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우리나라 벼 재래종의 이름과 다양한 특성이 담겨 있는 ‘조선도품종일람’의 번역본을 출판했다.
‘조선도품종일람’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산하 농업연구기관인 권업모범장이 1911년과 1912년 2년에 걸쳐 한반도 13개도 314개 시·군에서 재배했던 벼 재래종의 한글 이름을 조사해 시·군별로 논메벼, 논찰벼, 밭메벼, 밭찰벼로 구분하고 주요 특성 정보 등을 정리해 출간한 책이다.
이 책에는 논메벼 2,437자원, 논찰벼 1,081자원, 밭메벼 208자원, 밭찰벼 104자원 등 한반도 벼 재래종 3,830자원의 한자, 일본어 이름과 벼 익는 시기, 까락 유무, 까락 색, 벼알 색, 벼알 크기, 착립* 밀도, 가뭄 견딜성, 재배면적 비율 등 정보가 담겨 있다. * 착립: 종자의 달림, 열매의 밀착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생물 주권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우리 유전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지난해 6월부터 ‘조선도품종일람’의 한글 번역을 시작했다. 이후 수십 년 현장경험이 있는 벼 육종 전문가들의 감수와 보완을 거쳐 올해 번역본을 출판했다.
110년 전 출간한 이 책자에는 지금은 사라진 벼 재래종을 비롯해 다양한 특성이 있는 벼 재래종이 담겨 있어 기후변화, 식량 위기 대응에 필요한 다양한 유전자원 정보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에 발간된 책자는 원본에 충실한 번역으로 제작됐으며, 현장에서 활용하면서 개정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식량자원 관련 기관과 대학, 농업인 및 토종자원 단체에 배포할 예정이며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소장자료 검색에서 전문을 파일(PDF)로도 볼 수 있다.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재래종 벼 유전자원은 올해 기준 1,449자원이며, 그 중 ‘조선도품종일람’에 수록된 각씨나, 강릉도 등과 같이 자원명과 기타 정보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40자원 정도다.
전국토종벼농부들 이근이 대표는 “110년 만에 번역된 한반도 벼 재래종의 이름과 정보는 우리 벼 재배에 큰 도움이 되는 자료다.”라며, “책자에 담긴 내용을 잘 살려 농촌 지역사회의 역사, 문화와 연계하면 농촌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색다른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 이주희 센터장은 “이 책자는 벼 재래종을 포함한 토종 벼를 생산하고 다양하게 활용하는 민간단체, 벼 품종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육종가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로 가치가 높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