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국립생태원 생태보전연구본부장 |
도시인이 생태적인 혜택을 충분히 누리는 생태낙원. 도시의 생태자원이 제한되고 혜택에서 소외된 지역이 많아 당장은 취약계층에 대한 최소한의 생태복지보장을 지향한다고 해도 우리는 도시에서 생태낙원을 꿈꾼다. 사회복지형 생태복지로는 생태적인 갈증이 시원하게 풀리지 않는다.
원하는 것이 넘치고 누구나 풍족하게 쓰는 낙원이 아니라도 자원을 보다 늘리고 분배가 보다 고르면 좋다. 뛰어난 공공생태자원을 널리 확충하고 사유생태자원도 공공이용의 폭을 늘리면 많은 시민에게 생태혜택이 크게 돌아간다. 생태자원을 어떻게 조성하고 이용하는가가 중요하다. 녹지면적과 녹지의 환경효과를 토대로 한 생태복지평가에서 벗어나 도시의 생태자원을 하나씩 나누고 품질과 이용양상과 혜택을 종합평가하면 생태낙원의 지향점과 현 좌표가 드러난다.
도시생태 비전과 목표를 정립하여 근린형과 도시형 생태자원을 구분하고 각각의 생태자원을 입지와 유형에 따라 세분하여 배치계획을 도시계획에 반영하여 생태자원을 조성하는 게 옳다. 설계와 공사는 물론 자재에 이르기까지 생태적 혜택의 상승적인 확충을 지향하는 도시생태자원을 개선하거나 새롭게 조성한다. 생태자원에 대한 접근성 향상을 기하고 편안한 이용환경을 함께 구비하면 편리하고 값진 이용이 뒤따른다. 도시생태자원의 조성, 관리, 보완, 이용에 대한 평가는 실효성을 높인다.
생태낙원도시에서는 공공생태자원과 민간생태자원이 다 소중하다. 시민이나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건물과 아파트나 민가를 둘러싼 정원은 도시의 축복이다. 미국이나 유럽 같진 않아도 우리나라 도시의 민간생태자원도 풍부하다. 활짝 열리면 더 풍성해진다. 자기가 둘러치는 담장이 세상의 벽이 되나 자기가 둘러친 담을 헐어내면 세상에 벽이 지워진다. 시민의 생태낙원에 대한 열망이 도시를 낙원으로 바꾼다. 사회복지형의 시혜적 생태복지가 아니라 생태낙원을 향하면 도시가 낙원이다. 시민과 기업의 사회적 기여 중에서 정원과 녹지 개방만큼 큰 것도 많지 않다. 이를 촉진하는 정책적 보상도 곁들이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