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미장공사에 백시멘트를 사용한 부분은 즉시 철거하고 전통재료를 사용해서 재시공했으며 벽체마감은 문헌고증에 따라 회사벽으로 시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복궁 흥복전 벽체는 구조적 안정성·시공성 등을 고려해서 작성한 특기시방서에 따라 제대로 시공됐다”고 설명했습니다.
1월 8일 KBS <‘200억 경복궁 복원에 시멘트…주먹구구 ‘부실 시공’>에 대한 설명입니다
[보도 내용]
일제가 강제로 철거한 사신 접견 장소였던 경복궁 흥복전 복원에 4년 동안 208억원이 투입됐다. 벽체와 지붕에 진흙과 석회 등 천연 재료만 사용하게 돼 있으나 일제가 도입한 건축재료인 시멘트를 사용했다. 복원 기준 위반이다.
[문화재청 설명]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미장공사에 백시멘트를 사용한 부분은 즉시 철거하고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재시공하였습니다.
문화재 복원과 수리공사는 ‘문화재수리 표준품셈’에 규정된 재료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백시멘트는 기와 처마 끝에 설치되는 와구토 바르기와 합각벽 설치, 벽체 줄눈바름 등 외기(外氣)에 노출되는 장소에 사용토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 와구토: 막새를 쓰지 않는 기와지붕 처마 끝에 마구리를 하얗게 발라주는 것
* 합각벽(合閣壁): 팔작지붕 측면에 생기는 삼각형의 벽
작년 3월 경복궁 흥복전의 벽체와 지붕 용마루 미장공사에 참여했던 기능인으로부터 규정되지 않은 재료인 백시멘트가 사용되었다는 민원이 접수되어, 감리원과 함께 공사현장을 확인한 결과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백시멘트가 사용된 벽체와 용마루를 즉시 철거하고 6월까지 전통재료를 사용하여 전면 재시공하였습니다.
* 용마루: 기와지붕의 가장 높은 곳(종도리 위)에 도리방향으로 길게 만들어 마감한 지붕마루
재시공 후에도 제보자는 백시멘트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고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18년 문체위 국정감사 등)하여, 작년 11월 KBS에서 취재하는 가운데 제보자가 의혹 장소를 임의로 선택(벽체, 바닥, 천정)하게 하여 시료를 채취하였습니다.
채취된 시료는 제보자 동의하에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문주혁 교수)에 의뢰하여 시멘트 사용유무를 분석한 결과, “모든 샘플을 이용한 작업들에는 일반적인 시멘트(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백색시멘트)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결론지을 수 있음. 시멘트를 소량 섞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본 실험에서는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음”이라는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미장공사 벽체마감은 문헌고증에 따라 회사벽으로 시공하였습니다.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에서 회벽(灰壁)은 회반죽벽과 회사벽으로 구분되는데, 이러한 벽체 미장방법은 학계에서 전통기법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궁궐 복원공사의 주요 근거자료인 ‘영건의궤’와 ‘산릉도감’ 등에 기록된 궁궐의 벽체는 사벽(沙壁)으로, 세사(細沙), 백와(白瓦), 백토, 니토 등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이와 유사한 회사벽으로 시공하였습니다.
경복궁 흥복전 벽체는 구조적 안정성·시공성 등을 고려하여 작성한 특기시방서에 따라 제대로 시공되었습니다.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는 문화재수리와 복원공사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각각의 수리와 복원공사는 개별 문화재의 특성에 맞게 별도의 ‘특기시방서’를 작성하여 시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벽체 시공은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에서 규정한 것과 달리 건축물 건립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여건에 따라 벽 내부 가로살과 세로살에 대해 다양한 재료와 엮기 방식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복궁 흥복전 벽체공사는 기존 건물들의 시공 사례를 조사하고 구조적 안정성 등을 고려하여, 중간 버팀목(중깃)과 가로?세로살을 활용하는 특기시방서를 작성하고 이에 따라 제대로 시공되었습니다.
※ 경복궁 내 함화당(2008년 준공), 제수합(2004년 준공) 등 기존 건물들에 대한 벽체 시공 사례조사 결과 ‘문화재수리 표준시방서’와 동일한 가로?세로살 엮기 방식은 아님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미장공사의 자문위원은 풍부한 시공과 연구 경험 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습니다.
문화재 복원공사의 경우 ‘문화재 상주 감리업무 수행지침’ 제53조(자문 등) 규정에 따라 공사 감독관 또는 상주감리원이 문화재 원형의 고증, 양식, 수리의 기법과 범위 등을 자문하기 위해 전통건축, 역사학, 미술사학 등 관계전문가 2~5인 정도의 자문위원을 안건에 따라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미장공사는 전통건축 시공에 관련된 사항으로 풍부한 시공경험과 연구 실적 등을 고려하여 위 규정에 맞게 자문위원을 선정하였습니다. KBS 보도에 나온 자문위원은 전문적 식견에 따라 자문을 실시하였을 뿐, 공정성에 어긋나는 내용은 일체 없었습니다.
참고로, 일반 건설공사와 달리 문화재 복원과 수리 시공분야는 관계전문가 인력풀이 제한적이며, 특히 궁궐 복원과 시공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는 더욱 제한적인 실정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복원·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연구와 고증을 통해 올바르고, 국민에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투명하게 시행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전통기법과 시방서, 품셈 등 관련 규정에 따라 문화재 수리·복원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장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전통미장 재료와 시공방법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고증을 통해 경복궁 등 문화재 복원·수리가 온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문화재 수리·복원공사 시 관계전문가의 인력풀을 최대한 확보하고 세밀하게 검토하여 국민에게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투명하게 운영할 계획입니다.
문의: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02-6450-3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