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5일 “주 36시간 일자리 2년새 20만개 줄었다”며 정부가 “5월 취업자 수가 2년전보다 33만명 증가했다”고 한 발표와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통계청은 일주일에 1시간 이상만 일하면 무조건 취업자1명으로 잡기 때문에” 정확한 계산이 아니며, “이를 주 36시간으로 환산할 경우, 예컨대 주 9시간 근로자를 1/4명으로 간주하는 계산법을 적용해 보면, 2년만에 20만명이 오히려 줄었다”는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가 한국경제연구원 의뢰를 받아 내놓은 이 연구보고서는 “정부가 또한 사이비 단기 공공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마구 만들고 최저임금 급격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강압적 단축해 기업이 36시간 근로자를 단시간 근로자로 대체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양질의 취업자’‘풀타임근로자’의 기준으로 제시한 ‘36시간 근로’ 환산방법은 전혀 적절한 계산방식이 아닙니다

이 계산법에 따르면 주 36시간 일하는 근로자=1명이므로 9시간 근로는 0.25명, 12시간 근로자는 0.33명으로 칩니다.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36시간이 넘는 경우 즉, 주 48시간 근로자는 1.33명으로, 주 52시간 근로자는 1.44명으로 계산해야 맞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서는 36시간 이하 근로자 숫자만 1명 이하로 환산했을 뿐,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얼마를 더 일했든 상관없이 1명으로 계산했습니다. 이런 부정확한 계산법을 근거로 “진짜 일자리는 20만개 이상 줄었다”는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신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OECD는 어떻게 계산할까요. OECD는 일반적인 경제활동 인구 고용률 외에 ‘주 40시간’ 기준으로 실제 근로한 시간을 비율로 적용한 ‘풀타임환산 고용률(Fulltime Equivalent)’을 공식 통계로 발표합니다. 계산방법은 ‘고용률 x 주당실제근로시간/40시간’입니다.  국가별로 근로시간제나 시간제 비중이 다른 환경을 고려해 더 정확한 고용률을 내놓기 위해서 입니다.

한국남성 15-64세 고용률은 OECD평균보다 0.2%p 높아 거의 같은 수준이고, 여성은 -4.1%p로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같은 '풀타임 환산'방식으로 보면 남자는 +11.4%p, 여자는 +4.2%p로 남녀 모두 OECD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통상적인 고용률이나 40시간 환산 고용률이나 우리가 매우 양호한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근로가 줄어들고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이유는 조선을 비롯한 언론들이 주장하는 것 처럼 ‘정부가 질낮은 단기 일자리만 억지로 늘리기 때문’만 이라고 할수도 없습니다.

근로시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여성및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풀타임 취업을 확보하기 어려운 이들 계층을  중심으로 단기간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노력과 더불어 일 생활 균형(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일자리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바뀌어가며 ‘자발적인 시간제 일자리’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총 숫자 중 자발적 시간제의 비중을 보면 2011년에는 44.6%였지만 이는 해마다 늘어나 2018년 52%가 넘었습니다.

때문에 한국경제연구원의 연구를 인용보도한 조선일보의 일자리 감축 보도는 정확한 계산방식도 아니며, 변화하는 사회문화와 근로 환경 및 국민의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