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프리랜서로 영상과 모션그래픽 작업을 하고 있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할 일이 많고, 평소에도 공연이나 전시를 좋아해 시간이 날 때면 연극이나 소극장 뮤지컬을 보러 가거나 전시장을 찾는다. 직접 보고 경험한 문화 콘텐츠를 숏폼으로 만들어 SNS에 소개하는 것도 취미 중 하나다.
하지만 보고 싶은 공연과 전시를 모두 찾아다니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생활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취미생활에 쓰는 비용도 줄이게 됐다. 공연 한 편을 보는 데 몇만 원씩 들다 보니 한 달에 여러 작품을 보고 싶어도 가격부터 확인하게 되고, 관심이 가는 공연이나 전시를 발견하고도 다음으로 미룬 적이 여러 번 있었다.
필자는 1994년생으로 현재 30대다. 분명 청년에 해당하지만, 막상 청년 대상 정책을 찾아보면 사업마다 연령 기준이 달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화지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현재 운영 중인 '청년문화예술패스'는 19~20세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필자는 이용할 수 없다.
그런데 2027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는 '청년문화패스'로 확대하고 지원 연령을 19~34세로 넓히는 내용이 포함됐다. 청년을 위한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문화 분야에서 첫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 경험을 확대하고, 예술인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도 강화한다. 또한 콘텐츠 분야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도 늘어난다. 문체부의 2027년도 예산안은 9조 6345억 원으로 올해보다 22.6% 증가했다. 문체부 예산안이 9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생활을 즐기는 30대이자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프리랜서의 입장에서 내년에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자세히 살펴봤다.
◆ 19~20세에서 19~34세로, 내년에는 30대도 청년문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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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청년문화패스'다. 현재 운영 중인 '청년문화예술패스'는 대한민국 19~20세 청년에게 공연·전시·영화 관람과 도서 구매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6년 기준 수도권은 15만 원, 비수도권은 20만 원을 지원하며 생애 최초 1회 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1994년생인 필자는 현재 지원 대상이 아니다. 공연과 전시를 자주 관람하고 문화 콘텐츠를 꾸준히 소비하고 있지만, 올해까지는 나이 때문에 이용할 수 없는 정책이었다.
하지만 2027년부터는 '청년문화예술패스'가 '청년문화패스'로 확대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원 연령이다. 현재 19~20세에서 19~34세 모든 청년으로 범위가 넓어지면서 필자 역시 새롭게 지원 연령에 포함된다.
사용할 수 있는 분야도 넓어진다. 현재 공연·전시·영화·도서에 사용할 수 있는데, 내년부터는 체육활동까지 추가될 예정이다. 2027년도 예산안에 발표된 1인당 국비 지원액은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이다. 현재 제도와 비교해보면 대상 연령과 사용 분야가 크게 확대되는 대신 지원금 체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2026년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수도권 15만 원, 비수도권 2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2027년 청년문화패스의 국비 지원액은 수도권 10만 원, 비수도권 15만 원으로 발표됐다. 다만 내년도 사업의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지방비 추가 지원 여부 등은 앞으로 확정되는 세부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평소 연극이나 소극장형 뮤지컬을 자주 보고 박물관과 전시도 즐겨 찾는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고 난 뒤에는 직접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활용해 SNS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수도권 기준 국비 10만 원이 1년 동안 드는 문화생활 비용을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필자가 주로 찾는 소극장 공연이나 전시를 생각하면 몇 차례의 관람 비용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필자에게는 지원 금액보다 연령 확대가 더 크게 다가왔다. 올해까지만 해도 '나와는 상관없는 정책'이라고 생각했던 제도를 내년에는 직접 이용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에서, 문화 분야로 일자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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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화패스를 살펴보다 보니 또 하나 관심이 간 부분이 있었다. 문화 분야에서 일을 시작하려는 청년에게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필자는 현재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기관과 업체의 영상·모션그래픽 프로젝트를 맡아 일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낀 것은 경력이 다음 일을 얻는 데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무엇을 만들었는지가 포트폴리오가 되고, 그 결과물이 다시 다음 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 역시 처음부터 지금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았던 것은 아니다. 작은 작업부터 하나씩 경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쌓았고, 그렇게 만들어진 경력이 새로운 일을 맡을 수 있는 기회로 이어졌다. 그래서 처음 문화·콘텐츠 분야에 진입하는 청년에게 실제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 눈길이 갔다.
2027년에는 34세 이하 문화예술 전공 졸업자의 민간·공립 예술단체 연수단원 활동 기회를 600명으로 확대한다. 예술산업 기획·경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청년인턴 352명도 새롭게 마련하고, 게임 분야 현장형 청년 인턴십은 500명으로 확대한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청년이 해외 현지에서 K-컬처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청년 K-컬처 글로벌 프런티어' 파견 인원도 2000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최근 관람한 연극을 보면서도 현장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작은 소극장 안에서 몇 개의 소품과 무대 연출만으로 집과 카페, 회사가 만들어지고, 밤과 낮은 물론 과거와 현재까지 자연스럽게 오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무대장치가 없어도 아이디어와 연출에 따라 하나의 공간이 전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소극장 공연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 편의 공연이 완성되기까지는 배우뿐 아니라 기획과 연출, 무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한다. 이러한 현장에서 청년들이 직접 부딪치며 경험을 쌓을 기회가 많아진다면, 그 경험이 하나의 경력으로 남고 다음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 일을 시작하는 것만큼 중요한, 계속 일할 수 있는 환경
문화 분야에서 첫 경력을 쌓을 기회가 중요하다면, 일을 시작한 뒤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프리랜서는 회사원처럼 매달 정해진 급여를 받지 않는다. 프로젝트가 몰리는 시기가 있는 반면 일이 뜸한 때도 있다. 특히 몸이 아파 일을 쉬게 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기면 곧바로 수입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2027년 예산안에서 예술인의 사회보험 가입을 돕는 '예술인 기초생활보장 지원'을 311억 원으로 확대한다. 산재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을 늘리고, 기존에는 지원하지 않았던 건강검진 비용도 내년부터 새롭게 지원할 예정이다. 예술인생활안정자금 융자 규모도 확대된다. 생활자금은 200억 원, 전세자금은 400억 원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일한다고 해서 누구나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예술활동증명 등 각 사업의 자격요건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프리랜서 입장에서는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다. 창작자에게 새로운 작품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환경 역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 영상·모션그래픽 만드는 정책기자, 정부의 '콘텐츠 투자' 의지에 환호
청년이나 예술인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 외에도 관심 있게 살펴본 부분이 있다. 바로 콘텐츠 기술에 대한 투자다. 문체부는 2027년 콘텐츠 분야에 1조 7719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콘텐츠 연구개발 예산안은 올해 1515억 원에서 내년 1774억 원으로 17.1% 늘어난다. 특히 새롭게 추진되는 'K-컬처 라이브 공연 향유 경험 혁신 연구개발'에는 250억 원이 편성됐다.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를 멀리 떨어진 특수관이나 극장 등에서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 문화를 즐기는 청년이자, 콘텐츠를 만드는 프리랜서로서
처음 2027년도 예산안을 살펴봤을 때 필자에게 가장 먼저 와닿은 것은 청년문화패스의 연령 확대였다. 올해는 19~20세가 아니어서 이용할 수 없지만, 내년에는 34세까지 지원 대상이 넓어지면서 필자도 처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연령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그다음으로 이어졌다.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화 분야에서 첫 경력을 쌓을 기회를 늘리고,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함께 담겨 있었다. 여기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된다.
필자는 공연과 전시를 즐기는 관람객이면서, 그 경험을 직접 SNS 콘텐츠로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 동시에 영상과 모션그래픽을 제작하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예산안을 살펴보면서 단순히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일하는 청년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함께 보게 됐다. 다만 현재 발표된 내용은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이다. 실제 지원 규모와 대상, 신청 방법 등은 예산 확정 이후 각 사업의 세부 시행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나이 때문에 이용할 수 없었던 청년문화예술패스를 내년에는 직접 이용해보고 싶다. 그리고 필자처럼 문화 콘텐츠를 즐기면서 동시에 이를 만드는 일을 하는 청년들이 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마련된 지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관심 있게 지켜볼 생각이다.
☞ (정책뉴스) 문체부 내년 예산 첫 9조 원 돌파…청년문화패스, 19~34세로 확대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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