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희 신제주초등학교 교감

아동 비만 문제 해결은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로 미래의 확실한 투자 가치이며 우울, 열등감, 부정적인 신체상 등과 같은 사회심리적인 문제를 예방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비만 문제는 개인 문제 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 나아가 국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아동 비만 예방 및 비만 탈출을 위해서 ‘하루 평균 6시간 이상을 보내는 학교가 아동 건강 생활 습관을 기르고 몸에 익히는 최적의 공간이다’라는 생각으로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한‘일상이 운동이 되다’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만 예방 ‘일상이 운동이 되다’ 운영 준비

‘일상이 운동이 되다’ 실천을 위하여 2016년 10월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함께‘일상이 운동이 되다’ 캠페인을 선포하고 학부모회 주관하에 학생 대상‘걸어서 등교하기’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 등 관계기관 및 민간단체 합동으로 걸어서 등교하기에 안전한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였고 학교 주변 버스정류장에 ‘엄마, 여기서부터 걸어갈래요!’ 표지판을 세워 교문까지 걸어서 등교할 수 있도록 ‘걷기 정류장’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쉬는 시간이나 체육시간 등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 내 자투리 공간, 건물 벽 등을 활용하여 신체활동을 늘리는 특별구역을 설치하였다.

신제주초등학교 학생의 일상 엿보기

신제주초 학생들은 엄마나 아빠, 언니나 오빠, 친구들과 함께 손 잡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1km 등굣길 걷기를 일상화하고 있다. 학교에 들어서면 학생들이 신청한 음악이 흐르고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반갑게 인사하며 등교한다.
 
제주도 해안도로가 약 190km, 수업일수 190일, 운동장 4바퀴 돌면 1km이므로 하루에 운동장을 4바퀴 돌면 1년 동안 제주도 한 바퀴 걷고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음을 설명하여, 등교하면 아침활동으로 제주도 한 바퀴 걷기·달리기를 한다.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아침 및 점심시간에 신나는 개인 줄넘기 급수제 및 단체 줄넘기 활동, 선생님과 바깥놀이 활동으로 신명나게 아침을 시작한다.

등교 후 걷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신제주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아침활동이 끝나고 수업시간에는 체육교과와 연계하여 5학년은 티볼, 6학년은 플라잉디스크 윷놀이, 소프트발리볼 종목으로 반별 교내 스포츠클럽 리그 대회를, 저학년의 경우 교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민속놀이 경기를 실시하여 신체활동량을 늘리고 있다. 

또 제주가 사면이 바다라는 지역적 여건을 고려하여 체육 및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 3·4학년을 대상으로 생명을 지키는 생존 수영 교실을 운영하였다. 이 외에도 학년별로 학교 옆 ‘민오름’을 학교 숲으로 지정하여 월 1회 민오름 걷기 활동으로 심신을 단련시켰다.
 
방과 후에도 아동의 신체활동을 늘리기 위해 제주시교육지원청 7560+ 선도학교(일주일(7)에 5일 이상, 하루에 60분 이상 누적(+)해서 운동) 운영, 줄넘기·티볼·족구·플로어볼·탁구 등의 학교 스포츠클럽 부서를 운영하여 현재 스포츠클럽 등록률이 117%로 모든 학생이 1종목 이상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 안에서의 일상 속 활동은 제주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 육상, 소프트발리볼, 탁구대회 등에 적극 참가하여 학생의 재능과 끼를 발휘하는 기회로 이어졌다.
 
주말에는 교원도 걷는 문화를 실천하기로 하고 2016년 9월 ‘잇골오름사랑회’를 조직, 월1회 아름다운 제주 오름 및 올레길 걷기로 솔선하고 학부모님 또한 ‘걸으멍 살게 학부모 동아리’를 만들어 걷기 문화에 동참, 자녀와 함께 걸으며 신제주교육가족 모두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되고, 학생 건강 생활습관을 내면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가정의 도움 없이는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워 기회가 될 때마다 학부모님들께 비만 예방 식단 소개, 비만 아동의 대처 방안, 가정에서 도울 일, 아침식사의 중요성 등을 홍보하였다.

변화와 감동, 그리고 희망

‘일상이 운동이 되다’를 실천하고 변화된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비만 대상 학생의 경우 3월 대비 9월에 비만도 및 체지방이 급격히 낮아지면서 자존감이 향상되었다.

MBC배 전국 수영대회 1위, YMCA 전국유도대회 1위, 교육감배학교간육상대회 종합우승으로 2연패 달성, 전도 학교스포츠클럽대회에서 티볼 남자부와 여자부가 나란히 준우승, 이 외에도 소프트발리볼, 탁구, 태권도 등 많은 대회에 다수 입상하면서 그 효과는 생각보다 아주 무한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친구들과 경기활동을 하면서 예절, 책임, 협동심 함양 등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경기 규칙과 기술을 생각하면서 인지 발달은 물론 이기거나 졌을 때 감정을 다스리는 법도 알게 되었다.
 
골먼은 ‘성공하는 지능이 IQ에서 EQ를 넘어 SQ(사회지능지수)로 진화한다’고 했다. 21세기에는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읽고 타인과 잘 어울리는 능력을 가진 SQ가 높은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이다.
 
아동 비만 예방을 위한 ‘일상이 운동이 되다’ 운영은 비만 예방 및 체력향상 뿐만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SQ (사회지능지수)가 높아지는 시너지효과를 얻어 우리 학생들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고민

하지만 학교 주변 안전한 통학로(인도) 확보, 가정과 연계한 지속적인 아동 비만 예방 지도 관리로 미래 위한 확실한 투자가 될 수 있도록 고민 중에 있으며 연구학교 운영으로 타 학교에 일반화하여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 비만 예방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자라나는 이 땅의 모든 아이들 한 명 한 명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학교가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