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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토론회'에서 살펴본 'AI 시대, 내 개인정보'

행정안전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를 주제로 한 제3회 '모두의 토론회' 개최
사전 온라인 토론부터 분임 토론까지…개인정보 활용과 보호의 균형 모색
동의보다 중요한 것은 선택과 통제…AI 시대 개인정보 보호의 방향을 논의하다

2026.11.04 정책기자단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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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에 동의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마주합니다. 특히,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할 때 긴 안내문을 끝까지 읽기보다 습관적으로 '동의' 버튼을 누르곤 합니다. 필자 역시 필요한 서비스를 빨리 이용하고 싶은 마음에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넘어간 경험이 있습니다.

모두의 토론회 참가 신청서에도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가 있습니다.(본인 촬영)
제3회 '모두의 토론회' 참가 신청서에도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가 있습니다. (본인 촬영)

그런데 인공지능(AI)이 일상에 빠르게 들어오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겼습니다. AI가 본인의 취향을 기억하고 식당 예약까지 대신해 준다면 편리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대화 내용과 위치정보, 이용 기록까지 활용된다면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요?

이러한 고민을 국민이 직접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는데요. 바로, 행정안전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제3회 '모두의 토론회'에 국민 참가자로 참여했습니다. 주제는 'AI 시대 개인정보, 어떻게 쓰여야 할까요?'였습니다.

'모두의 토론회'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 현안을 놓고 국민이 직접 의견을 나누는 참여형 공론장으로, 이날 약 200명의 국민은 전문가 발제와 분임토론, 패널토론, 현장 투표 등을 통해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의 균형을 고민했습니다.

제3회 '모두의 토론회', 'AI 시대 개인정보, 어떻게 쓰여야 할까요?' (본인 촬영)
제3회 '모두의 토론회', 'AI 시대 개인정보, 어떻게 쓰여야 할까요?' (본인 촬영)

◆ AI가 편리해져도 내 정보는 내가 확인하고 싶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사전 온라인 토론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지난 10월 15일부터 29일까지 총 1333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동의 절차가 반복되면 형식적으로 누르고 넘어간 적 있다'라는 의견에 88%가 공감했습니다. 개인정보를 신중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동의 절차를 형식적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입니다.

특히 '미리 동의받는 것보다 알기 쉽게 알려주고 언제든 거부할 수 있게 하는 것 더 중요하다'는 의견에는 94%가 공감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매번 확인받아야 한다'라는 의견에도 94%가 공감했습니다. AI 서비스가 편리해지더라도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쟁점과도 연결되는 사전 질문.(본인 촬영)
두 번째 쟁점과도 연결되는 사전 질문 (본인 촬영)

이어진 전문가 발제에서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할 수 있는 근거와 AI 환경에서 달라지는 정보 처리 방식이 소개됐습니다. 개인정보 활용에는 동의뿐 아니라 법률에 따른 다른 처리 근거도 있으며, 각각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전문가 발제가 진행됐습니다.(본인 촬영)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전문가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본인 촬영)

특히 AI 비서의 사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용자가 식당을 추천받고 예약까지 요청하면 AI는 음식 취향과 위치정보, 대화 이력 등을 종합하고 외부 예약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편리한 기능 뒤에서 여러 개인정보가 함께 처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는 여러 개인정보가 함께 처리될 수 있습니다.(본인 촬영)
AI는 여러 개인정보가 함께 처리될 수 있습니다. (본인 촬영)

전문가 발제를 들으며 평소 편리하게 이용했던 AI 서비스의 이면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개인정보를 얼마나 많이 활용하는가보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이용자가 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가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본인 촬영)
AI가 개인정보를 활용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본인 촬영)

◆ 분임토론에 직접 참여해 보니…'동의'에서 '통제'로 넓어진 논의

전문가 발제 이후에는 국민 참가자들이 직접 의견을 나누는 분임토론이 진행됐습니다. 워크시트에는 AI 비서의 옷 검색과 식당 예약, 서비스 개선과 AI 개발, 중고 거래 피해자의 정보 요청 등 일상과 연결된 사례가 제시됐습니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상황에서 개인정보 활용을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자기 생각을 포스트잇에 적었습니다. 개인정보 활용 목적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의견부터 사전 동의의 필요성, 이용자의 선택권, 정보 처리의 투명성 등을 강조하는 의견까지 다양했습니다.

워크시트에 국민의 의견이 담기기 시작했습니다.(본인 촬영)
워크시트에 국민의 의견이 담기기 시작했습니다. (본인 촬영)

필자 역시 개인정보 활용 전에 충분히 설명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동의 버튼을 반복해서 누르게 하는 방식이 실제로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AI 서비스가 여러 기업과 연결되고 개인정보가 새로운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동의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가 논의됐습니다.

개인정보 전문가들이 국민의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본인 촬영)
개인정보 전문가들이 국민의 질문에 답하고 있습니다. (본인 촬영)

2차 분임토론에서는 앞서 들었던 전문가 설명과 패널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생각을 다시 살펴보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 국민이 각각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처음에는 AI가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해도 되는지를 묻는 말에서 시작했지만, 토론이 진행될수록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주체의 책임과 이용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로 논의가 넓어졌습니다.

필자가 속한 1조의 최종 워크시트.(본인 촬영)
필자가 속한 1조의 최종 워크시트 (본인 촬영)

실제로 조별 발표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 조는 개인정보를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지 미리 분명하게 알려주고 이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멈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또 다른 조는 기업의 책임 있는 개인정보 처리와 정부의 관리·감독,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 인식 개선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견이 완전히 같지는 않았지만,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선택권뿐 아니라 기업과 정부의 책임도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별 분임 토론 결과를 공유했습니다.(본인 촬영)
조별 분임 토론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본인 촬영)

◆ 토론 전후 달라진 생각…개인정보 보호의 방향을 찾다

이번 토론회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토론 전후 참가자들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추가적인 개인정보 처리가 필요한 AI 부가 기능을 이용할 때 '기능 선택과 별개로 동의를 따로 받아야 한다'라는 응답은 1차 47.7%에서 2차 41%로 줄었습니다. 반면 '기능을 선택할 때 활용 내용을 알리고 언제든 중단할 수 있게 하면 된다'라는 응답은 46.2%에서 56.4%로 10.2%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전문가 설명을 듣고 다른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개인정보 보호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모든 AI 서비스에서 별도의 동의가 불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용자가 실질적으로 정보를 이해하고 통제하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의견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본인 촬영)
의견이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본인 촬영)

그렇다면 일상에서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앱이나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할 때 필수 정보와 선택 정보를 구분하고, 불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에는 신중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위치정보·카메라·마이크 접근 권한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AI 챗봇에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 중요한 정보를 입력하지 않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활용됐다고 의심된다면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KISA, privacy.kisa.or.kr)' 누리집 등을 통해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의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본인 촬영)
제3회 '모두의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본인 촬영)

AI가 점점 더 똑똑해지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개인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역시 중요합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누르던 '동의' 버튼 하나에서 시작된 질문이 국민 200명이 함께 고민하는 정책 의제가 됐습니다. 개인정보를 무조건 활용하거나 막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안심하고 자신의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가는 것. 제3회 모두의 토론회 현장에서 그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 (보도자료) 인공지능(AI) 시대 개인정보, 안전한 활용의 길을 국민과 함께 찾는다

조수연대한민국 정책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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