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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바람'이 전통 공예를 만나다…경복궁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전통

'바람의나라' 30주년 맞아 전통 공예로 세계관 재해석한 전시
'바람의나라'와 청년 창작자가 펼친 전통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

2026.09.23 정책기자단 엄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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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이라는 전통의 공간에 30년 역사의 온라인 게임이 들어왔다.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세계가 만난 곳은 서울 경복궁 계조당이다. 국가유산청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넥슨재단·넥슨코리아가 함께 마련한 '보더리스(BORDERLESS):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가 9월 9일부터 21일까지 이곳에서 열렸다. 제목 속 '이립(而立)'은 서른 살을 뜻한다. 2026년 서비스 30주년을 맞은 넥슨의 대표 게임 '바람의나라'가 전통문화와 만났다는 의미를 담았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 게임 캐릭터와 세계관, 전통공예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출처 :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이번 전시는 넥슨재단의 문화예술 지원 사업 '보더리스'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협업한 두 번째 전시다. 지난해 전통문화와 콘텐츠 산업의 결합 가능성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바람의나라'가 30년 동안 쌓아온 한국적 서사와 세계관을 전통 재료와 기법으로 재해석했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출처 :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전시에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 조각·전통 도자·전통 회화·전통 섬유 전공 학생들이 참여했다.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작품 5점과 학생들의 전통 미술 공예 작품 10점 등 총 15점이 공개됐다. 게임 속 직업인 도적과 NPC 다람쥐를 건칠·옻칠·자개로 표현한 조각 작품 '도적, 바람을 타다'를 비롯해 사신수와 용 전설 등 익숙한 게임 속 소재가 도자, 회화, 단청 등 다양한 전통기법으로 새롭게 표현됐다.

흥미로운 지점은 단순히 게임 캐릭터의 외형을 전통적인 모습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협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뿐 아니라 학생들의 고유한 전통 공예 작품도 함께 전시돼 콘텐츠가 전통기술과 어떤 방식으로 융합될 수 있는지, 그 바탕에 어떤 전통 재료와 기법이 존재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 '보는 전시' 넘어 게임 이용자와 전통문화를 잇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출처 :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게임과 전통 공예의 만남은 관람 방식에도 이어졌다. 관람객은 전시장 홍보물의 정보무늬(QR코드)를 이용해 웹도록에 접속한 뒤 작품을 감상하며 관련 문제를 풀 수 있다. 미션을 완료하면 '바람의나라' 게임 아이템이 포함된 전시 기념 쿠폰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통 공예에 익숙하지 않은 게임 이용자에게 작품을 한 번 더 들여다볼 계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전시 작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굿즈도 전통문화의 접점을 전시장 밖으로 확장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굿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신진 예술가들의 향후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작품 관람에서 상품 제작과 판매, 다시 창작자 지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점에서 전통문화 콘텐츠의 활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 기업의 IP와 대학의 전문성, 청년 창작자의 새로운 길을 열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출처 :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또 하나의 지점은 '누가 전통을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넥슨재단은 지난 4월부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작품 제작을 지원했다. 당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재학생 가운데 국가유산 수리기술·기능자, 국가무형유산 이수자 등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5개 팀을 선발했다. 넥슨재단이 대학에 전달한 기부금과 넥슨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도 사업에 활용됐다.

이는 기업이 문화유산을 단순한 홍보 소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보유한 콘텐츠와 IP를 젊은 전통예술가에게 새로운 창작 소재로 제공하고 실제 작품 제작과 전시 기회까지 연결한 사례라는 데 의미가 있다.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출처 : 본인 촬영)
보더리스: 이립의 바람, 전통을 잇다. (본인 촬영)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역시 이번 협업을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산학협력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의 콘텐츠 역량과 대학의 전통문화 전문성을 연계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와 교류하고 새로운 진로와 창작 영역을 개척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전통은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할 때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축적된 기술과 가치를 바탕으로 동시대의 사람들이 즐기는 콘텐츠와 만나고, 새로운 창작자들의 손을 거치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30년을 이어온 게임과 오랜 세월 축적된 전통 공예가 경복궁에서 만난 이번 전시는 전통문화가 오늘날의 콘텐츠 산업과 어떻게 연결되고, 다시 미래 세대의 창작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되고 있다.

☞ (보도자료)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넥슨재단·넥슨코리아와 전통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잇다

엄정우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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