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까지만 하게 됐어요. 그동안 우리 가게 찾아줘서 고마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점심 먹으러 자주 갔던 식당 사장님의 말에 뭔가 먹먹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수도권 2.5단계)로 한참 방문하지 못해 몰랐었다. 작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신없을 때도 잘 버텨봐야겠다던 사장님이 끝내 가게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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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문구가 걸린 현수막이 심심찮게 보인다. |
그러고 보니 일 끝내고 종종 들렀었던 노래방도 없어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몇 차례 ‘문을 닫고 열고’를 반복하더니 결국 그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섰다. 거리를 둘러보니 임대 현수막을 걸어 둔 가게들이 눈에 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만으로도 자영업자들에겐 이미 혹독한 겨울이 온 것 같다. 아마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이유가 이것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가 무섭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정부는 추운 겨울을 나고 있을 소상공인을 위해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규모는 총 9.3조 원으로 약 580만 명에게 지급된다. 우선 코로나 3차 확산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으로 4.1조 원, 임차료 간접지원으로 1조 원 등 약 5.1조 원을 지원한다.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수도권 2.5단계)로 문을 닫아야 하거나(집합금지), 영업은 하지만 제한을 받는(집합제한) 업종에 지급된다. 먼저 집합금지 업종에 속하면 300만 원을 받는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 등 5종 유흥업소가 대상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상 지역이면 학원, 실내체육시설, 노래연습장도 포함된다.
연말연시 방역조치 강화로 문을 닫은 스키장, 썰매장과 관련된 편의점, 음식점, 스키용품 대여점, 스포츠용품 판매점도 집합금지 업종으로 분류돼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식당, 카페 등 집합제한 업종엔 200만 원이 지급되고 일반 업종은 100만 원이 지급된다. 이번엔 개인택시 기사도 일반 업종으로 분류돼 100만 원을 받는다. 단, 일반 업종인 경우, 연 매출이 4억 원 이하고 지난해 매출이 감소해야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1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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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은 거리두기 단계별로 업종에 따라 지원금이 달리 지급된다.(출처=KTV) |
만약 지원금을 받은 이후에 정부 검증 단계에서 매출이 늘어난 사실이 확인되면 지원금을 반납해야 한다. 집합금지·제한 업종은 매출과 상관이 없다. 방역 조치 때문에 영업이 제한된 것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이다. 대신 상시 근로자 수 5명 이하, 연평균 매출액 10억 원 이하라는 소상공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내 단골식당 사장님이나 노래방 사장님도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을 받을 수 있을까? 폐업을 했다면 원칙적으론 못 받는다. 이 지원금은 신청일 기준으로 실제 영업 중인 업종에만 지원하기 때문에 폐업한 가게엔 지급하지 않는다. 다만, 폐업점포 재도전 장려금이 있기에 신청하면 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소상공인 재기와 판로, 매출 회복을 위해 0.5조 원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긴급 유동성 공급을 위해 0.5조 원을 투입해 26만 명이 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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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 기사나 방문·돌봄서비스 종사자는 50만 원, 특고·프리랜서는 첫 신청자는 100만 원, 이미 받은 사람은 50만 원이 지급된다.(출처=KTV) |
고용 취약계층의 소득 안정을 위해 특고·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0.4조 원, 방문·돌봄 서비스 종사자에게 0.05조원, 법인택시 기사 소득안정자금으로 0.04조 원 등 총 0.5조 원을 87만 명에게 지급한다. 방문·돌봄 종사자, 법인택시 기사에겐 50만 원이, 특고·프리랜서 중 첫 신청자는 100만 원, 1·2차 지원금을 받은 자는 50만 원이 지급된다.
그럼 신청은 어떻게 해야 할까? 2차 재난지원금(소상공인 새희망 자금, 2차 고용안정지원금)을 받은 사람이면 따로 준비해야 할 서류는 없다.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지급 대상자는 1월 11일, 3차 고용안정지원금 대상자는 1월 6~8일에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문자에서 안내한 사이트를 방문해 간단한 확인 후 입력하면 신청이 완료된다. 혹시 온라인으로 신청이 어렵다면 가까운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할 수도 있다.
만약 지급 대상자로 선정돼 문자가 왔는데 신청을 안 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없으니 꼭 신청해야 한다. 또한 지원금 지급 시기에 사칭 문자가 올 수 있다. 지원금을 이유로 계좌 비밀번호 또는 OTP(일회용 비밀번호)를 묻거나 송금을 요구하면 사기 문자니 주의해야 한다.
‘소상공인 버팀목 자금’의 경우, 빨리 신청하면 접수 당일(11일)에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정부가 국세청·건강보험공단 등 자료를 가지고 사전에 검증을 했기 때문이다. 3차 고용안정지원금은 1월 6~11일 신청을 받고 1월 11~15일부터 지급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며 설날 전에는 지급이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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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신청이 어려우면 가까운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신청할 수 있다. 정부는 전국 2800여 개 현장 접수처를 개설할 예정이다.(출처=KTV) |
이전 지원금을 받지 않은 신규 신청자는 2월부터 신청을 받아 2~3월 중에 받을 수 있다. 특고·프리랜서의 경우, 연소득 5000만 원 이하고 2020년 12월, 또는 2021년 1월 소득이 비교 기간(① 19년 연 평균 소득 ② 19년 12월 ③ 20년 1월 ④ 20년 10월 ⑤ 20년 11월 소득 중 택1) 소득 대비 25% 이상 감소하면 100만 원을 받는다. 법인택시 기사의 경우, 2020년 10월 1일 이전에 입사해 2020년 1월 6일까지 근무를 하고 있으면서 매출 감소가 확인되면 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추운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버티는 게 이기는 거였다고.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되길 바라지만 시간이 문제라면 끝까지 버티자고, 버텨서 이기는 자가 되자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