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발생하면 우리는 뉴스를 통해 현장의 상황을 접한다. 사고 규모와 구조 상황,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알리는 언론 보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장의 참혹한 모습이나 유가족의 슬픔이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어떨까. 재난을 경험한 당사자는 물론 뉴스를 지켜보는 사람에게도 또 다른 심리적 고통이 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지난 9월 10일 '재난보도 모니터링 도구 고도화와 체크리스트 개발(한림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실시한 '트라우마 예방관점 재난보도 현황조사(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후속 연구로, 기존 재난 발생 직후뿐 아니라 추모일 등 중장기 보도까지 점검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연구 대상에는 2024년 12·29 여객기 참사(무안 제주항공여객기)와 2025년 경북·경남·울산 초대형 산불,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 12·29 여객기 참사 1주기 보도가 포함됐다.
◆ 재난 직후에는 '자극적 표현', 추모 기간에는 '격한 감정'
(1).jpg)
연구 결과는 시기에 따라 재난보도의 문제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재난 발생 직후에는 자극적인 표현과 충격적인 장면이 최고 30.6%로 두드러졌고, 추모 기간에는 유가족의 오열이나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담은 장면이 최고 50%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문제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심각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취재 과정을 '평상시 → 사건 발생 직전(투입 전) → 사건 발생 중(현장 취재) → 사건 발생 이후(보도·후속·복귀)' 네 단계로 구분한 재난보도 체크리스트가 마련됐다. 뉴스 이용자가 이미 보도된 기사에 대해 개선을 요청할 수 있는 '재고 요청 양식'도 개발됐다.
실제로 이 기준을 생각하며 2024년 12월 30일 보도된 12·29 여객기 참사 관련 기사 한 편의 제목을 살펴봤다.
제목은 '"기억할게요" 눈물바다 된 현장…추모행렬 잇따라'로 부제에는 감식 현장을 지켜보던 '유가족 끝내 오열'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기사 첫 사진 역시 사고 여객기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본문에서도 감식 현장을 지켜보던 유가족 2명이 희생자가 겪었을 상황을 떠올리다 오열했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었다.
◆ '사실인가'뿐 아니라 '꼭 보여줘야 하는가'
기사에 담긴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서 곧바로 문제가 있는 보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난 현장의 슬픔과 유가족의 상황을 전달하는 것 역시 언론의 역할 중 하나다.
그러나 체크리스트의 취지를 생각하며 기사를 읽으니, 평소와는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눈물바다'와 같은 표현은 사고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일까. 유가족이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꼭 필요했을까. 슬픔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과 재난 경험자의 감정을 보호하는 것 사이에서 어느 지점을 선택해야 할지도 고민하게 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만난 재난 경험자들은 기사 내용 자체뿐만 아니라 동의 없는 촬영과 반복적인 개별 접촉 취재를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일반 뉴스 이용자들은 자극적인 보도의 반복이 뉴스 자체를 피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 '재고 요청 양식'을 작성한다면 해당 기사에 대해 제목과 사진, 유가족의 격한 감정을 담은 표현이 재난 경험자에게 미칠 영향을 다시 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적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기사를 삭제하라는 요구라기보다 같은 사실을 전달하면서도 당사자의 존엄과 심리적 안정을 조금 더 고려할 방법은 없는지 질문하는 과정에 가깝다.
◆ 재난보도를 바라보는 독자의 시선도 달라져야

체크리스트를 적용해 보기 전에는 재난 기사를 볼 때 주로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집중했다. 하지만 직접 항목들을 염두에 두고 기사를 다시 읽어보니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가'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유가족의 눈물이나 사고 현장의 충격적인 모습을 반복해서 보여주지 않더라도 사고의 원인과 수습 과정, 피해자 지원 정책, 안전 대책과 재발 방지 노력 등을 통해 재난의 심각성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재난 이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도 양상도 달라지는 만큼 가이드라인 역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모일마다 재난 경험자가 다시 상처받지 않도록 현장의 기자와 데스크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재난보도는 우리가 사회적 참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기록이다. 그렇기에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가장 아픈 순간을 필요 이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 (보도자료) 자극적 보도 줄이고, 트라우마 예방한다 재난보도 이용자·생산자용 체크리스트 개발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 뉴스 |
|
|---|---|
| 멀티미디어 |
|
| 브리핑룸 |
|
| 정책자료 |
|
| 정부기관 SNS |
|
※ 브리핑룸 보도자료는 각 부·처·기관으로부터 연계로 자동유입되는 자료로 보도자료에 포함된 연락처로 문의
※ 전문자료와 전자책의 이용은 각 자료를 발간한 해당 부처로 문의
이전다음기사
정책브리핑 게시물 운영원칙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게시물은 삭제 또는 계정이 차단 될 수 있습니다.
- 1. 타인의 메일주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의 개인정보 또는 해당 정보를 게재하는 경우
- 2.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경우
- 3. 공공질서 및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내용을 유포하거나 링크시키는 경우
- 4. 욕설 및 비속어의 사용 및 특정 인종, 성별, 지역 또는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용어를 게시하는 경우
- 5. 불법복제, 바이러스, 해킹 등을 조장하는 내용인 경우
- 6.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광고 또는 특정 개인(단체)의 홍보성 글인 경우
- 7. 타인의 저작물(기사, 사진 등 링크)을 무단으로 게시하여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글
- 8. 범죄와 관련있거나 범죄를 유도하는 행위 및 관련 내용을 게시한 경우
- 9. 공인이나 특정이슈와 관련된 당사자 및 당사자의 주변인, 지인 등을 가장 또는 사칭하여 글을 게시하는 경우
- 10. 해당 기사나 게시글의 내용과 관련없는 특정 의견, 주장, 정보 등을 게시하는 경우
- 11. 동일한 제목, 내용의 글 또는 일부분만 변경해서 글을 반복 게재하는 경우
- 12. 기타 관계법령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 13.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