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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몰라도 재난문자 읽을 수 있다"…22개 언어 제공앱 'Emergency Ready'

22개 언어 번역본 제공…한국 거주 외국인 위한 '안전 길잡이' Emergency Ready App

2026.09.28 정책기자단 정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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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휴대전화에서 갑자기 재난문자 경보음이 울릴 때가 있습니다.

폭염경보부터 집중호우, 산불, 지진 등 내용도 다양합니다. 저 역시 재난문자를 받으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먼저 내용을 확인하곤 합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이 재난문자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이를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 경기도 이천의 한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네팔 필리핀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외국인을 위해 운영하는 'Emergency Ready App'을 함께 사용해 봤습니다.

Emergency Ready App 설치 화면(본인 캡쳐)
Emergency Ready App 설치 화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 한국어 재난문자, 외국인에게는 어떻게 보일까요?

먼저 평소 재난문자를 받으면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물어봤습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다면 '폭염', '호우', '대피' 같은 단어에 익숙할 수도 있지만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재난문자 속 표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재난 상황에서는 문자의 의미를 천천히 번역하는 것보다 '무슨 일이 발생했고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안부도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난 6월 15일 'Emergency Ready App'을 개편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언어입니다. 기존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3개 언어에서 22개 언어로 재난문자 서비스가 확대됐습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를 통해 국내 체류 외국인의 약 97%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로 재난문자를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22개 언어로 재난문자 서비스 확대(본인 캡쳐)
22개 언어로 재난문자 서비스 확대 (Emergency Ready App)

◆ 직접 설치해 보니…재난문자를 모국어로 확인

이번에는 근로자의 휴대전화에 앱을 직접 설치했습니다.

설치 과정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Emergency Ready App'을 검색해 내려받은 뒤 위치 정보와 알림을 허용하면 됩니다.

앱을 실행하고 언어를 설정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재난정보였습니다.

태풍이나 지진, 폭설 등 각종 재난·안전 정보를 모국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평소 한국어로만 접하던 재난정보를 익숙한 언어로 확인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니 '22개 언어 지원'이라는 숫자가 실제 생활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조금 더 와닿았습니다.

필리핀 출신 근로자가 앱의 언어를 설정하고 재난정보를 확인하는 모습(본인 촬영)
필리핀 출신 근로자가 앱의 언어를 설정하고 재난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본인 촬영)

◆ 문자만 번역해 주는 앱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 앱을 평범한 '재난문자를 외국어로 보여주는 앱'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살펴보니 재난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안전 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지진이나 태풍, 폭설 같은 자연재난뿐 아니라 사회재난 등에 대한 행동요령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만약 지금 재난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생각하며 행동요령을 하나씩 찾아봤습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정보를 아는 것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재난 대응 체계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는 자신의 언어로 행동요령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유용해 보였습니다.

재난문자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함께 찾아봤습니다.(본인 촬영)
재난문자를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함께 찾아봤습니다. (본인 촬영)

◆ "대피해야 한다면 어디로?" 주변 시설도 찾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근무지를 기준으로 주변 안전 시설도 확인해 봤습니다.

'Emergency Ready App'에서는 대피 시설과 공공 의료 시설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난문자를 모국어로 이해했더라도 정작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모른다면 실제 대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화면만 살펴보지 않고 현재 생활하고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필요한 시설을 직접 찾아보는 방식으로 앱을 이용해 봤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한국의 지역명이나 공공시설 위치 자체가 낯설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생활권에서 필요한 안전 정보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재난에 대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mergency Ready App을 자국어로 활용하는 모습(본인 촬영)
Emergency Ready App을 자국어로 활용하는 모습 (본인 촬영)

◆ 국내 체류 외국인 287만 명 시대, 재난정보에도 언어 장벽이 없어야 합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87만 명에 이릅니다. 이제 재난 안전 정책에서도 외국인의 정보 접근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부도 앱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국어 재난정보 접근 경로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안전24(eng.safekorea.go.kr)' 외국어 누리집에서도 재난문자와 재난 발생 정보, 국민행동요령 등을 22개 언어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공항과 출입국·외국인청, 한국관광공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외국인 주민센터 등을 통해 'Emergency Ready App'을 알리고 있습니다.

이번 체험을 통해 느낀 것은 재난정보에서 중요한 것은 그냥 '문자를 보내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받은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모국어로 전달되는 재난정보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생활하거나 일하고 있는 외국인이 주변에 있다면 'Emergency Ready App'을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재난은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재난이 발생한 뒤 앱을 찾는 것보다 평소 미리 설치하고 자신의 언어와 알림, 위치 정보를 설정해 두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Emergency Ready App 영어 설정 시 나오는 화면(본인 캡쳐)
Emergency Ready App 영어 설정 시 나오는 화면 (Emergency Ready App)

재난 앞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안전의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22개 언어로 확대된 작은 스마트폰 앱 하나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에게는 위급한 순간 필요한 정보를 얻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보도자료) (설명)외국인의 재난정보 접근성 향상을 위해 다국어 재난정보 제공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뉴스핌)

정창희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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