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어디로 떠날까?'다. 유명 관광지를 다시 찾을지, 아직 가보지 않은 지역으로 떠날지 고민하다 보면 여행지를 정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 이번 여행은 검색창의 인기 여행지 대신 국민이 직접 고른 여행 명소를 따라가 보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X100 프로젝트(이하 100X100 프로젝트)'를 활용한 여행이다. 국민이 직접 선정한 전국 9883개 명소를 지역과 테마, 주제에 따라 찾아볼 수 있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여행지를 발견할 수 있다.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X100(spot100x100.kr)' 누리집에서 강원 지역을 살펴본 뒤 목적지를 영월로 정했다. 한 지역에서도 서로 다른 매력을 경험해 보고 싶어 자연생태·여행 취향·문화예술전통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골랐다. 그렇게 완성된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한반도 지형, 영월역, 서부시장이다.
◆ 기차에서 내리자 시작된 영월 여행, 한옥의 멋을 담은 영월역

첫 번째 여행지는 강원도 '여행 취향' 테마의 영월역이다. 보통 여행에서 기차역은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잠시 거쳐 가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역 자체를 하나의 여행 장소로 바라봤다. 1955년 준공된 영월역은 태백선에 자리한 역으로 한옥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이 눈길을 끈다. 기와지붕과 단청이 어우러져 있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기차역과는 첫인상부터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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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에 서서 건물을 바라보니 현대적인 교통시설에 전통적인 건축 요소를 더해 지역의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영월은 단종의 유배와 죽음, 장릉 등 단종의 역사가 깊게 남아 있는 지역이다. 역 주변에서는 영월과 인연이 깊은 방랑 시인 김삿갓을 표현한 동상도 만나볼 수 있었다.

영월역은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알려진 장소이기도 하다. 방문해 보니 유명 촬영지라는 사실보다 여행객에게 지역의 첫인상을 만들어주는 공간이라는 점이 더 기억에 남았다. 평소라면 열차에서 내려 바로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겠지만, 이날만큼은 잠시 발걸음을 늦췄다. 여행의 시작점도 충분히 여행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 따뜻한 사람 냄새와 먹거리가 가득한, 영월 서부시장

두 번째 여행지로 '문화예술전통' 테마를 따라 영월 서부시장을 찾았다. 이곳의 역사는 1959년 개설된 영월서부아침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는 농민들이 이른 아침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지고 나와 장을 열고, 정오가 되면 다시 농사일을 하러 돌아갔다고 한다. '아침시장'이라는 이름에도 지역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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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지역 농·특산물뿐 아니라 영월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만나는 장소로도 사랑받고 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메밀전과 메밀전병, 올챙이국수, 순대 등 다양한 먹거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영월에 왔다면 빼놓기 어렵다는 메밀전과 메밀전병을 맛봤다. 관광지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도 있었지만, 강원 지역에서 친숙한 식재료와 조리법을 시장이라는 생활 공간에서 경험한다는 점이 더 재미있었다.

시장을 조금 더 걸으니 먹거리뿐 아니라 영월 사람들의 일상도 보였다.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과 주민들의 모습, 가게마다 진열된 지역 농산물, 골목을 채우는 음식 냄새까지 더해지면서 이곳이 관광객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지역의 생활이 이어지는 시장이라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 자연이 만든 한반도를 만나다, 영월 한반도 지형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자연생태' 테마의 영월 한반도 지형이다. 영월을 대표하는 자연경관 중 하나로, 서강이 굽이쳐 흐르며 만들어낸 지형이 우리나라 한반도의 모습과 닮아 이름 붙었다. 한반도 지형에 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약 800m의 탐방로를 걸어야 했다. 초반 계단을 지나 숲길을 따라 걸으니 여행지에 '도착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체험처럼 느껴졌다.

탐방로를 걷는 동안에는 영월의 자연환경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이 지역은 석회암이 발달한 곳으로, 탐방로 주변에서도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다. 20분가량 걸었을까. 전망대에 가까워지면서 나무 사이로 조금씩 한반도를 닮은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지막 계단을 지나 전망대에 서자 굽이치는 강물 가운데 자리한 지형이 한눈에 들어왔다.

동쪽은 비교적 높고 서쪽은 낮아 보이는 모습부터 물길 안쪽으로 모래가 쌓인 모습까지 자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풍경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전망대에 마련된 한반도 지도와 실제 지형을 번갈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화면에서 여행지를 선택할 때는 '한반도를 닮은 풍경' 정도로 생각했지만, 전망대에 올라와 바라보니 지역의 지질과 강물이 함께 만들어낸 자연유산을 경험하는 여행지라는 점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번 영월 여행은 유명 관광지를 먼저 정한 것이 아니라 100X100 프로젝트에서 지역과 테마를 살펴보며 내가 경험하고 싶은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국민이 추천한 장소가 또 다른 국민의 실제 방문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여행객의 발걸음이 지역 곳곳으로 넓어진다면 지역의 자연과 역사, 시장과 먹거리처럼 미처 알지 못했던 매력도 함께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가을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100X100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여행 취향부터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정책뉴스) 국민 4만 명이 만든 대한민국 여행지도…'100x100' 명소 공개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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