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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줄인 오늘의 한 끼, 직접 먹어본 저탄소 축산물

라테 한 잔, 돼지고기 덮밥 한 그릇도 저탄소로
농가의 탄소 감축부터 소비자의 선택까지, 저탄소 축산물 이야기

2026.10.21 정책기자단 이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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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삼겹살이나 우유를 고를 때 무엇을 가장 먼저 확인할까. 가격이나 원산지, 유통기한을 살피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포장지에서 조금 낯선 표시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저탄소 인증 축산물' 마크다.

필자도 처음에는 '축산물이 어떻게 저탄소가 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탄소 인증을 받은 축산물을 직접 찾아보고, 평소 먹던 음식에 활용해 보기로 했다. 준비한 것은 저탄소 인증 우유와 저탄소 꽃 삼겹살이었다. 우유로는 라테(라떼)를 만들고, 꽃 삼겹살으로는 한 끼 식사인 돼지고기 덮밥(부타동)을 만들어봤다.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저탄소 인증 축산물 (쿠팡)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저탄소 인증 축산물 (쿠팡)

필자는 여러 유통망 중에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했다. 마트에 가지 않아도 손쉽게 저탄소 인증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왜 이제야 저탄소 인증 축산물을 알게 됐는지 약간의 반성도 들었다.

◆ 우유와 삼겹살에도 '저탄소'가 있다

저탄소 인증 우유 (본인 촬영)
저탄소 인증 우유 (본인 촬영)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서 탄소 감축 기술을 적용하고, 축종별 평균보다 온실가스를 10% 이상 적게 배출한 농장을 인증하는 제도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농장의 생산 과정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기준으로 인증한다.

인증을 신청한다고 모든 농장이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깨끗한 축산 농장, 동물복지 축산 농장, HACCP, 유기축산물, 무항생제축산물 등 기존 축산 관련 인증과 지정제도 가운데 하나 이상을 갖춘 농장을 대상으로 탄소 감축 여부를 평가한다.

그렇다면 농장에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바꾸는 것일까.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축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더욱 정확하게 공급하는 정밀 사양부터 질소저감사료와 저메탄사료 급여, 가축분뇨의 정화·퇴비화 및 바이오에너지 활용, 신재생에너지 생산 등이 탄소 감축 기술에 포함된다. 쉽게 말하면 소비자가 마트에서 저탄소 인증 축산물을 발견하기 훨씬 전부터 농장에서는 사료를 먹이고 분뇨를 처리하고 에너지를 사용하는 과정 곳곳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 저탄소 우유로 만든 라테 한 잔

저탄소 우유로 만든 라떼 (본인 촬영)
저탄소 우유로 만든 라테 (본인 촬영)

먼저 저탄소 인증 우유를 열어 라테를 만들어봤다. 평소 집에서 만드는 라테와 방법은 다르지 않았다. 커피에 우유를 넣으면 금세 익숙한 라테 한 잔이 완성됐다. 맛에서도 특별히 낯선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이 점이 저탄소 제품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에 좋은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음식을 억지로 먹거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꾸는 것이 아니라 평소 사던 우유 대신 인증 마크가 붙은 우유를 선택하는 것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도 지난 9월 정부세종청사에서 '맛있는 저탄소 한 잔, 저탄소 인증 우유'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저탄소 인증 우유를 직접 맛보게 하고, 이를 활용한 라테를 제공한 것도 매일 접하는 먹거리 선택을 통해 저탄소 소비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라테 한 잔만 놓고 보면 아주 작은 선택이다. 하지만 같은 선택을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다면 저탄소 방식으로 생산한 축산물을 찾는 수요 역시 함께 커질 수 있다.

◆ 이번에는 저탄소 꽃 삼겹살로 돼지고기 덮밥을 만들어봤다

저탄소 한돈 (본인 촬영)
저탄소 한돈 (본인 촬영)

점심에는 저탄소 인증 축산물, 꽃 삼겹살을 꺼냈다. 메뉴는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 덮밥으로 정했다. 팬에 꽃 삼겹살을 노릇하게 굽고 양념을 더한 뒤 밥 위에 올렸다. 평소 먹는 돼지고기와 조리 방법도, 맛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완성된 돼지고기 덮밥만 보면 이것이 저탄소 인증 축산물로 만든 음식인지 알기 어렵다.

하지만 고기가 식탁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저탄소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는 사육 단계에서부터 탄소 감축 기술을 적용한다. 돼지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양관리, 질소저감사료 급여, 분뇨 처리 개선, 에너지 절감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저탄소 돼지고기를 선택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방식을 적용한 농가의 축산물을 선택하는 것이기도 하다.

◆ 포장지의 인증 마크가 붙기까지

저탄소 인증 축산물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인증받은 농장에서 생산했다고 해서 모든 제품에 곧바로 인증 마크를 붙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증농장에서 생산된 한우와 돼지, 우유는 일반 축산물과 섞이지 않도록 별도로 관리된다. 한우는 개체 단위로, 돼지와 젖소는 농장 단위로 구분해 가공하거나 집유하고, 이 과정을 거친 제품에 저탄소 인증 표시가 붙는다.

인증 축산물이 농장에서 생산돼 도축장과 가공장, 판매장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축산물품질평가원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소비자가 마트 냉장고에서 발견하는 작은 인증 마크 뒤에 농장부터 가공과 유통까지 이어지는 관리 과정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저탄소 인증 한우와 돼지고기, 우유 등은 백화점과 하나로마트, 대형마트, 온라인몰을 비롯해 학교와 군 급식 등 여러 유통 경로에서 판매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유통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저탄소 인증 축산물을 접할 수 있는 판매처도 넓혀가고 있다.

◆ 인증농장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는 2023년 한우를 시작으로 돼지와 젖소까지 대상을 확대해 왔다. 제도 도입 이후 인증농장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도 인증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 10월 15일 심사를 거쳐 한우, 돼지, 젖소 농장 가운데 271곳을 2026년 신규 저탄소 축산물 인증농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추가 인증과 기존 농장의 갱신 절차도 이어지고 있다.

생산 농가가 늘어날수록 소비자가 실제 매장에서 인증 제품을 만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대로 소비자가 제품을 찾아 구매해야 저탄소 생산을 선택한 농가에도 힘이 실린다. 농가는 탄소를 줄여 축산물을 생산하고, 기업과 유통업체는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며, 소비자는 인증 제품을 선택하는 구조다. 농식품부가 저탄소 축산물 인증제를 '가치소비'와 함께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결국 소비자가 할 일은 어렵지 않았다

저탄소 꽃삼겹으로 만든 부타동 (본인 촬영)
저탄소 꽃 삼겹살로 만든 돼지고기 덮밥 (본인 촬영)

직접 저탄소 우유로 라테를 만들고, 저탄소 꽃 삼겹살로 돼지고기 덮밥까지 만들어 먹어보니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생각보다 평범하다'라는 점이었다. 특별한 요리를 배울 필요도 없었고, 익숙한 식단을 크게 바꿀 필요도 없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제품 포장지에서 저탄소 인증 마크를 한 번 더 살펴보고 선택하면 됐다.

기후변화 대응이나 탄소중립이라는 말은 때로는 개인의 일상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농가가 사육 과정에서 탄소를 줄이고, 그 축산물을 소비자가 선택한다면 식탁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한 연결고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오늘 마신 라테 한 잔과 점심으로 먹은 돼지고기 덮밥 한 그릇이 세상을 단번에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선택이 반복되고 저탄소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농가가 탄소 감축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도 커질 것이다. 

다음에 우유나 고기를 고를 일이 있다면 가격과 원산지만큼 포장지에 붙은 작은 '저탄소 인증 축산물' 마크도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 속 저탄소 실천은 생각보다 가까운 식탁에서 시작할 수 있다.

☞ (보도자료) 오늘 마신 우유 한 잔, 라떼 한 잔도 저탄소 실천이 됩니다

이수현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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