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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유대감을 가져라

[아빠육아 효과 - 29] 함께 대화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아빠가 되기를

2020.07.28 김영훈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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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국 문화원에서 전 세계 비영어권 국가 102개국의 4만여 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를 조사했다.

이 결과 ‘Mother’가 1위를 차지한 반면 ‘Fathehr(아버지)’라는 단어는 7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그건 아마도 ‘아빠’라는 존재가 가족의 일상에 깊숙히 공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아빠가 일에 치여 시간이 없거나 권위적인 성격 탓에 아이와 교류가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많은 아빠들은 아이들이 ‘자신과는 이야기하려 들지 않는다, 날 싫어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즉, 아이와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가 있다. 운동, 여행, 하다못해 잠자리에서 동화책 읽어주기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서로를 알아가야 한다.

◈ 아빠의 존재감

아빠라면 누구나 자신도 아이에게 ‘엄마’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그것은 아마도 ‘내 가족’이니까 그냥 ‘잘되겠지’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아도 실천은 어렵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공폭포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공폭포에서 한 어린이가 아빠와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어떤 조직이든 리더의 리더십은 조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마찬가지로 가정도 경영하듯 열정적으로 임해야 한다.

이렇듯 아빠는 회사의 CEO나 축구 감독처럼 가족의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온 가족을 한데 묶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가정을 어떻게 이끌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그려 공유하고 실천해나가며, 우리 가족만의 독특한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 더 깊은 유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가족을 하나로 묶는 끈이 없는 가정은 위기상황에서 우왕좌왕하거나 심각한 경우 가족 해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아빠의 존재감은 너무도 중요하다. 엄마에게 자녀 교육을 미루지 마라.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데 어떻게 친밀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자녀와 시간을 나누지 못하면 정서적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고, 친밀감 부족은 결국 둘 사이의 대화 부족과 장애를 일으키고, 이는 다시 아빠와 아이 간의 감정 교류를 방해하는 악순환이 된다.

◈ 유유상종의 뇌

아빠와 아이의 유대감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 이어진다. 유대감에 관여하는 뇌시스템에는 인간옥시토신매개애착시스템(THOMAS)이 있다. THOMAS는 우리가 누군가에게 신뢰를 얻고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은 욕구를 보일 때 옥시토신이라는 신경화학물질을 내보내는 강력한 뇌회로다.

아이의 THOMAS가 건강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신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이는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같이 할 때 음식과 물 등 생존에 중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의견이 자신의 것과 다를 때, 뇌는 더 효율적이고 훌륭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수정하려고 한다. 뇌는 다른 사람들에게 좋으면 나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편 어떤 연구에 의하면 아이는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훨씬 잘한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이런 유대감 성향은 하품이 전염되는 것처럼 웃음과 울음 또한 전염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은 낯선 사람보다는 아는 사람에게 더 높아진다.

이처럼 아이는 자기와 관련성이 높은 대상에 노출되었을 때 내측전전두엽과 후대상피질이 더 크게 활성화된다. 아이의 뇌는 자기와 관련성이 높은 것을 접할 때 그것을 실재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아빠에게 신뢰를 얻고, 그 신뢰에 보답하고 싶은 욕구를 보일 때 옥시토신이 분비가 되면서 THOMAS가 활성화된다.

◈ 자녀가 아빠에게 미치는 영향

아이의 뇌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로 살도록 타고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 의존하며 지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다만 아들과 딸은 차이가 있는데, 아기들이 얼굴을 보는 시간을 각각 재어 보면 남아는 ‘진짜’ 얼굴보다는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얼굴을 더 오랫동안 응시한다. 반면에 여아는 기계보다는 진짜 얼굴을 선호한다. 이러한 성향은 태아 때 부터 이미 결정된다.

또한 아들은 아빠와 따뜻한 관계를 맺을 때, 그들의 문화가 가지는 표준적인 성역할에 순응하고 성취감도 높아진다. 동시성은 동성 조합이 이성 조합보다 뛰어난 것이다.

다시 말해 아빠와 아들의 동시성이 아빠와 딸보다 더 빠르게, 더 자주 일어나는데, 어느 한쪽이 일반적으로 주도하기보다는 상호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긍정적 각성에서는 아이들이 아빠와 상호작용했을 때 최고조로 나타났다.

많은 아빠들이 아들보다 딸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해서 인생을 걸었던 ‘그 여자’의 딸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빠가 딸에게 느끼는 각별한 감정과 딸이 아빠에게 느끼는 친밀감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할수록 자신의 삶에 더 만족하고, 보다 높은 사회성을 가지며 자신의 지역사회에 더 참여하고, 가족과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직장에서 머무르는 시간은 적은 편이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사는 아빠들이 심리적 건강이나 가족과의 관계, 사회생활, 직장생활에서 부정적 결과가 아닌 긍정적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많은 아빠들은 자녀를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고 고달프다고만 생각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그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일 뿐이고 어린 자녀와 함께 하는 것이 오히려 아빠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여기서 명심할 것은 아이들이 완벽한 아빠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자녀들은 남들에게는 평범해 보이든 어쨌든,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아빠를 원한다. 가까운 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아빠를 바라고 있다. 

김영훈

◆ 김영훈 가톨릭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가톨릭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베일러대학교에서 소아신경학을 연수했다. 50여편의 SCI 논문을 비롯한 10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의학학술지에 발표했으며 SBS <영재발굴단>, EBS <60분 부모>,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등에 출연했다. 주요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 <머리가 좋아지는 창의력 오감육아>, <아빠의 선물> 등이 있다. pedkyh@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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