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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의 과제와 성공 조건

“제도개혁이 K-뉴딜의 추진과 병행될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2020.07.17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한국판 뉴딜의 배경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말미암아 전대미문의 복합적 위기에 처해있다. 세계 곳곳에서 사람의 이동이 차단되고 경제활동이 중단돼 사람들은 경제적 쇼크와 고용충격이라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7월 17일 오전 현재도 맹렬히 확산 중인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1372만 명의 확진자와 58만 70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대규모의 GDP 손실로 이어졌다.

현 단계에서 볼 때, 코로나19와 경제사회적 상황이 당장 개선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우리나라, 대만,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국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그리고 3T(검사, 추적, 치료)에 입각한 효과적인 방역으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국가들은 코로나19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엄청난 경제사회적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하반기에 코로나19의 ‘두 번째 확산’(Second Wave)이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로 인해 다가올 더 큰 경제사회적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판 뉴딜의 목표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이하 K-뉴딜)의 목표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정부는 K-뉴딜을 통해 경제사회적 위기를 확실하게 극복하고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국민들의 삶의 안정을 최대한 도모하고자 한다. 둘째, 미래 수요가 높고 우리의 강점 분야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에 집중함으로써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선진경제 강국으로 도약시키고자 한다. 셋째, 한국이 방역에 있어서나 경제사회적 회복에 있어서 모범적으로 세계를 이끄는 선도국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한다.

한국은 그동안 K-방역의 성공을 통해 경제활성화와 고용 유지를 가능하게 했고, 여기서 나아가 역동적 혁신경제와 튼튼한 사회보장체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큰 잠재력을 보여줬다.

특히 다수의 선진국이 겪고 있는 리더십 실패와 정책대응 실패 사례는 역설적으로 우리가 경제사회적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기회요인으로 보여진다. 한국이 K-뉴딜이라는 새로운 미래기획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 현 시기부터 향후 1~2년의 기간은 우리에게 천금 같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는 이 짧은 ‘기회의 창’을 놓치지 않고자 K-뉴딜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와 경제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동시에 미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담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 도전의 성공 여부에 따라 한국이 포용국가와 혁신경제를 향한 새로운 경제사회적 대전환을 이뤄내느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뉴딜의 주요 내용: 콘드라티에프 주기(Kondratiev Cycle)의 관점

K-뉴딜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포용국가는 국민의 삶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전생애 사회보장체계의 구축, 국민역량의 지속적 증진, 혁신경제의 구축 등 세 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되는 국가를 말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K-뉴딜은 포용국가의 세 가지 요소 중 혁신경제 발전에 중점을 두되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확충을 통한 사회보장체계의 강화와 사람투자 확대를 통한 국민역량의 증진이라는 포용국가의 모든 요소를 고르게 확대하는 사업을 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전북 부안군 해상풍력 실증단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그린 에너지 현장 - 바람이 분다’ 행사에서 해상풍력 경쟁력 강화와 그린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전북 부안군 해상풍력 실증단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그린 에너지 현장 - 바람이 분다’ 행사에서 해상풍력 경쟁력 강화와 그린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콘드라티에프 주기 모델은 40~60년을 하나의 주기로 해 일련의 기술혁신에 의해 경제가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한다.

이 모델에 따르면 산업혁명 이후 최근까지 모두 5번의 주기적 변동이 진행됐다고 한다. 먼저 산업혁명 직후의 1차 주기(1780~1830)에서는 스팀 엔진이, 2차 주기(1830~1880)에는 철강과 철도가, 3차 주기(1880~1930)에는 전기와 화학이, 4차 주기(1930~1970)에는 자동차와 석유화학이, 5차 주기(1970~ 2010)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역동적 경제변화를 이끌었다. 2010년 이후에는 환경기술과 바이오건강기술이 주도하는 새로운 6차 주기가 개막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기술과 그린 기술이 현 시기의 역동적 경제발전을 이끄는 프론티어 기술이라고 볼 때, 정부가 이 두 가지 기술을 중심으로 K-뉴딜을 추진하는 것은 콘드라티에프의 5차, 6차 주기를 앞서가고자 하는 매우 미래지향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덧붙여 5차 주기의 ICT 기술들이 AI, 로봇, IoT 등을 통해 첨단 디지털 기술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면 결국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모두 6차 주기의 핵심 기술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K-뉴딜의 성공 조건 : 사회적 대화와 새로운 사회협약 체결

‘새로운 약속이나 계약 또는 협약을 맺는다’는 뜻을 가진 뉴딜(New Deal)의 사전적 의미를 고려할 때, 이번 K-뉴딜은 많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충분한 사회적 대화와 이를 통한 새로운 사회협약 체결을 필요로 한다.

K-뉴딜 사업이 추진되면 이익을 보는 산업과 손해를 보는 산업 사이에, 그리고 이익을 보는 계층과 손해를 보는 계층 사이에 다양한 갈등이 자연스레 발생할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뉴딜 사업의 추진 초기부터 신산업과 구산업 대표들과의 대화, 나아가 노사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기업·중소기업 간, 청·장년층 간, 남성·여성 간 대화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대화를 통해 뉴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관계의 차이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최종적으로 ‘포용적 혁신’(Inclusive Innovation)의 관점에서 적절한 수준의 사회적 타협과 협약이 체결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약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상호이해와 성과배분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고 원만한 사회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 이해당사자 집단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고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높은 생산성과 보다 더 풍부한 분배 기반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K-뉴딜의 두 축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이 대한민국의 번영을 가져올 기술적 조건이라고 한다면, 사회적 대화와 사회협약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조건이자 사회자본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술·사회적 조건이 충족될 때 비로소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을 건설할 수 있는 미래 국가발전 전략이 완성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K-뉴딜이 진정한 뉴딜이 되기 위해서는 긴급구제(Relief)와 경제회복(Recovery) 외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사회개혁(Reform)의 제도화가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불공정경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공정경제의 제도화,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방안의 제도화, 분배정의와 사회보장 강화를 위한 조세재정개혁의 제도화, 창의력과 협동능력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개혁의 제도화, 지방의 자립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의 제도화 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개혁이 K-뉴딜의 추진과 병행될 때, 비로소 K-뉴딜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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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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