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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스쿨] 어디에나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항공문화 ⑦ 정책브리핑 X 국립항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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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스쿨] 어디에나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항공문화 ⑦

2023.10.20 정책브리핑 X 국립항공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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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항공문화’ 하면 어떠한게 떠오르시나요? 생소하게 들려 물음표를 띄우는 분들도 있으실 테고, 비행기를 연관 지어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아직은 생소하지만 조금씩 자리잡고 있는 개념인 ‘항공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함께 들어보실까요?

<항공스쿨⑦ 어디에나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항공문화>

안녕하세요. 정책브리핑과 국립항공박물관이 함께하는 항공스쿨 그 일곱 번째 시간입니다. 저는 국립항공박물관 학술연구팀 학예연구사 신수진입니다.

‘항공문화’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들이 계실까요? 국립항공박물관은 항공문화와 항공산업의 유산을 발굴, 보존, 연구 및 전시함으로써 항공문화의 진흥과 항공 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합니다. 국립항공박물관을 처음 만들 때 법령으로 정한 건립 목적입니다. 항공 산업이라고 하면 항공사와 생산 공장 등 떠오르는 게 많겠지만 항공문화라고 하면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 건지 와 닿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항공문화는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항공문화, 오늘 탐구해보겠습니다.

국어사전에서 ‘항공’을 찾아보면 비행기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뜻합니다. ‘문화’란 사람들의 행동 양식, 생활양식의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룩한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가리킵니다. 이 두 단어가 결합된 항공문화란 과연 무엇인지 단순하게 설명하기 쉽지 않은 개념입니다. 특히 문화라는 용어는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항공문화를 무엇이라고 생각할까요? 수천 명의 국민 여러분이 설문조사를 통해 각자의 생각을 들려주셨습니다. 항공문화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람이 71%로, 들어본 적이 있다는 29%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런데 항공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항공문화를 들어본 경우가 52%로 절반을 넘어, 들어보지 못한 경우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습니다. 아직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항공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항공문화라는 용어가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들어본 적은 없지만 항공문화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채 5%도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 분야, 어느 집단에나 문화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생활 속에서 항공을 접해 왔기 때문에 항공문화도 존재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낯설고 어렵지만 항공문화가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항공문화가 무엇을 말하는지, 항공문화에 포함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많이 선택받은 항목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동양식’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선택된 항목은 ‘항공기와 관련된 문화재’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항공문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비행기를 연관 지어 떠올렸습니다. 과연 비행기와 관련된 것만이 항공문화일까요?

문화인류학의 문화 이론에서는 문화를 구성하는 요소로 시간, 공간, 사람, 지식, 이야기, 관념, 정책, 예술, 조직 등을 꼽고 있습니다.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항공문화는 지금과 같은 비행기가 발명된 100여 년 전부터 시작됩니다. 하지만 하늘을 날기 위해 노력했던 인류의 역사를 생각하면 항공문화의 시작점은 더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항공문화의 공간에는 공항과 비행기를 비롯해 항공사의 사무실과 개발 공간 등이 있습니다.

항공문화에 속하는 사람에는 조종사, 관제사, 정비사, 객실승무원 등의 직업과 군인, 경찰, 드론 기술자를 비롯하여 항공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항공문화의 지식에는 기체, 엔진, 제어, 부속품, 운항, 관제, 물류, 산업, 경제, 교육 등에 관한 것들이 있습니다. 항공종사자들의 기술과 노하우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야기는 항공종사자들끼리 공유하는 경험, 일반인들이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항공 분야를 접하면서 느낀 감정 등을 말합니다. 비행과 관련된 속신, 미신도 항공문화의 관념으로 포함할 수 있습니다. 정책이라는 측면에서는 항공과 교통을 규정하는 법령, 국토교통부의 운항 제도 등이 있습니다. 항공을 소재로 하는 영화, 가요, 소설 등 예술작품도 많습니다. 항공사, 공항공사, 공군 등의 회사 및 단체, 항공인들의 각종 협회와 소모임도 항공문화에 속하는 조직입니다.

각 요소에서 만들어진 물건, 도구 등의 물질자료도 모두 항공문화를 구성합니다. 여권, 탑승권, 잡지, 우표, 장난감, 게임 등 생활 속 물건들과 문서, 공항에서 사용하는 장비 등이 있습니다. 교통수단으로서 항공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항공사와 여행사의 서비스, 기내식 등도 항공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공기의 등장과 발달로 인해 파생되어 생겨난 여행문화도 간접적인 주변 문화가 됩니다. 설문조사 응답 중에는 항공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가치관, 항공법을 포함한 규정과 제도, 공항과 관련된 시설 등이 항공문화에 포함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이처럼 항공문화에 포함할 수 있는 범주는 단순히 비행기와 직접 연관된 것 이외에도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문화는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변화하며 때로는 없어지기도 합니다. 문화의 본질적 속성이자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그중에서도 소멸되어서는 안 되고 미래세대까지 물려줘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문화유산’이라고 부릅니다. 지금 우리가 속한 사회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현재적 가치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항공문화도 시대와 나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항공과 관련되어 후대까지 계승될 가치를 지닌 정신적, 물리적 산물의 총체는 ‘항공문화유산’ 또는 ‘항공유산’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백 년 이상, 길게는 수천 년, 수만 년의 역사를 가진 산물만을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유산은 이미 사라졌거나 곧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고 그만큼 보존을 위한 노력이 시급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하고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100년 전이나 수십 년 전의 과거도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 만큼 달라졌습니다. 아직은 보전되어 있고 사라지지 않은 가까운 유산부터 지켜나가야 한다는 인식도 많아졌습니다. 100년 후의 보물을 준비하는 미래유산, 30년 이상 사랑 받아온 백년가게 등이 이런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세계유산을 지정하는 유네스코는 국제 기념물 유적 협의회, 이코모스(ICOMOS)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습니다. 이코모스는 수많은 세계유산 목록 중에 항공 또는 우주 비행과 관련된 유적지가 아직 공백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올해 초에는 이코모스 산하에 ‘항공우주유산에 관한 국제과학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항공기, 우주선, 엔진, 기술, 비행장에서부터 문서, 추락 현장, 인공위성, 우주정거장까지도 포함하고 항공우주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세계유산 등재 기준을 충족시켜 잠정목록으로 등재된 항공유산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턴(Dayton) 항공 유적입니다. 오하이오주 데이턴시에 있는 미국의 국립역사공원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1903년 인류 역사상 최초의 유인 동력 비행에 성공한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 개발과 실험에 힘썼던 곳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또는 세계의 일정 문화권 내에서 기술 발전에 있어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환을 반영한다는 점을 인정받았습니다. 다른 문화유산처럼 항공유산도 전 인류와 국경을 초월하는 중요성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을 데이턴 항공 유적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항공유산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공군이 처음으로 가졌던 L-4 연락기, 국민 성금으로 구입한 T-6 건국기, 6.25 전쟁 때 사용된 전투기 F-51D 무스탕, 우리 손으로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 국산 1호 항공기 부활호, 일제가 만든 제주도와 밀양 등지의 비행장 시설, 공군 전투비행단의 전쟁 기록 등입니다. 아직은 과거의 비행기와 비행장, 기록 정도만이 그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앞으로 항공유산은 점점 더 넓어지고 점점 더 가까워져 갈 것입니다.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하고 있는 박물관은 많은 사람들이 편하고 쉽게 새로운 문화와 유산에 다가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곳입니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직 잘 모르는 항공문화, 국립항공박물관에서 만나보세요!

다음 시간에는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모델이 된 것으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황기환 선생님께서 남긴 ‘라 꼬레 리브레(La Corée Libre)’, 자유한국이라는 책자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오늘도 항공스쿨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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