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사건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영동군민 여러분,
70년을 지나 어김없이 돌아온 오늘입니다.
노근리사건 희생자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그날의 상처를 가슴에 안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해마다 추모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계신 ‘노근리사건 희생자유족회’ 양해찬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근리사건의 고통과 진실을 알려오셨습니다. 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총리로서, 그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노근리사건은 6.25전쟁이 빚어낸 우리 현대사의 잊을 수 없는 아픔입니다. 피란민들은 쌍굴다리 철교 밑에서 영문도 모른 채 (미군의) 총격에 쓰러졌습니다. 내 가족이고, 친구이며, 이웃이었습니다. 70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고통은 쌍굴다리 총탄의 흔적처럼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동안 부족하나마 노근리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진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희생자분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평화공원’도 조성되었습니다.
노근리는 더 이상 지난날의 아픈 역사의 현장에 머물지 않고, ‘평화와 인권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생존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여러분께서는 모진 시련을 감내하며, 꿋꿋이 아픔을 이겨내 오셨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올 연말에 ‘노근리사건 70주년, 평화와 화해의 큰 걸음으로’ 라는 주제로 <글로벌 평화포럼>이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픈 역사를 치유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여러분의 담대한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정부도 적극 지지하겠습니다.
희생자분들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역사의 교훈을 널리 공유하겠습니다.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전파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70년 전 아픈 역사가 잠들어 있는 이곳 노근리에서 여러분들께서는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
저는 오늘 대한민국 국무총리로서 이렇게 답변드리겠습니다.
“노근리의 아픔을, 그 아픈 역사를 또렷이 기억하고, 깊이 새기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희생자분들과 남아계신 유가족분들의 아픔이 온전히 치유되어, 한 분 한 분의 마음속에 ‘평화의 꽃비’가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