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환란 이후 경제회복 과정에서 외국인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도 외국인투자에 대한 일부 언론과 국민들의 그릇된 시각이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 일각에서는 벌써 외환위기가 완전 해소됐다고 여기면서 외환위기의 급박한 상황이 지났는데도 우리 기업을 헐값에 해외에 매각해 국부가 유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 체질강화에 큰 도움
이러한 기우는 사실상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에 대한 인식부족과 기존 경영진의 기득권유지 및 경쟁회피 등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언론이 얘기하는 외환위기의 완전해소론과 관련, 지난 1년 반 동안의 노력으로 외환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나 지난해 말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채비중이 46.5% 수준이며, 내년 이후 국제수지 흑자폭이 축소될 전망이고, 대우사태 등 실물부문의 불확실 요인이 지속되는 등 아직도 취약한 경제구조이다. 따라서 지금은 경제위기가 다시 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외환위기가 완전히 극복된 상황이라고 보기는 곤란한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우리 기업의 구조조정을 완결하고 외부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는 경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국인투자 유치를 통한 기업체질 강화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헐값 매각’이라는 인식에 대해 외환위기의 급박한 상황에서는 외국인 투자가가 미래에 대한 투자위험 보상심리로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으나 최근 위기 극복과 경제구조 개혁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협상 가격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 기업이 이러한 시장가치에 따라 거래된 것일 뿐 헐값에 팔린 사례는 전혀 없음을 밝힌다.
셋째 외국인투자 유치로 ‘국부가 유출된다’는 시각과 관련해서는 국내에 있는 외국인투자기업은 ‘우리 기업’으로 고용·수출 등 대부분의 경영과실이 우리나라에 남게 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장기 실물투자형인 외국인투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윤의 재투자 과정을 통해 장기적인 기업 가치 극대화에 주력하게 된다.
이밖에도 외자유치를 통해 우리 기업은 물론 경제 전체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제고되면 기업의 자산가치 상승은 물론 우리 경제 전체의 체질이 강화된다.
반대로 외자유치에 성공하지 못해 기업구조조정에 실패하면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라 우리 경제의 자산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외국인투자 유치는 결국 ‘국부유출’이 아닌 ‘국부 증가’효과를 거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