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이 농촌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포항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포항체험잇다로 의기투합한 청년들이 그 주인공이다. 답답한 도시 직장을 그만두고 농촌으로 돌아온 MZ들이 새로운 농촌을 만들어간다. 캠핑장부터 체험농장까지 그 어떤 것도 평범한 것은 사절이다. 건강한 농작물로 베이킹을 하거나, 숲에서 놀거나 무엇을 해도 MZ들만의 신선한 감각이 넘친다. 그들이 일궈낸 힙한 농장으로 도심의 일상에 지친 가족들이 찾아오고 있다.
MZ들이 만들어가는 힙한 농촌
포항체험잇다는 청년 농부 세 사람이 만든 젊은 주민사업체다. 포항시 청년농업인 조직 4H에서 회장, 부회장, 홍보부장으로 활약하면서 가까워졌다.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농촌으로 돌아온 공통점이 이들을 뭉치게 만들었다. 농촌을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는 서로의 뜻을 모아 포항체험잇다를 만들었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다는 자신들의 포부를 이름에 담았다. 2021년에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되면서 자신들의 꿈에 날개를 달게 되었다.
포항체험잇다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권민제 대표가 도시에서 은행을 다니다가 그만 두고 귀촌을 결심하고 돌아와보니 어린시절 활기찬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농촌을 떠난 9년의 세월이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권 대표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농촌을 일으켜 ‘도시인을 농촌으로 오게 하자!’라는 목표를 세웠다. MZ 세대다운 당찬 포부였다. 진행 역시 거침없었다. 작은 땅을 사서 방사 닭을 키우기 시작했다. 차츰 땅을 넓히고 농사를 확장했다. 그와 동시에 농촌을 활기차게 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 결과 드넓은 캠핑장, 대형 물놀이장, 동물농장, 농촌체험장을 갖춘 오늘의 비손농장이 탄생했다.
비손농장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 비손강에서 따왔다. 풍부하게 흘러 땅을 회복시키는 비손강처럼 농촌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엿보인다. 첫 번째 목표는 농촌 이미지를 깨끗하고 즐거운 곳으로 만드는 것. 두 번째는 도시사람들이 그런 농촌으로 오게 만드는 것이다. 깨끗하고 드넓은 캠핑장과 신나는 물놀이장 그리고 흥미진진한 체험들이 가득한 비손농장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캠핑장, 물놀이장, 체험농장, 동물농장까지 매력 넘치는 농장
비손농장은 1만 6000 평의 넓이를 자랑한다. 캠핑장은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달린 집〉이 찾아올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싱그러운 숲과 맑은 공기 그리고 월포 바다 뷰를 마당으로 삼으려는 캠퍼들이 전국에서 몰려온다. A부터 H까지 크고 작은 사이트를 비롯해 데크존, 잔디광장, 방갈로 등 특색 있는 사이트 67개를 갖추었다. 무엇보다 반려견과 함께 올 수 있어서 애견인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여름철이면 대형물놀이장이 개장된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커다란 에어바운스 미끄럼틀, 물놀이하다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나무평상이 마련되어 있다. 다른 사람 눈치 볼 필요 없는 가족샤워장까지 세심하게 갖추었다. 울창한 나무 사이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예쁜 트리하우스가 나타나고, 아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모래놀이터, 사랑스러운 토끼, 거위, 염소가 살고 있는 동물농장까지 갖가지 테마로 가득하다.
농촌체험은 비손농장을 대표하는 테마다. 농촌을 통해 지친 일상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비손 농장의 염원을 담은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웠다. 봄에는 쑥과 산딸기, 여름에는 옥수수와 참외와 수박, 가을이면 밤과 호박을 수확하는 체험이 기다린다. 겨울에는 쌀베이킹이나 밤마들렌 등 농작물 베이킹 체험으로 이어져서 사철 체험이 끊이지 않는다. 숲에서 즐기는 예술체험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새집 만들기, 모기 퇴치제 만들기, 보물찾기가 울창한 숲 속에서 진행된다.
MZ 감성 듬뿍 묻어나는 갤러리와 카페는 체험 전후 쉬어가기 좋다. 갤러리는 감각적인 그림들로 채워져 있고, 카페는 커다란 농장과 캠핑장 그리고 탁 트인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카페에는 보는 순간 지갑을 열게 만드는 토끼 캐릭터 엽서도 판매한다. 매점은 캠퍼들이 필요한 물건들로 가득하다.
농촌체험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진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포항 명소들이 줄을 잇는다. 비손농장 가까이에는 이가리 닻 전망대, 경상북도수목원, 옥계계곡이 자리한다. 구룡포 ‘동백꽃 필 무렵’, 흥해읍 ‘갯마을차차차’, 호미곶면 ‘네 멋대로 해라’ 등 주목받는 드라마 촬영지를 비롯해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영일대해수욕장 등 핫플레이스가 넘쳐난다.
여행정보
- 장소: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비학로 1889-157
- 문의: 0507-1311-1266
- 예약방법: 전화, 홈페이지예약( https://joyfulps.modoo.at )
- 이용시간: 09:00~22:00(연중무휴)
- 이용요금: 사계절 제철채소 수확체험 1만 5000원, 농작물 베이킹체험(피자, 쿠키, 밤마들렌 등) 3만원, 숲예술체험(새집 만들기, 모기 퇴치제 만들기, 보물찾기 등) 2만원, 동물농장먹이주기체험 3000원, 물놀이장(평상) 4인기준 평일 6만원, 주말 7만원, (캠핑장 이용객은 어른 3000원 어린이 5000원), 캠핑장 4만 5000원 ~ 5만 5000원
숙박정보
- 포항전통문화체험관 : 북구 기북면 덕동문화길, 054)280-9372
- 에코호텔 : 남구 포스코대로, 054)282-8787 http://www.ecobiztel.co.kr
- 코모도호텔 포항 : 남구 송도로, 054)241-1400 http://www.commodorepohang.co.kr
식당정보
- 태화횟집 : 물회, 북구 여남포길, 054)251-7678
- 장기식당 : 곰탕·수육, 북구 죽도시장3길, 054)247-0764
- 구룡포할매국수집 : 잔치국수·비빔국수,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054)284-2213
글·사진 유은영(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