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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지키는 소방, 소방을 지켜주는 국가

2020.11.09 최돈묵 (사)한국화재소방학회장/가천대학교 설비소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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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묵 (사)한국화재소방학회장/가천대학교 설비소방공학과 교수
최돈묵 (사)한국화재소방학회장/가천대학교 설비소방공학과 교수

질주하는 소방차 대열을 보면 긴장감과 함께 안도감이 든다.

사고가 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그 곳으로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에 든든함을 갖는 것이다. 김훈 작가는 이러한 마음을 아주 극적으로 표현했다.

“살려서 돌아오라, 그리고 살아서 돌아오라”

이보다 더 나은 어떤 말이 있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런데 올해 제58주년을 맞은 소방의 날 주제가 바로 이것이라고 해서 기쁨과 감동이 더했다. 정부가 국민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글은 김훈 작가의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에 실린 ‘불자동차’에 나온다. 라면을 끓이는 모습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다.

그러나 이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위험을 겪거나 사고로 피해를 입어 본 후에나 실감하게 된다. 소방은 바로 국민의 이런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지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블록버스터급 재난영화에서 나오는 슈퍼맨과 같은 소방관의 모습이 아니라 시시때때마다 불조심을 홍보하고 소방시설을 점검하며, 어린이를 교육시키는 일부터 시작해 가뭄이 들면 논에 물도 대주고 말벌이 기승을 부리면 벌집도 제거해 준다.

과연 소방업무의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소방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이런 것도 소방에서 해 줘?” 또는 “이럴 때도 119에 신고하면 와줄까?”처럼 한편으로는 신기함이 들 때도 있다.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송악면 광덕산에서 실족환자를 헬기로 이송 준비 중인 소방대원. (제공=소방청)

지난해 11월 충남 아산시 송악면 광덕산에서 실족환자를 헬기로 이송 준비 중인 119 소방대원. (제공=소방청)

이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소방학을 전공하는 학생을 가르치고 학회에서 각계의 전문가들과 학문과 기술을 논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위 소방전문가라고 불리는 필자조차도 헷갈릴 때가 있다.

그래서 잘 아는 소방관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소방이 그런 일까지 하게 되었냐고? 누가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를 낸 것이냐고? 그랬더니 대답은 의외였다.

“국민은 해결해 줄 수 있냐고 요청했고, 우리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니 당연히 했을 뿐이다” 라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뭔가에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또한 “이게 바로 참된 국가의 모습이고 공복의 자세구나” 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갔다.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면 어떤 방법이 적절한 것이지를 찾아서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 제대로 된 국가의 역할이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소방관들이 오랫동안 가진 불편한 진실은 바로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 안전서비스가 지역에 따라 균등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단적인 예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아플 때는 5분 만에 구급대원 3명이 와서 전문 응급처치를 해주지만 시골에 사는 사람이 아플 때는 구급대원 1명이나 2명만 오고 그것도 20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다.

소방관들은 그것이 마음 아팠던 것이다. 그래서 국가에 외친 것이 이원화된 신분의 국가직화이고 이를 통한 중앙정부의 재정적·제도적 지원 확대였다.

그리고 오랜 진통을 겪은 끝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것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2017년 7월에 소방청을 개청하면서 명실상부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중앙소방행정기관이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올해 4월 1일부터는 6만여 모든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 국민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에 “소방관은 국가가 지켜주겠노라”고 구체적으로 답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목표로 추진된 소방공무원 2만명 충원사업은 학계에서조차 반신반의했었다. “아무리 후한 기대를 하더라도 몇천 명 밖에 충원하지 못할거야, 수십 년 동안 못했던 것을 5년 만에 한다고?” 라는 것이 대다수 의견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이고 의심이었다. 정부는 약속한대로 충원사업을 진행 중이고, 3년 차인 올해까지 벌써 1만 4000여 명이나 충원하였다.

이 결과로 국민 안전서비스 제공 수준도 크게 높아졌다. 참으로 놀라울만한 일이다. 아마도 후대의 학자들이 중요한 역사적 사실로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확신된다.

아울러 국민을 지키는 소방이 있고 소방을 지키는 국가가 있는 한 우리나라는 분명 세계적인 안전선진국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인천 석남동 대한에스피공장 화재 현장을 진압 중인 소방대원. (사진=소방청)

2018년 인천 석남동 한 화재 현장을 진압 중인 소방대원. (사진=소방청)

2025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서인 ‘경성소방서(현 종로소방서)’ 설치 100주년이고, 바로 다음 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중앙소방기관인 ‘금화도감’ 설치 600주년이 된다.

이에 앞서 11월 9일은 소방의 날이 58주년이나 되었다고 하니 이제 자랑할 만하다. 그렇지만 소방은 스스로를 자랑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소방을 국민이 자랑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다시 한 번 소방의 날을 맞아 김훈 작가가 기도했던 마음을 깊이 되새겨 본다. 소방관들의 안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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