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겨울이다. 몸은 여전히 따스한 곳으로 끌리건만, 눈은 답답한 실내가 아닌 시원한 야외 풍치를 탐낸다. 욕심이 과하다고 자책할 필요 없다. 고맙게도 이런 아이러니한 욕구를 충족해줄 곳이 있으니 말이다. 풍광 좋은 호반의 도시 춘천에는 사계절 내내 그 전망을 놓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친절한’ 카페가 여럿 있다. 전망만 바라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게 될 그 카페로 초대한다. |
춘천 시가지 풍광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구봉산 투썸플레이스 vs 쿠폴라 |
분지로 이뤄진 춘천 시가지의 아담하고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려면 구봉산(441m)으로 향하자. 힘들게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된다. 산중턱까지 도로가 연결되어 차를 타고 편히 올라간다. 여기에는 구봉산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오래전부터 춘천의 전망 명소로 손꼽혀온 대표적인 장소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겸 카페인 ‘산토리니’를 위시해 터줏대감 격의 카페들이 자리한다. 그리고 최근 들어 모던하고 감각적인 카페들이 새로 문을 열면서 구봉산 카페거리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지고 있다. 그 중심에 ‘투썸플레이스’와 ‘쿠폴라’가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들만 모여 있던 카페거리에 전국구 체인 카페인 투썸플레이스가 문을 열었다. 개인적으로 투썸플레이스가 구봉산 카페거리에 입점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굳이 여기까지 와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구봉산 투썸플레이스는 독특한 건축물과 스카이워크 전망대를 무기로, 획일화한 프랜차이즈 카페의 한계를 극복했다. 카페 어디서든 춘천의 도심 풍경을 조망할 수 있도록 지었다. 주차장 쪽에서 바라볼 때는 지상 2층 건물이지만, 실제로는 이름만 ‘지하’인 1개 층이 더 있다. '지하 1층'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 역시 한쪽 면이 모두 유리로 돼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하이라이트는 2층 전망대. 흔히 보는 전망대와 달리 스카이워크 개념의 전망 포인트를 만들었다. 입구를 제외한 삼면은 물론 바닥까지 강화유리로 만들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이다. 들어가서 보는 사람도, 주변에서 보는 사람도 아찔, 짜릿하다. 매혹적인 전망이 한 치 막힘없이 펼쳐진다. 스카이워크 전망대에서 춘천 시가지를 내다보는 것도, 아래 테라스에서 전망대를 바라보는 것도 모두 흥미진진한 구경거리다. '어떻게 카페에 이런 전망 포인트를 만들 생각을 했을까?' 건축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강원도 경관우수건축물’로 선정된 건물이 위용을 뽐낸다. 낮에 찾아도 멋지지만 저녁노을이 질 무렵 방문해보자. 건축물 자체가 화려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야외 테라스와 스카이워크 전망대에도 은은한 조명이 들어온다. 일몰시간, 저 멀리 조명을 밝힌 소양2교를 중심으로 한 춘천 야경도, 투썸플레이스의 야경도 그 화려함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
바로 인근의 쿠폴라 역시 최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핫 플레이스다. 높은 층고와 전면 통유리창 덕에 실내가 전혀 답답하지 않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고급스러운 서재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형 책꽂이와 시원하게 펼쳐지는 전망에 눈길을 빼앗긴다. 눈이 흐뭇한 그 순간, 빵 굽는 냄새에 코끝도 행복해진다. 매장에서 직접 빵과 쿠키를 구워 내놓는다. 소량씩 자주 굽기 때문에 언제나 갓 구운 빵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카페는 1, 2층 실내와 야외 테라스로 이뤄진다. 1층 한쪽에는 비록 인조 잔디이기는 하나 야외 정원 분위기를 살린 실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카페 입구 쪽에 판매대를 놓고 손님들이 앉는 좌석은 모두 창가 가까운 쪽으로 배치했다. 모든 자리에 아름다운 전망을 골고루 나눠주려는 배려다. 볕 좋은 통유리창 옆에 앉아 있으면 생동감 넘치는 야외 풍경이 바로 지척에 와 닿는다. 실내지만 마치 야외에 앉아 있는 듯하다. 몸에는 따뜻한 온기가, 눈에는 시원한 풍치가 담기니 겨울철 이만한 행복을 또 어디서 찾으랴. 날씨 좋은 계절에는 슬라이딩 유리문을 모두 열어 실내외가 하나로 연결된다. 쿠폴라의 매력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다. 쿠폴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매력 포인트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카페의 마스코트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이다. 카페를 찾는 손님들 대부분이 눈길을 주게 되는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다. 이 강아지의 이름이 쿠폴라이기도 하다. 덩치는 크지만 나이는 어린 귀염둥이 쿠폴라가 카페 쿠폴라의 풍경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
서정적인 의암호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알뮤트1917 vs 댄싱 카페인 vs 카페 구름빵 |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호수를 낀 풍광을 놓칠 수 없다. 의암호가 내다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에 자리 잡고 서정적인 전망을 하염없이 즐겨보자. 예전부터 춘천MBC와 옛 춘천어린이회관은 춘천 사람들이 인정하는 의암호 전망 명소였다. 춘천MBC에는 ‘갤러리 카페 알뮤트1917’이 있어 일반인도 누구나 커피 한 잔 마시며 쉬어갈 수 있다. 다른 전망 명소들은 전면 통유리창을 기본으로 하지만 알뮤트1917은 좀 다르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카페이기 때문에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실내를 꾸몄다. 이곳에서는 의암호 경관도 하나의 작품이 된다. 드러내고 다 보여주기보다는 창을 통해 풍경을 부분적으로 담아낸다. 풍광의 절제미가 돋보인다. 그렇다고 시원한 조망도 포기하지 않았다. 야외 테라스에 나가면 의암호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전시도 관람하고 예술 작품에 버금가는 자연 경관도 감상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
춘천MBC에서 조금 내려가면 옛 춘천어린이회관이 나타난다. 한동안 방치되어 이곳의 가치를 아는 일부 춘천 사람들만 찾아들던 곳이다. 하지만 2014년 4월 KT&G 상상마당 춘천이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이제는 유유자적한 의암호 풍광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됐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옛 춘천어린이회관 건물과 의암호가 어우러지는 전경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크게 손대지 않은 듯 본 모습을 지켜내며 세련미를 더했다. 상상마당 건물 내에 자리한 카페 '댄싱 카페인'에 앉아서 의암호를 바라본다. 2017년 ‘춘천레고랜드’가 들어선다는 중도까지 내다보인다. 말 없는 듯 많은 이야기를 담은 겨울 호수가 유리창 너머로 거침없이 펼쳐진다. 아직 얼음이 채 녹지 않은 잔잔한 호수와 계절을 잊고 잔디밭을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다. 볕이 좋은 한낮에는 야외 테라스를 욕심내봐도 좋다. |
알뮤트1917과 댄싱 카페인 방향이 아닌, 호수 건너편에도 의암호를 조망할 수 있는 명소가 있다. 바로 애니메이션박물관 내 '카페 구름빵'이다. 박물관 2층에 자리한 카페 구름빵은 또 다른 의암호의 자태를 보여준다. 꼭 박물관에 입장하지 않아도 카페만 따로 이용 가능하다. 박물관 정문에서 돌아가면 2층 카페로 올라가는 계단이 따로 나 있다. 키 큰 창을 통해 의암호와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온다. 커피 한 잔 값으로 이 훌륭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
여행정보투썸플레이스 구봉산점
쿠폴라
갤러리 카페 알뮤트1917
댄싱 카페인
카페 구름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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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 김수진(여행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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