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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의 디자인'에서 살펴본 '공공디자인의 가치'

문화체육관광부·국가유산청 주최 '돌봄의 디자인 (Caring by Design)'展 개막 (~11.1.)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 수상작 등 17개 수상작 만나볼 수 있어

2026.10.11 정책기자단 한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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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학과에 재학하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주제는 '공공디자인'이다.

공공디자인이 무엇일까? 왠지 규모가 커 보이는 용어에 벽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공디자인이란 공공성과 심미성을 더해 일상 속 문제를 해결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이르는 용어다. 표지판, 안내판, 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벤치 아이디어를 비롯해 횡단보도 및 신호등 색상을 눈에 띄는 색으로 바꾸는 것 역시 공공디자인의 일환이다.

<돌봄의 디자인>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의 모습. 그 어떤 예술품보다도 우리 눈에 익숙한 것들이 많다. 전부 우리 생활을 안전하고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공공디자인이다. (본인촬영)
'돌봄의 디자인'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시설물의 모습. 그 어떤 예술품보다도 우리 눈에 익숙한 것들이 많다. 전부 우리 생활을 안전하고 윤택하게 만들기 위해 설계된 공공디자인이다. (본인 촬영)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주차, 골목길 범죄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실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공공디자인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업 시간에 디자인이 생활 속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사례를 자주 접하면서부터 공공디자인에 큰 관심을 가지고, 매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 작품을 찾아보고 있다.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우수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출처: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우수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 누리집)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역할과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고, 우수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행해 온 시민 참여형 디자인 문화 사업이다.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대상)은 '주민참여 생활실험실(리빙랩) 용용랩을 통한 한강로동 생활안심디자인사업'이 수상했다.

2026년의 대통령상은 '주민참여 생활실험실(리빙랩) 용용랩을 통한 한강로동 생활안심디자인사업'이 수상했다. (출처: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DB)
2026년의 대통령상은 '주민참여 생활실험실(리빙랩) 용용랩을 통한 한강로동 생활안심디자인사업'이 수상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 디자인 DB)

용산구에 의하면, 한강로동 생활 현장에서 확인된 문제에 맞춰 총 21종의 생활안심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한다. 주요 사거리 모퉁이에는 과속 차량으로 인한 보행자 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모퉁이'를 설치했으며, 상점 주변 소음과 흡연으로 인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부엉이 매너 알리미 조명'을 도입해 주목받기도 했다.

빗물을 모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우수관을 개선한 '빗물모아 나눔통', 무단침입에 대한 주민 불안을 줄이고 위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신고를 할 수 있는 정보무늬(QR 코드), 112 신고·위치정보를 연계한 '조명형 범죄 신고 통합 주거지 표식 사인' 등 어두운 골목을 안전하게 밝히는 다양한 공공디자인 아이디어가 실생활 속에서 생생하게 기능하고 있다고 한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고 시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출처: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DB)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어두운 골목길을 밝히고 시민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 디자인 DB)

수상작을 찾아보다가 작품을 보다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이 '2026 공공디자인 페스티벌'의 일환으로서 문화역서울284 '돌봄의 디자인 (Caring by Design)'에 전시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에서 주최하는 <돌봄의 디자인> 전시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출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에서 주최하는 '돌봄의 디자인' 전시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국가유산청에서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돌봄의 디자인'에서는 오늘날 공공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비전을 조명한다. 바로 이 자리에서 20명의 공공디자인 예술가의 참여 작품과 더불어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사업 부문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역 곳곳에 홍보 중인 <돌봄의 디자인> 전시. (본인촬영)
서울역 곳곳에 홍보 중인 '돌봄의 디자인' 전시 (본인 촬영)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리빙랩', 어린이의 목소리를 담은 도서관, 휠체어 사용자 시각을 고려한 안내표지까지. 올해 수상작은 공간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사용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아이디어가 특히 돋보였기 때문에, 전시를 보기 전부터 기대가 됐다.

9월 17일(목)에 개최된 해당 기획특별전시는 11월 1일(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이니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정에 참고하자.

전시는 11월 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월요일이 휴관일이니, 일정에 유의하여 방문하자. (본인촬영)
전시는 11월 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월요일은 휴관일이니, 일정에 유의해야 한다. (본인 촬영)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문화역서울284에는 관람객들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전시는 총 4개의 스테이션으로 진행된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만날 수 있는 것은 '돌봄 디자인 사물 읽기'다. 문화역서울284 안팎의 공공 공간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일상 속 공공시설물을 돌봄에 빗대어 소개한다.

오전 10시,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찾은 문화역서울284에는 벌써부터 관람객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본인촬영)
오전 10시, 전시가 시작되자마자 찾은 문화역서울284에는 관람객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본인 촬영)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익숙한 공공시설물이 필자를 반겼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름을 모르는 것이 태반이었다.

특히 인도마다 불쑥 솟아올라 있는 이 철제 기둥은 필자도 자주 보던 것인데, 막상 이름을 말하려니 한 번에 나오지 않아 당황했다.

'볼라드'라는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막상 생김새를 보면 모를 수가 없다. (본인촬영)
'볼라드'라는 이름이 생소하더라도, 막상 생김새를 보면 모를 수가 없다. (본인 촬영)

알고 보니 '볼라드(Bollard)'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차량이 인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의 경계면에 설치하는 안전 시설물이다.

'라바콘' 등 우리 주위에서 너무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공시설물이 전시장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본인촬영)
'라바콘' 등 우리 주위에서 너무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공공시설물이 전시장을 한가득 채우고 있었다. (본인 촬영)

이외에도 건설 공사 현장에서의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라바콘(Rubber Cone)', 손에 손잡듯 맞물려 보행자를 보호하는 '방호벽' 등 익숙하지만 낯선 다양한 생활 속 공공시설물이 소개돼 있었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존재인데도 너무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 새삼스럽게 중요성을 되새기게 됐다.

시설물의 설명을 읽고 관람하는 관광객들의 모습. (본인촬영)
시설물의 설명을 읽고 관람하는 관광객의 모습 (본인 촬영)

'쓸기, 닦기, 지우기' 코너에서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에 비해 저평가됐던 유지·관리의 디자인적 가치를 조명한다.

사물이 제자리에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리정돈이 필수적이다. 디자인에서의 쓸고, 닦고, 지우는 일은 단순히 청소가 아니라 우리 삶과 다양한 시설물을 하나의 일상으로 연결 짓는 데 도움을 준다.

'쓸기, 닦기, 지우기' 코너에서 만날 수 있는 <청소하는 꽃>은 빗자루, 먼지털이, 대걸레 등 값싸고 흔한 청소도구를 활용하여 가장 화려한 꽃을 표현한 작품이다. (본인촬영)
'쓸기, 닦기, 지우기' 코너에서 만날 수 있는 '청소하는 꽃'은 빗자루, 먼지떨이, 대걸레 등 값싸고 흔한 청소 도구를 활용해 가장 화려한 꽃을 표현한 작품이다. (본인 촬영)

특히 인상 깊었던 전시 공간은 '무인양품(MUJI)'이었다. 청소를 더 쉽게 지속할 수 있는 다양한 청소용품과 더불어 디자인 사용법을 책자로 안내하고 있었다.

무인양품(MUJI)의 청소도구 속에는 사람마다 다른 청소 방법을 존중하는 세심함이 엿보인다. (본인촬영)
'무인양품(MUJI)'의 청소도구 속에는 사람마다 다른 청소 방법을 존중하는 세심함이 엿보인다. (본인 촬영)

사람은 자기 주변을 청소할 때 자신만의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다. 사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려는 개개인의 다채로운 노력을 존중하기 위해, 무인양품은 신체와 공간 조건에 맞춰 어떤 모양으로든 변주를 줄 수 있는 독특한 청소 도구를 선보인다.

리필하거나 갈아끼워서 사용하는 도구, 교체하여 사용하는 도구, 작은 틈새를 위한 도구를 각각 실선과 점선을 이용해 구분해두었다. (본인촬영)
리필하거나 갈아끼워서 사용하는 도구, 교체해 사용하는 도구, 작은 틈새를 위한 도구를 각각 실선과 점선을 이용해 구분해 두었다. (본인 촬영)

리필하거나 갈아끼워서 사용하는 도구, 교체해 사용하는 도구, 작은 틈새를 위한 도구로 세심하게 분류된 전시 물품을 보면서 공공디자인은 사물과 사람을 동시에 생각하는 디자인임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이어지는 스테이션 2 전시 공간에서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다. 2026년에는 사업 부문과 연구 부문에서 총 17점의 우수 사례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역의 생활 문제, 어린이와 교통 약자, 지역의 가치 발굴 등 다양한 주제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연구 과제가 한자리에 모였다.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용산구의 '용용랩'. 현재 골목의 실제 요소로 녹아들어 주민들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한다. (본인촬영)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용산구의 '용용랩'. 현재 골목의 실제 요소로 녹아들어 주민들의 삶의 일부가 됐다고 한다. (본인 촬영)

나는 지난 학부 수업에서 '조치원 노후 골목 밝히기' 팀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조사를 하면서 어두운 골목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회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마음이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조명 개선, 안심 벨, 안심 거울 등 정부 차원의 조치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당시 실제로 시민 인터뷰를 했을 때 '불편 사항이나 불안한 마음은 여전히 있다'라는 답변이 과반을 넘겼기 때문이다.

2026년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주민참여 생활실험실(리빙랩) 용용랩을 통한 한강로동 생활안심디자인사업'은 단순한 구조물 배치를 넘어서 시민들의 삶 속 불편을 함께 탐색하는 방향으로 추진된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빗물모아 저금통'의 모습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본인촬영)
'빗물모아 나눔통'의 모습을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본인 촬영)

전시 공간에서 시민이 직접 디자인한 '빗물모아 나눔통'을 만나볼 수 있었다.

제작된 배경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주민들이 화분에 물을 주려고 곳곳에 놓아두었던 물통에서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빗물을 깨끗하게 저장해 조경용수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이다. 심미성, 편의성, 친환경까지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기발한 발상이다.

천안두정도서관의 '내일의 어린이실' 조감도. 어린이가 도서관에서 관심사를 탐색하고 창작까지 할 수 있도록 도서관의 의미 자체를 확장시켰다. (본인촬영)
천안 두정도서관의 '내일의 어린이실' 조감도. 어린이가 도서관에서 관심사를 탐색하고 창작까지 할 수 있도록 도서관의 의미 자체를 확장했다. (본인 촬영)

이외에도 천안 두정도서관의 '내일의 어린이실'은 도서관의 의미를 어린이의 관점으로 폭넓게 생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도서관 전체를 어린이가 자신의 관심사를 '탐색'하는 놀이 공간으로 해석했다고 한다.

약 4개월에 걸쳐 어린이 이용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8세~13세 전용 공간인 '0813 작업실'을 개설했다. 복잡한 십진분류표 대신 '냠냠', '심심할 때 뭐 해?'처럼 어린이가 관심사를 직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13개 주제로 책을 정리했으며, '작업 존'에서는 170여 종의 재료를 마련해 어린이가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한다.

도서관의 공간을 개편하면서 책의 수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오히려 대출 권수가 크게 늘어 '천안시 도서관 중 도서 대출이 가장 많은 도서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는 결과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 안전 정보 디자인ᐧ문화 확산 프로젝트'의 책자. (본인촬영)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안전 정보 디자인·문화 확산 프로젝트의 책자 (본인 촬영)

이외에도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안전 정보 디자인·문화 확산 프로젝트, 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한 선정릉 '헤리티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 등 2026년 만의 특별한 공공디자인 수상작을 만나볼 수 있으니, 방문해 살펴본다면 생활 밀착형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공예ᐧ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한 '선정릉 헤리티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의 다양한 굿즈 물품과 책자. (본인촬영)
한국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원장상을 수상한 '선정릉 헤리티지 브랜드 경험 디자인'의 다양한 굿즈 물품과 책자. (본인 촬영)

기획특별전 중 3부 '도시를 돌보다'는 특히 오랫동안 관람하게 됐다. 

도시를 이루는 요소에는 행정과 제도, 그리고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전부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파손된 벽 틈을 메우거나 필요에 따라 기존 건물에 어떤 요소를 덧붙여 시공하는 모든 관리가 도시를 끊임없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도시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인공이 연결된 하나의 환경이라고 설명한다.

전시에서는 도시를 '사람과 자연, 인공이 연결된 하나의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도심 속에 살아가면서도 도시가 가꾸어 나가야 할 공공의 환경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살지는 않았던 것 같아 스스로를 성찰하게 되었다. (본인촬영)
전시에서는 도시를 '사람과 자연, 인공이 연결된 하나의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도심 속에 살아가면서도 도시를 가꿔 나가야 할 공공의 환경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 촬영)

대표적으로 산업화와 대규모 토목공사로 훼손된 한강 변에 자연의 흐름을 되살린 '선유도공원' 프로젝트가 있다.

철거된 선유정수장의 구조와 형태를 살려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정원 쉼터로 공간을 재해석했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식물이 자라고 물이 흐르도록 해, 과거 정수장의 흔적과 새로운 생태 환경이 공존하는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했다.

하나의 도시를 이루기 위한 설계도, 그 속에서 살아가고 도시를 관리하는 사람도 모두 공공디자인을 이루는 돌봄의 요소다. (본인촬영)
하나의 도시를 이루기 위한 설계도, 그 속에서 살아가고 도시를 관리하는 사람도 모두 공공디자인을 이루는 돌봄의 요소다. (본인 촬영)

이처럼 오래된 폐시설을 되살리기 위한 설계, 건축, 관리도 결국 도시와 사람을 더 나은 관계로 연결하는 디자인이다. 도시를 누군가 대신 관리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함께 가꾸는 공동의 환경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가 마음에 남는다.

사실 관람하기 전에는 '공공디자인 시설물을 소개하는 전시의 이름이 '왜 돌봄의 디자인일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전시를 돌면서 깨달은 점은 이번 특별전은 공공디자인을 만드는 행위뿐 아니라 유지하고 돌보는 실천을 조명하는 전시라는 사실이다.

공공디자인의 가치는 설계에서만 오지 않는다. 완성된 공간 속에서 실제로 시민이 이용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쓰레기통, 빗물받이, 우체통과 같은 다양한 공간은 결국 수많은 사람이 사용함으로써 그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다.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미화ᐧ시설 관리ᐧ보안ᐧ안내를 담당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본인촬영)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미화·시설 관리·보안·안내를 담당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본인 촬영)

전시는 역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과 함께 미화·시설 관리·보안·안내를 담당하는 다양한 사람을 조명하며 마무리된다. 전시를 회고하며, '건축가' 또는 '디자이너'라는 명칭 속에 가려져 있던 숨은 돌봄의 주역을 비추는 이 자리가 유독 소중하게 느껴졌다.

디자인 그 자체뿐 아니라 디자인된 공간을 유지하고, 보수하고, 청소하는 모든 돌봄을 아울러 운영의 가치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공공디자인이란 한 사람의 노력으로만 완결되는 작품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역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과 책자, 돌봄의 주역을 소개하며 전시가 마무리되었다. (본인촬영)
역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과 책자, 돌봄의 주역을 소개하며 전시가 마무리됐다. (본인 촬영)

공공디자인은 멀리 있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가 외출할 때, 학교에 갈 때, 심지어는 집 안에서도 우리 생활 속 각종 안전과 편의를 도맡고 있는 일상 그 자체다. 실생활 속에서 어떤 불편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거나 공공디자인 보존에 참여할 수 있다.

무심하게 지나쳤던 익숙한 주변이라도 조금 더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바로 옆에서 동작하고 있는, 재미있고 놀라운 공공디자인 요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보도자료) '202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 주민이 직접 만든 한강로동 맞춤형 생활 안심 디자인 선정

☞ 공공디자인 실험실 누리집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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