏길 뻔했다.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은 없어도, AI 못 만드는 나라는 조용히 주권을 내줄 수 있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었던 겁니다.
◆ 잠깐, AI한테 국적이 있다고요? 여권 없는 챗봇의 웃픈 사정
'AI 주권'이라는 말,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별거 아닙니다. 요즘 전 세계가 내 나라 데이터로, 내 나라 AI를 만들자며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데, 이걸 '소버린(Sovereign)' AI라고 부릅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방한해서 "모든 국가는 고유한 AI를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라고 대놓고 못을 박았을 정도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자기 AI가 없는 나라는 결국 남의 나라 AI에 얹혀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이 순간에도 대화하는 그 챗봇, 냉정하게 국적을 따지면 십중팔구 미국산 아니면 중국산입니다. 필자는 한국어로 물어보는데, 정작 그 AI의 주민등록은 태평양 건너에 있는 셈이죠. 조금 억울하지 않나요?
◆ 나만 믿어! AI 공짜로 줄게
정부는 AI 주권을 지키기 위해 전 국민 무료 AI 서비스인 '모두의 AI'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모두의 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로 전 국민에게 국산 범용 AI 챗봇 서비스를 무료 및 무제한으로 제공해 AI 기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2026년 AI 예산 총 9조 9000억 원 중 GPU 확보에만 2조 원 이상을 투입해 2028년까지 총 5만 2000장 확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세기에 우리나라가 제철소와 고속도로에 국운을 걸었다면, 21세기에는 AI에 국운을 걸고 있는 셈입니다.
AI 시대를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세계의 AI 기술을 공유하기 위해 2026년 8월 19일부터 8월 21일까지 'AI 서밋 서울 & 엑스포'가 개최됐습니다.
◆ 'AI 서밋 서울 & 엑스포', 그 열기 속으로
말로만 들으면 실감이 안 나서, 직접 AI 전쟁의 최전선을 다녀왔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AI 서밋 서울 & 엑스포' 현장은 '2026 대한민국 AI 혁신인재 커넥트' 소속으로 참여했는데, 한마디로 사람이 사람에 치이는 수준이었습니다.


◆ 국회로 간 AI, 로봇도 국적이 필요하다
8월 25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도 다녀왔습니다. 챗봇 같은 '말하는 AI'를 넘어, 로봇이나 자율주행처럼 '몸을 가진 AI'인 피지컬 AI도 결국 반도체·GPU 자립 없이는 한 발짝도 못 나간다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15명의 국회의원 외에도 수백 명의 AI 관계자들이 모여 '한국피지컬AI협회'가 피지컬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국산화를 넘어 행동 데이터 표준과 산업 실증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나섰습니다.

◆ 나라 지키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 다짐은 그대로였다
1905년의 우리는 조약 한 장에 국권을 내줬습니다. 2026년의 우리는 서버 한 대, GPU 한 장을 두고도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총칼 대신 칩(chip)이, 조약 대신 코드가 국경을 넘나드는 시대이지만, 우리 손으로 우리의 미래를 지키겠다는 마음만큼은 1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셈입니다.
AI 서밋의 인파 속에서, 그리고 국회 토론회의 진지한 목소리 속에서 이 다짐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걸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필자가 무심코 쓰는 스마트폰 속 AI가 어느 나라 것인지, 그리고 10년 뒤 내 아이가 쓸 AI는 어느 나라 것일지, 그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오늘도 대한민국은 부지런히 뛰고 있습니다.
☞ (영상) KTV 국민방송 누리집: AI 주권, 새로운 독립 - 이재명 정부 AI 주권 1년의 기록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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