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는 친한 시각장애인 친구가 있다. 종종 친구와 함께 편의점을 들를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곤 한다. 매대에 늘어선 식품들 사이에서 원하는 제품을 집어 들더라도, 포장지 뒤편에 빽빽하게 적힌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나 소비기한을 친구 혼자서 눈으로 확인하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스마트폰 돋보기 앱을 가깝게 대보거나 주변 점원에게 물어봐야만 했다. 장보기는 누구에게나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어야 하지만, 친구에게는 매번 넘어서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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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장에서 겪는 시각·청각장애인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반가운 정책을 선보였다. 식약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식품 포장지의 표시 사항을 실시간 음성과 수어 영상으로 안내하는 '모두누리 식품표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했다.
◆ '모두누리 식품표시', 어떤 서비스인가?
'모두누리 식품표시'는 시각·청각장애인이 식품을 구매할 때 포장지에 적힌 정보를 혼자서도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정보 제공 프로그램이다. 이용자가 전용 앱이나 모바일 웹을 켜고 식품 포장지 표시 사항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AI 기반 광학문자인식(AI-OCR) 기술이 글자를 자동으로 추출해 명확한 음성으로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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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능은 소비기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 영양 성분 등 소비자 안전에 필수적인 핵심 정보만을 정밀하게 판독해 전달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디지털 배려도 잊지 않았다. 식약처가 자체 개발한 식품 전문 표준 수어 단어 456개가 탑재돼, 음성 안내를 넘어 수어 영상까지 한 화면에서 즉시 연결해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용 앱이나 웹에 접속해 식품 표시면을 촬영하면 AI가 즉시 문자를 분석해 음성으로 안내하고, 화면에 표시된 주요 용어를 터치하면 준비된 표준 수어 통역 영상이 작동한다.
◆ 시각장애인 친구와 마트에서 직접 사용해 본 실전 체험기
소식을 접한 후 시각장애인 친구와 함께 가까운 마트를 찾아 '모두누리 식품표시' 모바일 웹 서비스에 접속해 직접 사용해 봤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컵라면 포장지 측면의 표시 사항을 촬영하자, 광학문자인식 기술이 글자를 1~2초 만에 추출했다. 곧이어 깔끔한 음성으로 제품명과 중량, 소비기한이 흘러나왔다. 글씨가 작아 놓치기 쉬웠던 알레르기 유발 물질(대두, 밀, 소고기 포함 여부)까지 정확하게 음성으로 안내해 주어 안전하게 제품을 고를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 친구 곽 모(24세) 양은 직접 앱을 구동해 본 뒤 다음과 같이 소감을 전했다.
"이전에는 포장지 글씨가 너무 작아 알레르기 성분이나 소비기한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살 때가 많아 늘 불안했어요. 그런데 이 앱으로 찍기만 하면 중요한 정보를 바로 정확한 음성으로 들려주니 장보기가 한결 편해지고 든든하네요! 이런 유용한 서비스가 제 주변 장애인분들에게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 청각장애인용 표준 수어 안내 기능
이 서비스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트 체험에 이어 집으로 돌아와 집에 있던 식품의 표시 사항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봤다.
청각장애인 모드로 전환해 식품 포장지를 촬영하자 추출된 표시 정보 화면이 나타났다. 화면에 강조돼 표시된 '알레르기'나 '영양 성분' 같은 단어를 누르자, 식약처가 표준화한 전문 수어 단어 영상이 알림창으로 재생됐다. 전문적인 식품 관련 용어가 수어 통역사의 동작으로 전달돼, 텍스트 읽기에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지털 포용, 누구나 누리는 권리로
식품 표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국민의 건강 및 안전과 직접 연결되는 기본권이다. 그동안 정보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각·청각장애인에게 이번 '모두누리 식품표시' 서비스는 안전한 식품 선택권과 알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각·청각장애인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 친구, 지인들도 이 서비스를 기억해 두고 주변에 널리 알린다면 사회적 약자의 일상 속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모두누리 식품표시'는 Android(구글 플레이스토어)와 iOS(애플 앱스토어)에서 전용 앱을 내려받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장애인 단체 및 식품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수어 지원 단어를 늘리고 인식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모두가 더불어 누리는 따뜻한 디지털 포용 사회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
☞ (보도자료) 식약처, 시각·청각장애인 위한 '모두누리 식품표시' 서비스 제공
문의처 : 문화체육관광부 정책포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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