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안성시(시장 김보라)와 (재)중앙문화재연구원(원장 조상기)이 2022년 4월부터 6월까지 안성 도기동 산성의 주변 지역을 발굴조사 한 결과 삼국시대 목책열과 집자리, 저장구덩이 등과 고구려 목곽고를 확인했다.
* 안성 도기동 산성: 2015년 창고시설 신축을 위한 발굴조사에서 삼국시대 목책성이 확인되어 긴급보호를 위한 중요문화재 가지정 후 사적으로 지정된 유적(2016.10.24.)
* 발굴현장: 경기도 안성시 도기동 466번지 일원
* 목책(木柵): 구덩이를 파고 나무기둥을 박아 서로 엮어서 만든 방어시설
* 목곽고(木槨庫): 땅을 네모반듯한 모양 혹은 사각형으로 터를 파 목재를 이어 붙여 목곽을 만드는 지하식 구조물로 주로 삼국시대 저장시설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됨
산성과 관련한 유적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발굴조사는 도기동 산성을 구성하는 구릉의 남동쪽 사면부를 대상으로 했으며, 기존 조사에서 삼국시대 목책열과 토루, 저장구덩이 등이 확인되었던 유적과 인접한 곳이자, 도기동 산성의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추정되어 왔던 지역이다.
* 토루(土壘): 흙으로 쌓아 둔덕지게 만든 방어용 둔턱으로 도기동산성의 경우 토루를 쌓고 목책을 세운 구조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구 중 땅을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터를 파 내부공간을 마련하고 그 외곽을 목재로 이어 붙여 만든 구조물이 새롭게 확인되었는데, 이는 저장시설인 목곽고로 추정된다. 발견된 대부분의 목재가 탄화목으로 화재로 폐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내부에서는 고구려 토기도 함께 출토되었다. 이로써 안성 도기동 산성이 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이후 고구려가 남진하는 교두보로써 점유하여 운영한 시설이었음이 재차 확인되었다.
또한 이번 조사에서는 산성의 구릉 사면부를 계단식으로 터를 파 흙을 쌓아올린 토루(土壘)와 그 상부에 목책을 세운 기둥자리인 목책열을 확인했는데, 기존에 조사된 산성 내부의 목책열과 서로 연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성 도기동 산성의 범위가 사적으로 지정된 구역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알려준다.
안성 도기동 산성은 4∼6세기 백제 한성기부터 고구려가 남진한 시기에 사용된 산성으로, 기존에 확인된 바 있는 ▲ 서울 몽촌토성, ▲ 진천 대모산성, ▲ 청주 정북동토성, ▲ 세종 나성리토성, ▲ 대전 월평동산성 등과 마찬가지로 백제와 고구려의 흔적이 같이 나타나는 유적이다.
특히 이번 조사를 통해 경기남부에 위치한 안성지역에서도 고구려의 흔적이 확인됨에 따라 남한 지역에 대한 고구려의 지배 방식을 파악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구려의 남진 경로 상 경기도 남부에서 금강 유역으로 향하는 교통로 상 거점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도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문화재청과 안성시는 그동안의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안성 도기동 산성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 발굴조사 현장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