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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도서관엔 작가가 상주한다~

2020년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선정 작가와의 만남

정책기자 윤혜숙 2020.07.28

동묘역 4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로 접어들면 아름꿈도서관(종로58가길 19)이 나온다. 7월 22일부터 수도권 소재 국립문화예술시설이 재개하면서 아름꿈도서관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에 건립되는 도서관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 작다. 그래서 아름꿈작은도서관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니 도서관 안쪽에 작가의 방이 있다. 거기서 이시원 작가를 만났다. 이시원 작가는 올해 하반기 아름꿈도서관에 상주하는 작가로 선정됐다. 

아름꿈도서관 입구.
아름꿈도서관 입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올해 상반기에  ‘2020년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문학 분야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전국 공공도서관에 문인이 상주하여 지역 주민의 문학 향유를 돕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선정된 공공도서관에는 전문인력과 문학 프로그램 운영비 등을, 상주작가에게는 월간 급여를 지원하며, 작가와 도서관 이용자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지역의 문학 수요를 창출하고 문학의 가치를 공유한다. 올해는 41개 도서관이 선정됐다.(https://www.arko.or.kr/m1_01/m2_01/m3_01/m4_02.do?mode=view&page=&cid=1603180&sf_icon_category=cw00000020)

서울시 종로구 아름꿈도서관 역시 12월까지 도서관 내에 문인이 상주하며 지역 주민과 아동의 문화예술 향유를 돕는 ‘2020년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종로문화재단과 이번 사업을 함께할 문인은 관내에 거주하는 희곡 분야 이시원 작가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지원했지만, 예전부터 이 사업을 알고 있었다. 2005년 작가로 등단해 15년차 경력의 희곡 작가다. 문학 분야 중에서 희곡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장르다. 그래서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다.

작가의 방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시원 작가.
작가의 방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시원 작가.

 

희곡이라고 하면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떠오른다. 수 년 전에 무대에서 공연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관람한 뒤 작정하고 며칠간 ‘햄릿’을 읽었던 적이 있다. 소설처럼 술술 읽히지 않았다. 희곡의 줄거리만 간추려보면 의외로 간단한 작품인데, 인물 간에 주고받는 대사를 따라 읽으려니 책장을 넘기기 어려웠다. 그래서일까? 희곡을 쓰는 작가라는 말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이시원 작가는 희곡을 쓰면서 연극 연출도 맡아서 하느라 그동안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마음은 있었지만, 도서관 상주작가에 지원하지 못했다. 그러다 이 작가가 거주하는 종로구 관내 도서관이면서 또한 아름꿈도서관이 어린이도서관이다 보니 아동 연극 쪽으로 작품을 써봐야겠단 생각에 지원했단다.

이시원 작가가 도서관 사서들과 프로그램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이시원 작가가 도서관 사서들과 프로그램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이시원 작가가 도서관 상주작가로 근무하면서 아름꿈도서관에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 작가는 종로구의 특성상 다문화 가정 어린이가 많은데도 그들을 위한 돌봄 혜택이 다양하지 않다며 먼저 아시아 신화 읽기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아시아 신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신화가 모든 서사의 근원이라면서 아시아 신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설화나 전래동화의 바탕이 되며, 인간 중심적이고 우리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같이 아시아 신화를 읽으면서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겠다. 그리고 아이들 각자 역할을 맡아서 연극을 연습하고 무대에서 발표하는 시간을 갖겠다”라면서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도서관이라고 하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활동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무대를 꾸며서 연극을 한다고 하면 아이들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잠시라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연극이라는 동적인 활동이 흥미를 끌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아름꿈도서관 옥상에 마련된 간이무대.
아름꿈도서관 옥상에 마련된 간이무대.


도서관 상주작가는 매일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오후 7시에 퇴근한다.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8시간을 근무해야 한다.

도서관 상주작가로서의 장점은 문학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있다.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는 동안 거의 고정적인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 작가가 밝혔듯이 아시아 신화 읽기부터 아이들의 이야기를 연극 대본으로 구성한 뒤 무대에서 연극을 공연하는 것도 지역 아동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도서관 상주작가가 모든 작가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다. 혼자 작업실에서 작품을 쓰는 작가라면 지정된 출퇴근 시간에 얽매이는 생활이나 사람들과의 소통을 원치 않을 수도 있다. 이 작가는 아직 도서관 상주작가로서의 단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아름꿈도서관 내부.
아름꿈도서관 내부.


이 작가는 작년에 청소년극 ‘엑소더스’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아동극 ‘나무도령 이야기’, ‘천지왕의 주머니’ 등의 작품도 공연했다. 작가가 거주하는 종로구 관내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이루어질 날이 가까워졌다. 그래서 이 작가는 오늘도 도서관 사서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정밀하게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 아동들이 희곡 속 인물이 돼 함께 연극을 만들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공연 발표회’ 외에도 쉽게 접근하기 힘든 희곡 작품을 친근하게 소개하고 희곡이 주는 극적 재미와 감동을 전파하는 ‘작가와의 만남’, 아동이 각자 좋아하는 동화를 선정해 희곡으로 각색해보는 과정을 통해 독서 능력을 기르게 해주는 ‘희곡 프로그램’,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자서전 집필 프로그램’ 등으로 종로구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단, 코로나19 장기화로 프로그램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진행 시에는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을 준수하고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시원 작가는 “매년 도서관에서 1인의 상주작가를 선정하는데 더 많아도 좋겠다. 여러 분야의 작가들이 모이면 그들이 내는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 상주작가 프로그램은 도서관을 기반으로 작가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공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이 작가의 말처럼 이런 기회가 더 많은 작가들에게 주어지길 바란다.



윤혜숙
정책기자단|윤혜숙
geowins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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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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