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주류와 양조용 품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농촌진흥청(청장 박병홍)은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북촌 전통주갤러리(관장 남선희)에서 자체 개발한 양조 기술로 산업화한 주류와 양조용 품종을 특별 전시한다고 밝혔다.
□ 이번 전시에서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전통주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 14종, 지역 소주 4종, 현장 접목연구 시제품 4종 등 총 22종의 술이 관람객과 만난다.
○ 쌀을 첨가한 쌀맥주, 무독화 옻 술, 국내 포도 품종 와인과 발포성 포도주, 공용 병 디자인 소주 같은 특색 있는 술도 전시될 예정이다.
○ 자연 탄산으로 청량감을 높인 탄산 막걸리, 고문헌을 통해 복원한 전통주, 누룩 유래 토착 발효 미생물을 이용한 한국형 청주와 증류식 소주를 시음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 또한, 관능 평가 교육용으로 쓸 수 있는 향기(플레이버) 휠*과 향기(플레이버) 키트**도 전시해 전통주 연구 성과를 알리고, 양조장 대표에게 듣는 전통주 이야기, 기술이전 방법 토론회(세미나)를 열어 소비자와 함께하는 시간도 갖는다.
* 향기(플레이버) 휠: 우리 전통주의 맛과 향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단어를 유형별로 원형의 판에 배열한 도구
** 향기(플레이버) 키트: 탁주와 약주에서 느낄 수 있는 향미의 표준물질을 선정한 향료
□ 이와 함께 국립식량과학원의 양조용 쌀과 보리·수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양조용 포도 등 양조 가공용 품종도 전시할 예정이다. 양조업체에게는 생산 원료 품종의 다양성을 알리고, 소비자에게는 원료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 양조용 쌀 ‘가루미’= 곡립경도*가 일반 쌀의 1/3 수준으로 낮아 물에 불리지 않아도 가루로 만들기 쉽고, 생쌀 발효에 적합하다. 당이 남지 않는 완전 발효가 가능해 쌀 맥주 원료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전통주 양조용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 곡립경도: 곡물의 단단함 정도를 나타내며, 부서짐에 필요한 힘의 크기
○ 맥주용 보리 ‘호단’과 ‘강맥’= 병 저항성과 쓰러짐에 강한 품종으로 정립률*과 발아율이 높다. ‘호단’은 베타글루칸과 단백질 함량이 낮고, ‘강맥’은 밭 재배 시 수량성(6.2t/헥타르)이 많았으며 효소 역가**가 높은 장점이 있다.
* 정립률: 2.5mm 이상의 맥아제조에 적합한 보리의 비율
** 효소 역가: 효소가 가지고 있는 활동 능력을 수치화 한 것으로, 높을수록 반응이 좋음
○ 양조용 수수 ‘동안메’= 양조 가공적성이 좋으며 항산화, 항당뇨 효과가 있는 유용성분이 들어있다. 키가 138cm 정도로 기계 수확이 가능하고, 수량(3.1t/헥타르)도 많은 편이다.
○ 국립농업과학원은 ‘동안메’에 고체발효 기술을 적용한 고량주 제조기술을 확립해 기술 이전했으며, 이를 통해 서울고량주 레드 제품이 출시됐다.
○ 양조용 포도 ‘청수’= ‘세이벨9110’과 ‘힘로드’ 교배종으로 2008년 수입 포도주에 대응할 한국형 고품질 백포도주용 품종으로 재 선발됐다. 추위에 강하며 ‘캠벨얼리’가 재배되는 곳이면 전국 어느 곳에서나 재배할 수 있다. 양조에 적합한 ‘청수’ 수확 시기는 9월 상순으로 산도 기준 0.7%(당도 17브릭스 이상)일 때가 최적기이다. 열대과일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 현재 전국 5개 광역단체의 양조장 28개소에서 ‘청수’를 활용한 화이트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 농촌진흥청은 양조 기술의 과학적 연구로 고문헌 제조법을 현대화해 전통주를 복원하고 토착 양조 미생물을 선발, 보급하고 있다.
○ 그동안 생쌀 발효법을 이용한 현장 접목 증류 기술, 탄산과 거품 막걸리 제조 기술, 고품질 포도주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지역별 맞춤형 제조 기술 상담과 기술이전으로 지역농산물 소비 촉진을 돕고 있다.
□ 한편, 이번 특별전시회는 전통주갤러리가 북촌으로 이전한 후 처음 열리는 전시회다.
○ 전통주갤러리는 농림축산식품부 전통주 진흥사업으로 운영되며, 우리 술 품평회 수상작, 찾아가는 양조장 제품, 대한민국 식품명인 술 제품, 품질인증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 전통주 전시를 비롯해 교육, 체험, 판매와 함께 전통주 자문, 상담(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방문객이 3만여 명에 이른다.
□ 전통주갤러리 남선희 과장은 “이번 전시회는 국가 양조 연구기관의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고, 우리 품종으로 만드는 전통주를 소개하는 자리이다.”라며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농업·농촌의 활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 농촌진흥청 발효가공식품과 송 진 과장은 “지역농산물이 양조용 가공 상품 원료로 소비됨으로써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와 국산 양조용 품종 소비처 확대로 이어져 수입 대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라며, “앞으로도 농산물 소비 증진과 농가소득 증대를 유도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문의] 국립농업과학원 발효가공식품과 송진 과장, 강희윤 연구사 (063-238-3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